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7조원↑.. 자영업자 대출 '또 다른 뇌관'
가계대출 증가율 훨씬 웃돌아
금리 인상 땐 직격탄 가능성
불경기 속 가계부채 급증세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경기 민감 계층으로 꼽히는 자영업자들의 은행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추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경우,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해 대규모 대출부실 사태가 빚어질 거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24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49조7,222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6월말(222조9,045억원)보다 26조8,178억원(12%)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증가액은 10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최근 1년간 은행의 전체 원화대출(8%)과 가계대출 증가율(7%)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여기에 자영업자 상당수가 사업자금을 주택담보대출로 우선 충당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 자영업자의 은행 빚은 300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자 대출은 특히 50세 이상 고령층에 3분의 2 가량이 집중돼 있다. 50대의 대출잔액(97조9,691억원)이 전체의 39.2%로 가장 많고, 그 뒤를 40대(26.6%), 60대(24.5%), 30대(8.7%) 등이 잇고 있다. 50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대출 비중은 63.7%, 특히 최근 1년간 늘어난 대출에선 71.5%(19조1,616억원)를 50세 이상이 받아 갔다. 직장에서 퇴직한 후에도 이들 세대가 대거 생계형 창업 전선에 뛰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장은 초저금리 상태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앞으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하면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최근 가계금융ㆍ복지조사 자료를 토대로 가계부채 위험군을 직업별로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는 가계부채 문제에서 최대 위험군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경기 취약성은 최근 자영업자 수가 줄고 있는 데서도 나타난다. 최근 1년새 자영업자 수는 566만9,000명에서 564만명으로 2만9,000명 줄었다.
제윤경 의원은 “고령층 중심의 자영업 대출 증가가 우리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mailto: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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