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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서거의 의미와 '노무현 정신'

성공을 도와주기 2009. 5. 26. 12:29

노무현 대통령 서거의 의미와 '노무현 정신'

 (펌 글) 원문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605364

 

노무현 대통령께서 민주당 경선에 처음 출마하여 누구도 대통령이 될거라고 예상하지 못하던 2002년 초...

그때부터 오랫동안 그분을 지켜봐왔고, 지지해왔던 사람으로서 지금 이순간 아무리 뉴스를 지켜보고 분향소에 다녀오고 해도 전혀 실감이 안가고, 정말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지만...

 

그분께서 죽음에 이를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그분의 죽음이 남긴 크나큰 의미에 대해 간략하게만 생각을 남겨보고 싶다.

 

먼저 대통령님께서 몸을 던지게 되신 상황은 흔히 말하는 것처럼 가족, 친지, 친구 등 주변 모든 사람들이 구속되거나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든 고통이 큰 원인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엔 아버지로서 딸의 이름까지 언론에 오르내리는 상황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대통령의 죽음의 원인을 단지 그렇게 개인적으로만 파악한다면 그것은 '정치인 노무현'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그 죽음의 의미를 너무 폄하시키게 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승부사 정치인' 노무현으로서는 그의 죽음이 우리 정치,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될 것을 예견했을 것이다. 반드시 현재 상황이 힘들어서 뿐만 아니라, 여기에까지 생각이 미쳤을때, 그는 사지로 몸을 던질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 노무현 정권은 전 국민들 사이에서 실패한 정권임이 당연시 되어있는 분위기여서 노무현의 색채가 남아있는 정치인들은 더이상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힘들었다. 여기에 더하여 가족, 친지들의 부패 스캔들까지 터져나오면서 민주개혁세력은 점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되고, 이명박 정권 하에서 이것은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를 의미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패한 대통령으로 낙인찍혀 구속된다면, 그것은 곧 힘들게 만들어 온 민주주의가 10년 이상 과거로 되돌아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는 결과적으로 이 모든 상황을 단번에 뒤집었다. 언제나 불리한 상황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승부를 걸었던 승부사 정치인 노무현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하게 '인간 노무현은 이런 사람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며 우리 곁을 떠났다. 모든 것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된 상황에서 그가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것은 '정치인 노무현'의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다. 패가 없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패가 그에게는 있었다. 결국 그는 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통해 상황을 완벽하게 반전시키며 그가 평생을 통해 그토록 원하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2002년 국민경선과 대통령 선거, 2004년 탄핵 열풍에 이어 그는 이번에도 '자발성'의 기적을 보여주었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강제성'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국민들의 무서운 힘을 그는 또 다시 보여주고 있다. 탄핵 당시 광화문에서 시청까지 서울에서만 20만 인파가 촛불을 들고 있던 기적 같은 모습을 연출했던 그는, 죽은 후에도 엄청난 인파가 자발적으로 그의 고향을 찾고, 한밤 중에도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덕수궁을 둘러쌀 정도로 줄을 서서 조문을 하고 있는 기적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건 이명박 정권과 경찰, 검찰이 모르는 '자발성'의 힘이며, 그들의 '강제성'으로는 아무리 하려고 해도 절대 이룰 수 없는 기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는 이 정도로 그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를 단번에 뒤집어놓았다. 노무현 정부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이미 많이 희석되어 버렸고, 친인척 비리에 대한 수사는 완전히 종결되었으며 그는 다시 깨끗한 도덕성을 강조했던 대통령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는 곧 민주개혁세력에게 중요한 기회가 다시 찾아왔음을 의미하며, 크게 후퇴할 뻔 했던 민주주의가 지켜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있어서 이렇게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대통령께서 몸을 던져서라도 자신이 평생 이룩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내고자 했던 것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분의 죽음이 여전히 믿겨지지 않고, 너무나 안타깝고 제발 다시 돌아오셨으면 하는 바램이 너무나 간절하지만...당신께서 절벽에서 몸을 던지면서까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노무현 정신'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