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밀폐용기서 토털생활용품 브랜드로 도약"
(르포)락앤락 쑤저우공장·상하이 직영점
[상하이·쑤저우 =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한국처럼 중국의 택시운전사들도 일종의 오피니언리더(?)들이다.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다양한 소식을 접하고, 또 이들 입을 통해 소문이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 "비싸지만 락앤락 차(茶)통은 필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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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하이 택시운전사들이 운전석 옆에 하나씩 갖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휴대용 차(茶)통이다. (왼쪽 그림 참조)
이 차통 가운데 둘 중 하나는 `락앤락`(중국명 樂扣樂扣·즐겁게 잠그다는 뜻) 제품이다.
락앤락 차통의 가격은 40~50위안, 원화로 환산하면 7000원 가량 되는 것으로 이들의 수입을 감안할 때 상당히 비싼 편에 속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락앤락 차통을 구입하는 것은 "한국산 제품의 선호도가 높은데다, 락앤락 제품의 품질이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손호진 락앤락 상해법인 차장은 귀뜸했다.
택시운전사들의 락앤락에 대한 애정은 중국시장에서 락앤락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는 대표적인 예다.
락앤락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36.9% 증가한 2798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중국법인에서 올린 매출이 116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41%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처음 공장을 열었던 2004년에 비해 중국 법인 매출은 115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
◇ 락앤락 쑤저우 공장 "밀폐용기 공장이 아닌 식품공장"
락앤락의 이같은 성공은 락앤락 소주(쑤저우)공장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소주(쑤저우) 공업원구안에 위치한 락앤락 쑤저우생산공장은 약 10만㎡의 토지위에 생산면적만 약4만㎡(4개동)에 달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전량 중국 내수시장에 판매된다. 중국 내수시장 공략의 핵심기지다.
쑤저우 공장은 출입부터가 까다로웠다. 반도체 공장에서나 볼 수 있는 에어샤워시설을 통과해야 하며 외부인은 반드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음식을 담는 밀폐용기 공장이 아닌 식품공장 같은 수준의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노력 덕에 이 공장을 방문한 바이어들은 이같은 관리상태를 확인하고 대부분 신규 주문계약을 하게 된다고 공장 관계자는 귀뜸했다. (아래 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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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비유하자면 심장과도 같은 사출공장 내부에는, 한국에서 들여온 기계 50대가 쉴틈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이 곳에서 40여명의 종업원이 주야간 맞교대로 한달에 적게는 600만개에서 최대 800만개 정도 제품을 생산한다고 한다. 생산직원 외에 빨간 모자를 쓴 10여명의 품질 검수원들이 비닐 포장 전에 한번, 포장 후에 다시 한차례 제품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었다.
임채형 쑤저우공장 차장은 까다로운 품질관리에 대해 안전을 제외하고는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차장은 "중국에서는 한국제품, 특히 락앤락 제품이 우수하다는 인식 많은데 (여기 사람들한테) 욕먹기 싫고, 더 많이 팔아야하니…"라고 전했다.
◇ `프리미엄 시장서 진검승부`
락앤락은 이같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다시 뛰고 있다.
김준일 회장은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와 함께 불어닥친 한류 열풍, 또 동방CJ를 통한 홈쇼핑 론칭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도약할 수 있었다"면서 "이같은 성공에 만족하고 않고, 기회가 있을 때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상하이 대표 상권인 화이하이루(淮海路)에 위치한 락앤락 상해 1호점(아래 사진)에서 이같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화이하이루는 우리로 치자면 명동이나 청담동과 비슷한 번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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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매장이 즐비한 이곳에서 밀폐용기 전문점을 연 것도 한류를 등에 업은 `프리미엄마케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매장 쇼윈도에는 쿡플러스(COOK PLUS)라는 브랜드로 스테인레스, 유리, 자기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든 고급 냄비류가 진열돼 있다.
락앤락은 밀폐용기 시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하이엔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 중국에서 제2의 성공신화를 만들어내겠다는 복안이다.
락앤락 신세계 1호점의 현재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임대료만 6억원에 달하고, 다국적 기업들도 입점을 위해 2년씩 기다려야 하는 이곳에서 락앤락의 매장은 개장 11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으며, 매년 200만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김 회장은 "냉장고 문밖을 나와 거실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밀폐용기 전문회사에서 생활토털 브랜드로 확장해 다국적 기업인 프록터앤갬블(P&G) 같은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XML
락앤락이 中 고급 브랜드로 우뚝 선 성공 비결은?
"중국인도 '메이드 인 차이나'를 불신하고 있었어요. 브랜드 제품을 '극도로' 선호한다는 점도 파악했습니다. 이를 파고든 게 성공비결입니다."
중국 진출 이후 연평균 154%의 고속성장을 보이고 있는 밀폐용기 전문업체 락앤락의 김준일 회장이 밝힌 '성공전략'이다. 중국인의 특성과 수요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저가 생산만 관심을 갖는 경영에서 벗어나 생산과 영업을 동시에 공략한 시도 등은 중국인 일상생활 속에 락앤락을 '고급 생활용품'으로 자리잡게 했다.
김 회장은 중국에 첫발을 내딛으며 중국을 저가 제품 생산기지로 삼는다는 기존 기업의 경영 방식을 모두 거부했다. 김 회장은 "대부분 기업이 저가 생산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락앤락은 2004년 중국에 진출하면서 생산과 영업을 동시에 진행해 고급 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파고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인의 특성을 적극 고려한 전략이었다. 중국 시장 조사 도중 김 회장은 중국인의 두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하나는 중국인조차 '메이드 인 차이나'를 극도로 불신한다는 점. 그리고 브랜드 제품을 '극도로'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김 회장은 "중국 진출 이후 초기 4년간 중국 현지 공장을 두고도 중국산 제품은 모두 다른 나라에 수출하고 중국 내수 시장은 모두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유통했다"고 전했다.
상하이 고급 쇼핑가 '화이하이루' 홍콩신세계빌딩에 1호점을 내는 것을 비롯, 백화점 및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망을 활용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전파했고 가격도 한국보다 1.5배 비싸게 책정했다. 김 회장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자국 제품에 대한 중국인의 자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 판매 제품을 '메이드 인 차이나'로 바꿨지만 가격은 절대 낮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락앤락은 중국 진출 11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에 이르렀다.
수출과 내수를 구분해 공장을 선택한 것도 한 전략이었다. 락앤락은 웨이하이, 만산, 쑤저우에 각각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대도시 인근에서 내수를 담당하는 공장, 원자재 확보 등이 용이한 수출 전문 공장 등으로 이원화했다. 김 회장은 "수출 전문공장인 웨이하이 공장, 내수를 담당하는 쑤저우 공장, 수출과 내수의 균형을 맞춰주는 만산 공장 등으로 나눠 생산하니 각 공장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중고기계를 재활용하는 통념에서 벗어나 한국보다 좋은 최신 설비를 갖췄고 현지인 100명당 주재원 1명 수준의 인력배치 방식도 무시하며 주재원을 대규모 배치했다. 상하이엑스포,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등에서 주문이 쏟아진 것도 유통뿐 아니라 생산방식에서부터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덕분이다.
김 회장은 "현지 생산, 현지 유통, 현지 연구개발(R & D)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락앤락을 글로벌 생활용품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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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저우(중국)=뉴시스】박상권 기자 = 김준일 회장의 명함에는 '심플 앤 스피드(Simple & Speed)'란 문구가 선명하다. 김 회장 뿐 아니다.
락앤락 직원의 명함에는 모두 있다. ‘가장 쉬운것부터 공략하되 변화는 빠를수록 좋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락앤락은 단돈 2000만원을 들여 빌린 축사 같은 공장 7동에서 시작해 중국 현지에서만 위해, 만산, 소주에 생산공장과 임직원 2261명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중국진출 성공기업으로 꼽힌다. 김준일 회장이(사진) 성공비결을 공개했다.
김 회장은 우선, 생산과 영업을 동시에 공략하라고 주문한다.
그 이유로 중국이라는 거대한 땅떵어리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국기업이 수출과 내수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상하이가 중국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 상하이 근처 소주에 중국 내수기지를 만들었고 수출공장은 바다를 끼고 있는 위해에 둔 점을 예로 들었다.
빠른 결정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김 회장은 출장을 다녀올 때 마다 한가지씩 결정하고 돌아간다는 철칙이 있다. 실제로 9월말 첫 방문하고, 10월에 아파트 숙소 계약, 3번째는 임대공장을 계약했다. 이후 구정전에 한국으로 첫 물건을 선적하고 3개월만에 투자비를 회수하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 회장은 첫 직원모집에 대한 애피소드도 공개했다.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는 자’ 모집에 500여명의 지원자가 나섰고, 5명씩 면접을 통해 50명을 선발, 지금도 40%의 직원들이 남아있다고 회상했다.
한류의 프리미엄 마케팅도 빼 놓을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중국인들은 자국상품에 대한 불신이 많았다. 10명중 6명은 “한국에서 수입이냐, 만든거냐, 조립이냐“를 물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국산화는 안되겠다. 관세내고 한국소비자 가격의 1.3배 높았지만 브랜드 로얄티 높였다“고 말했다.
이후 북경 올림픽을 거친 뒤 자국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올라간 이후에는 소주 공장에서 생산한 중국산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으며, 고가 전략은 그대로 유지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주재원 비율도 과감하게 무시했다. 김 회장은 “일반적으로 한국기업의 경우 직원과 주재원간 비율은 100대1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주재원을 늘렸다”며 “비용보다 일이 더 중요하다. 수비잘한다고 이기지 않는다, 골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기업들은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원칙준수, 편법 배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락앤락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36.9% 증가한 2798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중국법인에서 올린 매출이 1169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41%를 차지하고 있다 .
진출 첫해인 지난 2004년 중국시장 매출은 600만 위안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6억70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려 2004년에 비해 115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20%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다음은 김준일 회장이 꼽은 중국 성공의 10가지 키워드.
▲초기에 집중적으로, 현장에서 직접 두발로 뛴다 ▲가장 쉬운것부터 공략하되, 변화는 빠를수록 좋다 ▲의존해서 안될 바에는 처음부터 직접하라 ▲수출과 내수기지를 분리하라 ▲현지 특성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라 ▲한국보다 좋은 최신설비와 기술로 무장시켜라 ▲주재원 비율을 무시하라 ▲능숙한 현지언어를 구사하라 ▲보이지 않는 것에 투자하라 ▲원칙준수, 편법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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