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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윤 입력 2021. 03. 07. 16:27
유진홍 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왼쪽)는 7일 오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체온 36.2도가 찍힌 사진과 함께 몸 상태를 적었다. 대한감염학회장인 그는 지난 4일 오전 8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후 직접 경험한 이상 반응을 기록하고 있다. 유진홍 교수 SNS 캡처
유 교수는 “이틀 이상 이상 반응이 나타나 (병원을) 결근하는 인원도 있었다”며 “경증 반응이라고는 하나 감기를 앓는 당사자는 고통스럽듯 몸이 아플 수 있다. 발열만 문제가 아니고 극심한 의욕저하가 괴로워서 정상업무 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되도록 금요일 오전에 접종하는 편이 좋다”고 권했다.
그는 이러한 이상반응이 ‘반갑다’고 했다. 유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아무 일도 안 일어나면 ‘효과가 있긴 있나’라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며 “(이상반응은) 항원을 맞이하는 우리 몸의 면역 세포가 일을 시작해 사이토카인 등 각종 물질에 의해 발생한다. 코로나19 초기 증상이 뭔지 시뮬레이션 해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열이 올라 힘들다면 해열제 복용을 권장했다. 그 역시 체온이 38도까지 올랐을 때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타이레놀)을 복용해 체온을 내렸다고 한다. 유 교수는 “타이레놀은 체온 조절하는 중추신경계인 시상하부에 적용하는 약이라 면역형성과 아무 연관이 없다”며 “미리 복용할 필요는 없고 증세가 생겼을 때 먹으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6일 권고안을 통해 “발열이 38.5도 미만이고 시작된 지 24시간 이내인 경우 힘들지 않으면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며 “열이 38.5도 이상으로 오르거나 많이 힘들면 항체 형성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을 권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의협 권고안은 대한감염학회의 자문을 받은 내용이 아니다”라며 “체온이 38.5도 이하여도 본인이 괴롭다면 해열제를 먹고 병원을 찾는 편이 좋다”고 덧붙였다. 다만 ‘부르펜’ 등 진통소염제(NSAID)는 추천하지 않았다. 약의 작용 원리상 초기 면역능 형성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그는 오는 4월 29일 이후 2차 접종 예정이다. 유 교수는 “백신 접종 관련 국민의 불안감은 이해한다”며 “감염내과 교수면서 감염학회장인 나부터 맞아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해 2차 접종도 병원에서 가장 먼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일부 백신 접종 관련 사망사례 보고에는 “백신과 사망사이 인과관계는 아직 증명된 바 없기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