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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4차 산업혁명, 센서산업 육성이 먼저다

성공을 도와주기 2019. 5. 31. 22:35

[DT광장] 4차 산업혁명, 센서산업 육성이 먼저다

2017.09.26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아이템은 센서다. 사람이 오감을 통해 사물을 인지하듯이 사물은 센서를 통해 주변환경을 인지한다. 사물인터넷 시대는 센서를 통해 개화될 수 있다.  

최근 센서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스마트폰에서 비롯됐다. 스마트폰 한대에는 10개 이상의 센서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2007년 스마트폰이 출시된 덕택에 센서수요는 연평균 150%씩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한대에는 200개의 센서가 쓰인다. 앞으로는 센서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전통제조업과 농업분야에서도 센서수요가 늘 것이다.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 시장이 개화된다면 센서시장의 빅뱅이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시장 전망에도 우리나라 센서산업의 현실은 너무 초라하다. 글로벌 시장은 100조원 이상의 거대규모로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조원에서 정체돼 있다. 우리가 센서의 3대 시장인 휴대전화, 자동차, 가전의 생산강국임을 감안한다면 너무나 초라한 실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센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이라 중소기업에 적합한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더욱이 생산은 외국에서 하고 우리는 설계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스마일 커브(Smile Curve) 이론'에 대한 맹신으로 중심축이 없어진 센서 생태계는 성장의 방향타를 상실했다. 그러는 동안 해외 센서업체는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면서 조 단위 매출을 올리고 시장을 장악해왔다. 뒤늦게 센서사업에 뛰어들려 해도 그들과 가격경쟁이 불가능하니 금세 투자를 포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그렇게 센서산업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정체돼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목전에 두고 우리는 센서생태계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까.

첫째, 파편화된 시장을 3개로 통합하고 국가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센서시장은 재료, 기술, 기능 등에 따라 수천 또는 수만 개의 시장으로 세분화돼 있다. 하지만 정책적인 관점에서 센서시장은 크게 운동센서, 환경센서, 광학센서로 삼분될 수 있다. 압력과 온습도 센서는 기술 및 기능적으로는 다른 제품이나 사용자 그룹과 그들이 센서와 함께 사용하는 솔루션 관점에서는 완전히 이질적이지 않다. 제철소와 같은 극한환경 팩토리를 운영하는 기업은 압력, 온습도, 가스 등의 센서를 주로 사용하며 병용하는 솔루션은 환경솔루션이라는 틀에서 서로 유사하다. 가속도와 각속도 등은 운동센서, 압력과 온습도 등은 환경센서, 이미지와 지문인식 등은 광학센서로 통합해야 한다. 그리고 3대 센서를 중심으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사업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청사진은 다품종 대량생산 체계다. 센서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 대량생산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생태계가 가능하다.

둘째, 3대 센서 클러스터 육성의 허브로 3대 생산거점을 마련하자. 필자는 서울대학교 이정동 교수가 저서 '축적의 길'에서 제기한 '생산현장은 혁신의 모판'이라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대상이 신성장 산업이라면 생산현장은 더더욱 개발부문 인근에 위치시켜야 한다. 센서산업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신산업이면서 설계와 생산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때 경쟁력이 발현되는 산업이다. 센서 생태계 육성을 위해 설계-생산-사용업체가 공존하는 클러스터 구성은 너무나 중요하다. 생산거점의 출발점으로 2002년 '나노기술개발촉진법'에 근거해 설립된 대전, 포항, 수원의 나노기술원을 추천한다. 마침 대전의 나노종합기술원을 중심으로 1000억원 규모의 첨단센서 허브가 조성된다는 계획이 발표됐는데, 구상을 확대해 3대 기술원을 주축으로 운동, 환경, 광학센서의 클러스터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한 해 1조개 이상의 센서를 생산하는 '트릴리온(Trillion) 시대'가 머지 않았다. 이제까지 센서시장은 소수업체들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센서수요가 폭증하고 종류는 다양해지면서 기존 강자들마저 대응이 쉽지 않은 판세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센서시장에 진입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의미이다. 센서는 수입해서 쓰면 되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탈피하고 이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센서사업을 고민할 때다. 더 이상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논의하는데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