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박막 증착 실시간으로 분석.."공정 최적화·국산화 기대"

반도체 박막 증착 실시간으로 분석.."공정 최적화·국산화 기대"

최소망 기자 입력 2019.09.16.

생기연, '화학증착소재 실시간 증착막 측정 시스템' 개발

반도체 박막 증착 과정, 실시간으로 본다.© 뉴스1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반도체 공정 중 핵심 단계로 꼽히는 박막 증착 과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공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가스 반응을 이용해 수증기 형태로 박막을 쌓는 화학기상증착 장비 내부에서 웨이퍼 위에 박막이 형성되는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측정·분석할 수 있는 '화학증착소재 실시간 증착막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박막 증착 공정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얇은 층 형태의 박막을 단계적으로 겹겹이 쌓아가는 반도체의 핵심 공정이다. 박막은 반도체 회로 간 구분, 연결, 보호 역할을 한다. 최대한 얇고 균일하게 박막을 만들어야 반도체 품질이 높아진다. 박막 두께는 1㎛(마이크로미터) 이하로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지금까지 박막이 잘 형성됐는지 확인하려면 장비에서 박막을 꺼낸 뒤 별도의 분석기기로 검사해야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박막이 대기 중 산소나 수분과 접촉하면 변질될 우려가 있었다. 또 불량의 원인 규명도 쉽지 않았다.

허훈 생기원 고온에너지시스템그룹 박사 연구팀은 화학기상증착 장비 내부에 박막 소재의 증착 과정을 측정·분석할 수 있는 'in-situ 라만 분광 장치'를 설치했다. 단색광을 투명한 액체·고체에 쬐면 산란광 속에 파장이 약간 다른 빛이 생기는 라만 효과를 기반으로 한 장치다.

라만 효과로 발생하는 특수한 빛의 배열인 '라만 스펙트럼'을 활용하면 장비 내부에서 바로 박막 소재의 농도, 결정구조, 결정성 등 다양한 물성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화학 증착에 필요한 화합물, 반응가스, 박막 성장 온도, 시간 등 여러 변수를 측정·분석해 공정도 최적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전율을 유추할 수 있는 분석기법도 개발했다.

허훈 박사는 "기존 한계를 국내 기술력으로 극복해낸 사례로 소재·장비 국산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반도체, OLED 소재, 2차전지, 태양전지용 전극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