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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우리 몸 안에 있소이다

성공을 도와주기 2008. 10. 7. 09:35

 

명의, 우리 몸 안에 있소이다
자연치유력이 최고…웬만한 고혈압에도 약 안써
한겨레 권복기 기자 곽윤섭 기자
» 강남자연내과 김형진 원장
강남자연내과 김형진 원장

김형진(56) 강남자연내과 원장은 치료에서 자연스러움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우리 몸이 자연스런 상태에서 벗어나면 병이 생긴다고 했다. “흔하지만 만병의 원인으로 조심해야 하는” 감기가 그렇다. 그는 감기의 진짜 원인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과로 등으로 인해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하는 부자연스런 몸 상태”라고 말한다.

그래서 감기에 대한 그의 처방은 휴식이다. 물을 자주 마시고, 각탕(무릎 아래 부분만 물에 담그는 탕욕)으로 몸에 땀을 내고, 전해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가장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푹 쉴 것. 약은 증상을 줄이는 것이지 감기를 낫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의사들이 약을 처방하는 것은 아파도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증상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혈압이 높아져 그의 병원을 찾아온 환자에게도 김 원장은 약 처방을 하지 않았다. 고혈압 전단계인 경계혈압과 두통 증세를 보인 그 환자는 혈압이 올라갈 이유가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집안에 문제가 있었다.

“노래와 춤을 좋아한다고 해서 노래방에라도 가라고 했습니다. 그렇게만 하더라도 혈압이 떨어질 것 같았어요.”

김 원장은 고혈압 환자에게도 무조건 약을 권하지 않는다. 그는 증세가 심하지 않은 환자가 고혈압약을 먹을지 말지에 대해 물으면 “제 아내라면 권하지 않겠다”라고 말하고 원인을 찾아 조절하면 된다고 환자를 안심시킨다.

김 원장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의사는 모든 사람의 몸 안에 있는 자연치유력이라고 했다. 의료 기관에서 하는 치료는 몸 안의 자연치유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보조 역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증상을 없애는 치료는 제대로 된 치료가 아니며 효과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증상은 몸이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두통이나 감기를 견디다 보면 어느 순간 ‘아! 몸이 낫는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어요. 하지만, 현대인들은 그런 느낌을 경험하지 못합니다. 약으로 증상을 줄여버리기 때문이지요.”

그는 약 처방보다 환자들이 몸 안의 자연치유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올바른 식습관을 가르치고, 환자를 대상으로 요가, 춤세라피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강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원장의 그 철학은 현실에서 구현되기가 쉽지 않다. 약이나 주사를 쓰지 않으면 환자들의 발길이 줄어든다. 또 처방 없이 진찰료만 청구하면 관계 당국에서 치료도 않고 보험료를 청구하는 것으로 의심을 한다. 한때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 무엇보다 수입이 적어 병원 운영이 어렵다고 했다.

“일본에는 마음을 고친다는 뜻의 심료내과가 있어 의사와의 인터뷰도 보험청구 대상이 됩니다. 우리도 그렇게 바뀌어야 의사들이 지금처럼 약을 많이 쓰지 않게 될 겁니다.”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보험회사에 다니는 아내를 볼 때마다 미안하다”면서도 “강남의 젊은 직장인들이 내가 말하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보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의 진료실 책상 위에는 자신의 좌우명이 적힌 쪽지가 놓여 있다. 아름다운 몸짓, 말짓, 마음짓, 영혼짓. 허리를 편 바른 자세로 늘 웃고 지내며, 참말과 좋은 말만을 하고, 늘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하며, 신이 자신과 늘 함께 계시니 편안한 마음으로 살자는 것이다. 이는 그가 현대인에게 권하는 건강비결이기도 하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201@hani.co.kr

■ 김 원장이 권하는 식사법

김형진 원장은 소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으면 독성물질로 바뀌어 몸 안에 쌓이고 질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는 그는 정성이 부족하고 온갖 첨가물이 들어간 외식을 줄이라고 했다. 그가 권하는 식사법을 소개한다.

⊙ 과식은 금물 과식은 전 소화기관에 스트레스를 줘 적절한 소화를 방해한다. 위장의 1/2은 음식으로, 1/4은 물로, 1/4은 공기로 채우는 게 이상적이다.

채식 위주로 단순하게 먹는다

⊙ 천천히 오래 잘 씹어 먹는다 쌀, 빵, 국수 같은 전분은 입에서 소화가 시작되므로 30~40번 씹어서 삼키라.

⊙ 허리를 펴고 식사를 하라

⊙ 간식을 하지 말라 음식이 위를 통과하려면 4시간 가량 걸린다. 그 뒤에야 다음 식사에 필요한 소화액이 고인다. 여러 번 먹으면 소화액이 위에 고일 기회가 없다. 하루에 4번 이상 먹으면 안 된다.

⊙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먹지 마라

⊙ 물을 많이 마셔라 물은 독소나 대사찌꺼기를 제거하는 최고의 자연 정화제다. 하루 4리터, 피부병이 있는 사람은 5리터까지 조금씩 자주 마셔라.

⊙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은 삼가라 뜨거운 음식은 몸을 과열시켜 소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고 찬 음식은 위장관을 수축시켜 소화를 어렵게 한다.

 

        출처:    ⓒ 한겨레 (http://www.hani.co.kr).      기사등록 : 2008-10-06 오후 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