항공사 기내 주류 서비스 열전①
연합뉴스 | 입력 2010.01.29 08:51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인천
기내식은 항공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1만m 상공 위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그 기내식의 화룡점정이 바로 주류 서비스다. 식사에 곁들여 하늘에서 즐기는 와인 한 잔은 장거리 비행의 지루함을 상당 부분 감쇄시킨다. 기내 주류 서비스에 대한 이모저모와 현재 각국 항공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기내 와인 서비스를 살펴본다.
◆ 왜 항공기 내에서 술을 제공할까?
기내 주류 서비스는 기내식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서양의 식사 문화 전통에서 비롯됐다고 보면 된다. 서양에선 오래 전부터 고기, 생선, 파스타 요리를 먹을 때 와인이나 맥주를 곁들이는 문화가 발달해왔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한 두 잔 곁들여 식욕을 돋우고 식사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기내 제공 주류는 반주로 가볍게 즐기라는 것이지 마시고 취하라는 의미는 아닌 셈이다.
◆ 비행 중 마시는 술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내에서 술을 마시면 지상에서보다 체내 알코올 흡수가 훨씬 빠르다. 장거리 비행 중 잠을 이루지 못하는 승객이라면 숙면을 위해 알코올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다. 비행공포증, 폐쇄공포증 등으로 항공 여행이 힘겨운 경우에도 약간의 술로써 긴장을 풀고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몸이 나른해지는 정도의 적절한 양을 마실 경우에만 해당된다. 지나치면 오히려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발생 가능성이 높은 승객은 음주를 피해야 한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비좁은 일반석에 장시간 앉아 여행하는 경우에 허벅지나 장딴지 등 다리 정맥에 피가 엉켜 생긴 혈전이 순환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혈전이 혈관을 따라 돌다가 폐나 뇌 혈관을 막을 경우 폐색전증, 뇌졸중이 발생한다. 노인, 임신부, 흡연자, 비만과 동맥경화 등 지병을 갖고 있는 승객이라면 스트레칭과 충분한 수분 섭취로 혈류를 원활하게 해야지 술을 마시면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위험 요인이 증가하게 된다.
◆ 기내 주류 서비스는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른가?
일반적으로 경기가 호황을 맞아 항공사들의 경영 상태가 좋아지면 기내 제공 와인의 등급이 올라간다. 일반석에서도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프랑스 AOC(원산지 명칭 관리)급의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반면, 불경기가 지속돼 항공사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 오면 와인 등급이 저가의 테이블와인 수준으로 현저하게 떨어진다. 물론,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 제공되는 와인은 경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은 요금이 일반석보다 2~5배 높아 언제나 최고 품질의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종류도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샴페인을 기본으로 아이스와인, 세리와인, 로제와인 등 다양하다.
◆ 항공기에 실리는 주류의 양은 얼마나 될까?
항공기 탑재 주류는 기종과 노선, 로드 팩터(Load Factor, 좌석 대비 승객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아시아나항공 인천-로스앤젤레스 구간을 운항하는 B747-400PAX 기종의 경우에 평균 와인 탑재량을 보면 일등석 30병(샴페인 8병, 레드와인 9병, 화이트와인 9병, 디저트와인 4병), 비즈니스석 33병(샴페인 8병, 레드와인 16병, 화이트와인 8병, 디저트와인 1병), 일반석 60병(레드와인 32병, 화이트와인 28병)이다.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한국인 승객은 항공사를 불문하고 레드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 기내 제공 와인은 왜 대부분 달콤할까?
항공기 내부의 습도와 공기 흐름은 지상과 다르다. 지상보다 기압이 낮으며 건조하고 공기 순환도 빨라 와인의 풍미를 느끼기에 적절치 않다. 와인의 향이 코에 전달되기 전 상당 부분 공기 중으로 날아가버린다. 또 혀의 미각 세포도 기내에선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떫은 맛과 신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항공사들은 이를 감안해 대부분 향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은 와인을 기내 와인으로 제공한다.
◆ 기내에서 주사(酒邪)를 부리면 어떻게 되나?
승객이 음주로 인해 폭언, 고성방가 등 기내에서 소란을 일으키면 승무원들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대처하도록 돼 있다. 한국에선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 제22조가 이를 규정한다. 그에 따르면 항공기의 안전을 해치고 인명ㆍ재산에 위해를 주며 기내의 질서를 문란시키거나 기내의 규율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려고 하는 자에 대하여 그 행위를 저지시키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주의, 서면경고가 주어지지만 난동이 계속되면 제압 및 격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몇 년 전 술에 취해 승무원에게 접시를 던지고 조종실 진입을 시도하던 남자 승객이 승무원들에게 포박돼 착륙 후 경찰에 넘겨진 사례도 있다. 승무원의 사전계고에 불구하고 운항 중인 항공기 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승객은 착륙 후 관련 규정에 의거해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은 항공사 국적을 불문하고 기내 난동 승객을 즉각 체포해 기소한다.
◆ 기내 제공 주류는 무한정 마실 수 있나?
항공사들은 승객의 과도한 음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막기 위해 주류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고 있다. 대부분 한 승객에게 최대 3회까지 주류를 제공한다. 물론, 1회 주류 제공만으로 발음이 부정확해지거나 자세가 흐트러진 승객에게는 다시 주류를 제공하지 않는다. 비행기 탑승 전 이미 음주를 한 승객도 요주의 대상으로 분류된다. 상태에 따라 아예 처음부터 주류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취 상태로 기내 소란 행위를 벌일 우려가 큰 승객은 탑승을 거부당할 수도 있다.
글/장성배 기자(up@yna.co.kr)ㆍ사진/아시아나항공,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싱가포르항공
기내 주류 서비스는 기내식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서양의 식사 문화 전통에서 비롯됐다고 보면 된다. 서양에선 오래 전부터 고기, 생선, 파스타 요리를 먹을 때 와인이나 맥주를 곁들이는 문화가 발달해왔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한 두 잔 곁들여 식욕을 돋우고 식사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기내 제공 주류는 반주로 가볍게 즐기라는 것이지 마시고 취하라는 의미는 아닌 셈이다.
◆ 비행 중 마시는 술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내에서 술을 마시면 지상에서보다 체내 알코올 흡수가 훨씬 빠르다. 장거리 비행 중 잠을 이루지 못하는 승객이라면 숙면을 위해 알코올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다. 비행공포증, 폐쇄공포증 등으로 항공 여행이 힘겨운 경우에도 약간의 술로써 긴장을 풀고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몸이 나른해지는 정도의 적절한 양을 마실 경우에만 해당된다. 지나치면 오히려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발생 가능성이 높은 승객은 음주를 피해야 한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비좁은 일반석에 장시간 앉아 여행하는 경우에 허벅지나 장딴지 등 다리 정맥에 피가 엉켜 생긴 혈전이 순환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혈전이 혈관을 따라 돌다가 폐나 뇌 혈관을 막을 경우 폐색전증, 뇌졸중이 발생한다. 노인, 임신부, 흡연자, 비만과 동맥경화 등 지병을 갖고 있는 승객이라면 스트레칭과 충분한 수분 섭취로 혈류를 원활하게 해야지 술을 마시면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위험 요인이 증가하게 된다.
◆ 기내 주류 서비스는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른가?
일반적으로 경기가 호황을 맞아 항공사들의 경영 상태가 좋아지면 기내 제공 와인의 등급이 올라간다. 일반석에서도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프랑스 AOC(원산지 명칭 관리)급의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반면, 불경기가 지속돼 항공사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 오면 와인 등급이 저가의 테이블와인 수준으로 현저하게 떨어진다. 물론,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 제공되는 와인은 경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은 요금이 일반석보다 2~5배 높아 언제나 최고 품질의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종류도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샴페인을 기본으로 아이스와인, 세리와인, 로제와인 등 다양하다.
◆ 항공기에 실리는 주류의 양은 얼마나 될까?
항공기 탑재 주류는 기종과 노선, 로드 팩터(Load Factor, 좌석 대비 승객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아시아나항공 인천-로스앤젤레스 구간을 운항하는 B747-400PAX 기종의 경우에 평균 와인 탑재량을 보면 일등석 30병(샴페인 8병, 레드와인 9병, 화이트와인 9병, 디저트와인 4병), 비즈니스석 33병(샴페인 8병, 레드와인 16병, 화이트와인 8병, 디저트와인 1병), 일반석 60병(레드와인 32병, 화이트와인 28병)이다.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한국인 승객은 항공사를 불문하고 레드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 기내 제공 와인은 왜 대부분 달콤할까?
항공기 내부의 습도와 공기 흐름은 지상과 다르다. 지상보다 기압이 낮으며 건조하고 공기 순환도 빨라 와인의 풍미를 느끼기에 적절치 않다. 와인의 향이 코에 전달되기 전 상당 부분 공기 중으로 날아가버린다. 또 혀의 미각 세포도 기내에선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떫은 맛과 신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항공사들은 이를 감안해 대부분 향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은 와인을 기내 와인으로 제공한다.
◆ 기내에서 주사(酒邪)를 부리면 어떻게 되나?
승객이 음주로 인해 폭언, 고성방가 등 기내에서 소란을 일으키면 승무원들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대처하도록 돼 있다. 한국에선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 제22조가 이를 규정한다. 그에 따르면 항공기의 안전을 해치고 인명ㆍ재산에 위해를 주며 기내의 질서를 문란시키거나 기내의 규율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려고 하는 자에 대하여 그 행위를 저지시키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주의, 서면경고가 주어지지만 난동이 계속되면 제압 및 격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몇 년 전 술에 취해 승무원에게 접시를 던지고 조종실 진입을 시도하던 남자 승객이 승무원들에게 포박돼 착륙 후 경찰에 넘겨진 사례도 있다. 승무원의 사전계고에 불구하고 운항 중인 항공기 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승객은 착륙 후 관련 규정에 의거해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은 항공사 국적을 불문하고 기내 난동 승객을 즉각 체포해 기소한다.
◆ 기내 제공 주류는 무한정 마실 수 있나?
항공사들은 승객의 과도한 음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막기 위해 주류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고 있다. 대부분 한 승객에게 최대 3회까지 주류를 제공한다. 물론, 1회 주류 제공만으로 발음이 부정확해지거나 자세가 흐트러진 승객에게는 다시 주류를 제공하지 않는다. 비행기 탑승 전 이미 음주를 한 승객도 요주의 대상으로 분류된다. 상태에 따라 아예 처음부터 주류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취 상태로 기내 소란 행위를 벌일 우려가 큰 승객은 탑승을 거부당할 수도 있다.
글/장성배 기자(up@yna.co.kr)ㆍ사진/아시아나항공,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싱가포르항공
'사람사는 이야기 > 여행.항공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가나 레이싱걸 (0) | 2010.09.12 |
---|---|
날쌘 저가 항공 ‘고도’를 높이다 (0) | 2010.09.10 |
바행기 좌석배치도 (0) | 2010.01.13 |
2008 국민여행실태조사 (0) | 2010.01.08 |
유럽인들의 최고 휴양지 식스센스 하이더웨이와 에바손 아나만다라 리조트 (0) | 2009.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