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가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천에 새로운 물류센터를 공식 오픈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부품 물류센터는 인천시 중구 만석동 아암물류단지에 위치해 있다.
총 면적 6,500㎡(약 1,966평) 규모인 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 부품 물류센터는 최근 인천대교 개통으로 인천국제공항까지 약 30분 정도로 이동시간이 단축됐고, 서울로의 접근성도 1시간 정도로 뛰어나 보다 신속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이 부품 물류센터는 약 2만 3,000가지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일 2회씩 각 서비스센터로 당일 주문된 부품 배송이 이루어진다. 또한 긴급 주문 시에는 1시간 30분 이내에도 부품 공급이 가능하며, 국내에 재고가 없는 부품의 경우에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아시아 물류센터에서 빠르게는 이틀 이내에도 배송이 가능하다.
매년 급격한 성장으로 새 센터 필요
아우디 코리아 트레버 힐 사장은 “이번 아우디 코리아 부품 물류센터는 공항 및 서비스센터와의 접근성을 고려해 인천을 선택한 것”이라며 “보다 빠른 부품 공급을 통해 한층 신속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가 부품 물류센터를 새롭게 이전 오픈한 것은 보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물류 인프라를 통해 고품질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한 장기적인 성장 계획에 맞춰 물류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우디·폴크스바겐은 한국 진출 초기에는 1,600㎡(약 500평) 미만의 소규모 물류센터를 운영했다. 초기에는 판매량이 적어서 부품 공급량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부품 공급량도 차차 늘어나 3차례 정도 물류센터를 확장 이전했다.
특히 현재의 물류센터로 이전하기 직전 운영하던 물류센터는 확장성을 고려해 과거보다 규모를 키웠으나 지속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하자 센터 내부에 보관시설을 계속해서 늘렸다. 그러다 보니 입출고 동선이 멀어지고, 재고의 위치가 혼재되는 등 합리적인 물류업무가 이루어지는데 한계가 있었다.
더군다나 과거의 물류센터는 아우디·폴크스바겐의 오퍼레이션에 최적화되지 않은 시스템으로 꾸며져서 개선의 필요성이 지적됐다. 이에 대해 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 임현기 차장은 “초창기 물동량이 적었을 때의 물류센터는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효율적이지 못한 부분이 발생한 것은 장기적인 안목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는 아무래도 국내 진출 초기여서 물류보다는 판매에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임 차장의 말처럼 시장 진출 초창기에 물류 인프라를 완벽히 갖추기는 어렵다. 시장 상황과 성장 추이를 봐가며 거기에 맞게 물류도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는 부품 물동량이 매년 20~30% 정도로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과거보다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물류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가 필요하게 됐다. 이에 따라 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는 과거의 개선사항으로 지적됐던 입출고 동선의 비효율성, 장기적인 확장성, 자사의 실정에 맞는 프로세스 등을 반영한 최적화된 물류센터를 새롭게 오픈했다.
자사 실정에 맞게 물류인프라 최적화
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는 자사의 실정에 가장 맞는 물류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우선 입지선정부터 고민했다. 입지 선정과 관련해 최우선적으로 고려됐던 것은 리드타임 최소화다.
입지 후보로 떠오른 곳은 인천과 수입차 경쟁사들이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이천 지역이었다. 두지역을 두고 여러 가지 검토한 결과 인천이 고객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임현기 차장에 따르면, 인천 아암물류단지는 인천대교 개통으로 인천국제공항까지 자동차로 25분이면 충분하다. 항공을 이용한 긴급화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거리라는 의미이다.
보통 긴급화물이 공항에서 곧바로 서비스센터로 배송되는 것이 아니라 물류센터를 거쳐 운송되는 것을 감안하면 인천공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물류센터를 두는 것이 최단시간 내에 배송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지 않고 공항에서 곧바로 배송하려면 공항내에 별도의 거점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임 차장은 “평상시 일반 물량은 수도권 내륙에 거점이 있으나 공항 인근에 거점이 있으나 별 차이가 없다. 물류센터에 보유한 재고를 출고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류센터에 재고가 없는 긴급 오더는 항공으로 물건이 들어오는데, 이를 최대한 빨리 배송하는 것이 물류 서비스 질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차장은 “물론 긴급 오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점에서 인천은 장점을 갖고 있으나, 이천에 비해 투자비가 30~40% 높다는 단점도 있다”며 “그러나 이천은 항공으로 화물이 오더라도 물류센터를 거쳐 서울 지역에 배송할 경우 익일에 가능하지만 인천은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고객에게 그만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류속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법 도입
입지 선정 외에 고려했던 사항은 물류아웃소싱과 새로운 센터에 대한 설계이다.
물류아웃소싱과 관련, 과거에는 국내 딜러를 맡고 있는 업체가 물류운영을 담당했으나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문물류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물류운영은 외국계 물류업체가 맡고 있다고 한다.
물류센터 설계는 다양한 부분이 검토됐다. 첫째, 물류센터 내 작업 생산성 향상과 속도 향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피킹과 패킹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관 랙 인근에 매저닌 랙을 설치했다. 이 매저닌은 과거의 물류센터보다 설치 공간을 늘렸으며, 위치도 출고존 인근으로 바꿨다. 현재 출고량의 80% 이상이 이 매저닌 랙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임현기 차장은 “자동차 부품 중에서도 많이 나가는 소모품이 있는데, 이러한 고빈도 출하 부품을 매저닌에 보관하고 있다가 피킹 후 곧바로 출고라인으로 빼 물류속도를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매저닌 지역에서 출하 물량이 대부분 처리되므로 일반 랙은 보관 중심으로 사용한다.
둘째, 공간을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빅 매니지먼트를 도입했다. 현재 물류센터의 모든 부품에는 고유의 넘버가 부여돼 있다. 센터에서 출고되는 물량은 실물로도 확인이 가능하지만 넘버를 이용해서도 분석이 가능하다. 예컨대 출하량이 가장 많은 등급은 A, 그 다음은 B, 저빈도는 C 등으로 나누어 출하빈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빅 매니지먼트는 출하량에 대한 실물과 넘버를 분석해 재고의 배치를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물류센터에서는 빅 매니저먼트를 하는 사람을 빅 매니저라고 부른다. 이 빅 매니저는 출하 데이터와 물류센터 내부를 순회하면서 동선을 가장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재고의 위치 조정을 하고 있다.
임현기 차장은 “차량의 판매량에 따라 해당 부품의 수요량도 달라지기 때문에 고빈도 상품은 변화할 수 있다”며 “빅 매니저는 출하량 변화에 따라 최적의 위치를 선정해 출하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 매니지먼트는 기존 차량뿐만 아니라 신차에 대해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기존 차량은 출고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WMS가 로케이션을 잡아주지만, 신차는 과거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시스템이 로케이션을 선정하기 어렵다. 이럴 때 빅 매니저는 차량의 수요도를 예상해 로케이션 선정을 한다.
임현기 차장은 “물류센터를 오픈하기 전에 많은 센터를 벤치마킹한 결과 유휴공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한 사례를 보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빅 매니저먼트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향후 성장에 따른 확장성 고려
셋째, 재고의 종류에 따라 블록화를 설정했다. 과거 센터는 물량이 늘어날 때마다 로케이션을 만들었기 때문에 동선이 꼬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따라서 새롭게 건립하는 물류센터는 재고의 성격에 따라 로케이션을 다르게 구성했다.
넷째, 도크 시설을 도입했다. 과거 물류센터는 물류센터 전용 건물이 아니어서 도크 시설이 없었다. 때문에 물류생산성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새 센터에는 높이 조정이 가능한 도크시설을 도입해 소형 트럭에서부터 컨테이너까지 상하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 인천 부품물류센터는 자연광을 이용하는 친환경적 창고로 디자인해 주간에 별도의 조명 시스템 없이 작업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소방시설에 특히 신경을 써 각 로케이션에 개별적인 스프링클러를 설치, 화재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확장성을 고려해 현재 6m까지만 설치된 랙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층고를 12m로 설계하는 한편, 추가로 증축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고객 기다리게 하면 안돼"
한편 인천 부품물류센터는 필요한 부품 수입을 대부분 싱가포르에서 한다. 싱가포르에 재고가 없는 경우 독일에서 직접 수입한다. 오더는 일반 재고의 경우 매주 주문을 넣는다. 이 스탁 오더는 해상운송을 통해 이루어지며, 물류센터에 도착하는 기간은 1달 정도 소요된다. 비교적 긴급 화물인 에어 오더는 1주일에 3회 오더를 넣으며 4~5일 후에 도착한다. 특송업체를 이용한 긴급 화물은 매일 오더를 넣고 익일 도착한다.
오더에 따라 센터에 도착한 화물은 보관 랙에 검수를 거쳐 해당 로케이션에 보관되는데, 특송업체에 의해 도착한 긴급 오더는 일반 랙에 보관하지 않고 ‘Car Down’을 거쳐서 곧바로 배송된다. 특송업체를 이용해 배송된 물량은 대부분 긴급 화물인 경우이지만 자동차 키 등 보안과 관련된 부품은 긴급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특송업체를 이용한다.
부품물류센터에서 수입화물에 대한 오더를 3가지 형태로 나눈 것과 마찬가지로 서비스센터에서 물류센터로 주문하는 것도 3가지로 나뉜다. 일반 오더는 1주일에 1회, 당일배송 오더는 1일 2회로 정해진 시간에 한다. 긴급 오더는 지정 시간 없이 아무 때나 할 수 있다.
배송은 1일 2회 실시한다. 오전 10시와 오후 3시 이전에 주문한 물량은 수도권에 대해 모두 당일 배송한다. 수도권에 1일 2배송을 실시하는 것은 판매량의 8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임현기 차장은 “수입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아우디·폴크스바겐만 1일 2배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부품이 없어서 수리가 미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한편 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 인천 부품물류센터는 올해 바코드 스캐너를 도입할 계획이다.
(물류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