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향기나는 글

그 사람을 가졌는가

성공을 도와주기 2008. 10. 6. 16:08

그 사람을 가졌는가     

"친구가 많으세요?" 라는 질문에 "네, 조금 됩니다."라고 대답은 하지만, 나이를 먹을 수록 말끝이 흐려지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냉정하고 각박해져 가는 이 시대에 "우리 친구아이가!"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출처]   그사람을 가졌는가 .  김 효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