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쾌적한 집 짓고 싶다면 구경 오세요 창원 C-ZERO HOUSE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지어진 탄소제로 에너지 시범주택 '창원 C-ZERO HOUSE'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샘플주택이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기술과 절약하는 패시브기술, 그리고 각종 IT와 친환경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최근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건축주들의 관심은 뭐니 뭐니 해도 '에너지'일 것이다. 계속 높아만 지는 전기세와 냉•난방비, 그리고 우리의 삶을 편하게 해주지만 에너지를 잡아먹는 일등공신인 첨단 전자기기까지. 그 속에서 에너지 유지 비용은 줄이고, 쾌적한 집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라면 경남 창원에 지어진 이 주택에 주목하자. 창원시와 창원친환경조직위원회, 그리고 대학 연구기관이 협력해 만든 탄소제로 에너지 시범주택 'C-ZERO 하우스'는 지자체 최초로 주관하고 민관학이 협력한 프로젝트다.
건물은 창원 시청 부근 용지동 호숫가에 자리잡고, 서쪽은 105㎡ 주택으로, 동쪽은 42㎡ 전시실로 문을 열었다. 이 주택이 특별한 이유는 설계•기밀을 확실하게 잡고 폐열회수환기장치를 설치해 에너지가 새는 것을 막는 패시브(Passive) 기술과 태양광•지열을 이용해 자연으로부터 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Active) 기술을 접목해 지어졌기 때문이다.
꽁꽁 싸매 절약하는 에너지 Passive House
겨울철 옷을 두껍게 껴입어 체온을 보존하듯, 패시브하우스의 핵심 요소는 열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두툼한 외투인 고성능 단열재와 고기밀 창호를 장착하고, 틈새에서 새는 에너지가 없도록 기밀하게 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열회수환기장치로 버리는 공기의 열까지도 다시 쓴다.
↑ 폐열회수 환기장치_ 배기구로 나가는 더러운 공기와 실내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를 얇은 코일판 사이로 교차시켜 열을 전달하는 장치이다. 창문을 여는 등의 환기 없이도 신선한 공기를 실내에 공급할 수 있으며, 열손실이 없는 기능성 환기장치다.
↑ 진공 삼중 창호_ 창호는 벽체와 비교하면 열손실이 많은 부위이기 때문에 저에너지 주택은 고성능 창호를 기밀하게 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주택은 27.3㎜ 두께 열관류율값 0.646W/(㎡•K)의 진공 삼중 창호를 사용했다. 유리 사이 0.3㎜가량이 진공상태로서 열전달을 막고, 폴리카보네이트로 단열간봉이 구성되기 때문에 열교를 차단한다.
↑ 단열셔터와 전동차양&차양계획_ 패시브하우스는 창 외부에 블라인드를 설치해 여름철 태양열의 유입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좋다. 이 주택은 내부에 우레탄폼 단열재가 충진되어 있는 단열셔터를 설치해 추가적인 단열과 방범 효과도 얻었다.
↑ 고성능 단열벽체_ 벽체는 2×6인치 구조목을 이중으로 시공했다. 열전도율 0.034W/(㎡•K) 140㎜ 25K 고밀도 유리섬유(glass wool) 단열재를 두 겹 시공했고, 지붕은 2×10인치 구조목 사이에 열전도율 0.034W/(㎡•K) 250㎜ 25K 유리섬유를 충진하고 바깥쪽을 0.034W/mk 89㎜ EPS보드로 덮어 고단열 주택을 실현했
↑ 기밀시공&열교차단_ 패시브 목구조의 경우, 기밀시공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또, 습기가 구조체 내부로 스며들지 않도록 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택은 기밀막을 이중으로 시공해 틈 사이를 꼼꼼히 메웠으며 기밀막 접합 또한 전용기밀테이프를 사용해 성능을 높였다.
자연으로부터 얻는 에너지 Active House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량의 20~25%가 건축물에서 소비되고 있다. 그중 주거용 건물에서 사용하는 양은 75%에 달한다. 건물을 꽁꽁 싸매는 패시브 기술과 함께 태양과 바람, 지열 등 자연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액티브 기술을 건축에 접목하면 이런 에너지의 일부를 충당할 수 있다. 창원 C-ZERO 하우스에 설치된 액티브 요소는 태양광발전시스템과 지열보일러, 히트펌프 시스템, 하이브리드 가로등과 대기전력 차단 시스템 등이다.
↑ 6㎾ 태양광패널_ C-ZERO 하우스는 6㎾ 태양전지패널을 설치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발생하는 에너지양은 40.4㎾로 소비하는 에너지양 34.5㎾보다 적어 탄소 제로, 에너지 제로 주택을 실현했다.
↑ 지열보일러 시스템+히트 펌프_ 가정 전력량의 78%가량이 난방과 급탕에서 사용된다. 땅이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를 이용해 지열보일러를 설치하고 물을 데우는 히트펌프를 설치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 이 주택은 지열보일러를 설치, 천장 팬코일유닛(FCU)을 통해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난방을 모두 해결한다. 겨울에는 바닥의 온수난방 패널과 연결해 바닥 난방과 샤워기 온수도 공급할 수 있고, 여름철에는 팬코일유닛으로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
↑ 하이브리드 가로등_ 태양광 모듈과 풍력 발전기가 달린 하이브리드 가로등은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액티브 요소이다. 야간 조명의 역할과 함께, 남는 에너지를 이용해 이곳에 방문한 시민들에게 휴대폰 충전 서비스도 제공한다.
<PROCESS>
↑ 01 주춧돌 깔기
↑ 02 바닥 장선 설치
↑ 03 멍에 설치
↑ 04 수용성 우레탄 폼을 쏘고 다듬은 후 바닥 OSB 합판 깔기
↑ 05 벽체 및 지붕 구조목, 서까래 설치
↑ 06 비드법보온판2종 단열재 설치 후 OSB 합판 설치
↑ 07 외벽 투습방습지 설치
↑ 08 우레탄 방수 위 아스팔트 루핑 설치
↑ 09 지붕 델타 멤브레인 설치 후 알루덱스 설치
↑ 10 벽체 및 천장 그라스울 설치
↑ 11 창호 설치 후 주변 기밀테이프 붙이기
↑ 12 층간소음 방지재 설치 후 기포 콘크리트 타설
↑ 13 내벽 1차 석고보드설치 후 기밀테이프 붙이기
↑ 14 외벽 징크 마감부 각상과 합판 작업 후 VM징크 설치
↑ 15 태양광 집열판 설치
수직채광덕트&LED전구사용
낮에 불을 꺼두어도 바깥의 태양 빛이 광덕트를 통해 실내를 환하게 밝힐 수 있게끔 천장에 자연채광장치를 설치했다. 또 실내등은 모두 LED로 구성해 에너지 소비량을 줄였다.
친환경 내장재
친환경 가구와 벽지, 포름알데히드 Free 고기능성 친환경 수성도료, 옥수수 접착제로 붙인 강마루, 자작나무 등 목조주택의 친환경성을 내장 마감재에서도 구현했다.
향배치와 건물 형태
건물의 에너지 소비와 단열에 가장 유리한 조건인 남향 배치를 통해 계절에 따른 일조량과 풍향 등을 최대한 활용했다. 또한, 동서로 축을 잡고 거실과 방을 남쪽으로, 보일러실과 주방 등을 북쪽에 가깝게 배치해 실내 동선과 쾌적성을 높였다.
천장 팬코일유닛
팬코일유닛(FCU)은 지열보일러와 연결, 여름철에는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냉방장치가 되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공기를 데우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물 절약하는 빗물저금통
지붕에서 모인 빗물을 모아 오염물질을 제거한 뒤 조경 및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빗물 저금통을 설치해 물 절약을 실현했다.
<INTERVIEW>
↑ 창원시건축사회 김태호 회장(좌)과 설계를 맡은 ㈜UNA 건축사사무소 신삼호 소장(우)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인가?
김태호(이하 김) _ 창원시 친환경조직위원회는 2008년에 설립되어 친환경건축을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170여 명의 건축사회가 주축이 되어 창원시에서 예산 3억원을 확보하고 경남대와 창원대 등 연구기관이 협력해 C-ZERO 하우스 건립추진단을 만들게 되었다.
건립을 계획할 때 사회적인 분위기는 어떠했는가
신삼호(이하 신) _ 창원은 친환경수도로 명성이 높다. 또, 건축사회에서 지난 7년간 꾸준히 친환경 관련 전시와 컨퍼런스 등을 개최해 이런 고성능 주택 샘플하우스를 받아들일 분위기가 충분히 조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건물의 실질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김 _ C-ZERO 하우스는 친환경 주택을 짓고 싶은데, 내가 어떤 재료와 어떤 모양으로, 얼마의 예산을 가지고 지어야 하는지 막막한 시민들에게 제시하는 샘플 하우스다. 특히 남쪽 지역인 창원, 마산, 진해 일대는 아직 패시브하우스를 비롯한 저에너지 주택 건설이 미미한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 지평이 넓어지는 시작점이 되리라 기대한다.
설계 당시 이야기를 들려달라
신 _ 디자인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대지 현황과 배치를 논의하고 기본계획 등을 잡아야 했고, 주택과 전시실을 함께 지어야 하는 데 예산 문제도 있었다. 지난 2009년 함께 친환경 건축전시를 했던 오스트리아 마이크 트레버스 교수로부터 에너지 관련 기술지원과 자문을 받았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도 인증과 자문에 참여했다. 패시브 요소와 함께 태양광과 지열보일러, 단열벽체 등 각종 기술요소를 검증하고 설계에 반영하는 과정이었다.
시공사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신 _ 저에너지주택은 특히 전문업체에서 진행해야 한다. 골조에서부터 이음매나 마감 등의 디테일이 모여 집의 완성도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집 짓는 시공업체도 흉내는 낼 수는 있겠지만, 자칫 싼 공사비에 현혹되어 시공경험이 부족하고 품질을 보장할 수 없는 곳에서 짓는다면 돈은 돈대로 들고 효과를 못 볼 수 있다.
일반 사람들에게도 C-ZERO 하우스 정도의 고성능이 필요한가
신 _ 일반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량이 1년에 1㎡당 15~20ℓ에 달한다. 저에너지는 4~6ℓ로 일반 주택보다 4~5배 정도 절약된다. 패시브하우스는 그보다 훨씬 높아서 1.5ℓ인데, 그만큼 기술요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공사비가 올라가게 된다. 일반적인 저에너지 주택 정도면 에너지비용도 절약하고 공사비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에너지 주택을 짓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요소는 무엇이 있는가
신 _ 시공을 맡은 선이인터내셔날㈜의 의견으로는 벽체 고단열, 삼중 창호, 기밀시공 정도만 들어가도 저에너지 주택에 가까운 에너지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3.3㎡당 500만원 가량으로 시공할 수 있다. 폐열회수환기장치나 외부셔터, 태양광, 지열보일러 등은 선택적으로 적용할 문제다.
저에너지주택의 미래를 어떻게 점치는가
김 _ 저에너지주택은 전기자동차와 같다. 당장 사려면 비싸지만,타면 탈수록 유지비가 줄고,에너지 절약이라는 전 지구적 기치와 맞아떨어진다. 특히, 전원주택이나 단독주택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은 에너지비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주택에 적용된 기술요소 중 추천할 만한 것이 있다면
신 _ 천장에 자연채광은 광덕트를 사용해 햇빛의 조도를 실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장치다. 수직 덕트가 아니어도 반사를 통해 빛이 전달되기 때문에 추천할 만하다. 덕트 주위를 벽체와 똑같이 단열 처리하고 기밀하게 시공하면 열교 등의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김 _ 태양광 설치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지원예산을 할당해두니 자신이 속한 지자체에 신청해 설치하기를 권한다. 최근에는 그 경쟁도 치열하다고 하니 서두르는 게 좋겠다. 또, C-ZERO 하우스 뒤편에 설치된 빗물 저금통은 우수홈통에서 저금통으로 물을 모아 조경수와 세차용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소한 아이디어다. 애초에 설계와 시공할 때 배관만 신경 써 시공해두면 되니 누구나 구현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얻어낸 성과와 앞으로 기대하는 바는
신 _ 시민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성과물이 탄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집은 누구든 관심있는 건축물이기 때문에 많은 시민이 이곳에 와서 구경하고 공감하며 친환경•고성능에너지주택을 인식한다면 가장 좋은 결과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김 _ 지난 9월 창원시민 5백여 명과 함께 개관식을 한 이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앞으로 창원시 건축사 175명이 재능기부로 이곳에 상주하면서 관람 온 시민들과 단체를 대상으로 친환경건축을 설명하고, 건축자문도 무료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각종 친환경건축관련 세미나와 컨퍼런스, 전시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 패시브제로에너지건축연구소로부터 인증 받은 패시브 하우스 골드 마크
↑ 창원 C-ZERO HOUSE 친환경건축정보센터: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용지동 543-1 용지호수 일대, 관람예약_ www.cwkira.or.kr 055-245-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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