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제리 소녀시대, 7080 ‘그 시절’엔 뭐가 뭐가 핫했나
란제리 소녀시대 드라마도 어느새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란제리 소녀시대> 제목 옆에는 (girl's generation 1979)라는 영어 제목이 붙어 있는데요. ‘이정도면 응답하라 1979 아니냐’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복고 드라마’ 컨셉에 충실한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ABBA의 노래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소녀들의 모습은 정겨운 복고 감성을 솔솔 불러일으킵니다.
1979년은 <란제리 소녀시대> 주인공 정희의 소녀시절 중 가장 큰 사건이 있었던 해입니다. 소설 <란제리 소녀시대>는 1979년 중에서도 가을과 겨울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데요. 가을의 주요한 정치적 사건은 ‘박정희 사망’, 겨울의 주요한 정치적 사건은 ‘전두환 12·12사태’로, 각 장의 도입부에 기사의 형태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기나긴 독재의 끝에 또 다른 독재정권이 탄생하는 암울한 시기였지요. 하지만 이와 관계없이 비틀스에 열광하고 달콤한 첫사랑에 젖어들며 소녀들의 삶은 흘러갑니다.
임예진이 닮았다는 소린 좀 들어봤는데. 지가 무슨 정윤희도 아니고.
요즘 청춘들이 ‘아이돌 전성시대’를 살았다면, 70년대 청춘들은 ‘여배우 전성시대’를 살았습니다. 70년대 80년대에는 ‘트로이카’라고 불린 세 명의 여배우가 있었는데요. 유지인, 장미희, 정윤희가 그 주인공입니다. 트로이카 여배우들이 선이 굵고 서구적인 이미지로 사랑을 받은 반면, 청춘 스타 임예진은 청순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사랑받았습니다.
여배우만 ‘트로이카’가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하이틴 영화의 감독들도 ‘트로이카’로 불리며 70년대를 풍미했습니다. 당시 소년소녀들의 사랑을 다룬 ‘하이틴 영화’는 큰 인기를 얻으며, 많은 소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는데요. 문여송, 석래명, 김응천 영화감독이 ‘영화감독 트로이카’의 주인공입니다.
<란제리 소녀시대>에도 언급된 고 문여송 감독의 ‘진짜진짜’ 시리즈(<진짜진짜 잊지마>, <진짜진짜 미안해>, <진짜진짜 좋아해>)와 고 석래명 감독의 ‘얄개 시리즈’, 그리고 고 김응천 감독의 ‘여고졸업반’ 모모는 철부지'' 고교 우량아‘와 같은 영화들이 이 시대를 대표하는 하이틴 영화들이죠.
소설 <란제리 소녀시대>의 정희는 ‘진이 오빠’를 ‘폴 매카트니’라 부르며 좋아합니다. 폴 매카트니는 누구나 아시겠지만 ‘비틀스’ 멤버로 가장 최근에 개봉한 캐러비안 시리즈에서는 잭 스패로우의 삼촌으로도 등장했는데요. 젊은 시절의 모습은 충분히 그 시절 소녀들을 설레게 할 만하군요.
이 시대 소녀들은 팝송도 많이 들었지만, 한국 대중음악도 사랑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친숙한 노래인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송골매’, <란제리 소녀시대> 속 ‘똥문이’가 좋아하는 가수이자 당대의 국민 여동생 ‘혜은이’ 등 많은 가수들이 이 시대 가요계를 달궜답니다. 70년대 후반의 문화는 억압적이고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꽃 피어 많은 소년, 소녀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란제리 소녀시대>와 함께 아련한 그 시대의 감성을 만끽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정희가 미용실에서 몰래 훔쳐보던 그 시대의 '아찔한' 잡지 '선데이 서울'을 보여드리며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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