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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진원, 풀뿌리 제품 혁신, 메이커 운동

성공을 도와주기 2017. 6. 23. 11:52

[형용준의 메이커 운동 담론] 4차 산업혁명의 진원…풀뿌리 제품 혁신, 메이커 운동

4차 산업혁명의 진원, 풀뿌리 제품 혁신, 메이커 운동
"한국에서의 메이커 운동, 세계의 메이커 운동"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이후, 한국은 다소 충격에 빠진 것 같다. 이건 어쩌면,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인류를 이겼다는 놀라움을 넘어서서, 한국의 자랑 이세돌을 꺾었다는 점에서 더 놀라운 일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매회 월드컵 1등을 하던 나라가, 정체불명의 신진 팀에게 꺾였다고 생각을 해보라. 국민은 경악에 빠지지 않겠는가?

한편 동시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경외감, 호기심이 부쩍이나 늘어난 듯 하다. 심지어는 우스갯소리로, 사교육을 도맡아 하고 있는 한국의 엄마들이, "알파고(등학교)가 특목고야? 도대체 언제 생긴거야? 어디야?" 라는 농담이 떠돌기도 한다. 

하여튼, 인공지능, 전기자동차, 무인자동차 ,로봇, 드론 이라는 소재를 포함한 거대한 담론으로써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여기 저기서 '베스트셀러다, 콘퍼런스다, 인터뷰다, 강의다, 영화다, 포럼이다' 하고 연일 새로운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언론, 학계, 정계, 정부 부처 등에서 뜨겁게 신나게 논의가 많은 반면, 그 '사물'들을 실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위 '메이커' 들의 활동과 관련한 필요 지원 생태계가, 미국, 중국, 유럽 등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필자는 작년 6월 이후 디자인하우스의 출자로 설립된 메이크위드(makewith.co)를 통해서, 메이커 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몇 주전 드디어, 10년전에 작게 시작해 현재는 전세계 메이커 운동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메이커 페어를 다녀올 수 있게 됐다. 한국의 메이커 페어는 5000명 남짓 방문하고 있지만, 여기는 2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것도, 땅이 넓은 나라여서 그런지, 중국도 그렇지만, 미니 메이커페어가 여러 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메이커페어에는 삼성전자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의 그루급 메이커 이희철씨와 함께 숙식하며, 현장으로부터 오는 더 깊은 영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스탠포드 디스쿨(d.school)과 소속 메이커스페이스, 유씨 버클리 대학의 갓 신설된 메이커 스페이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기반의 미래로 치켜 세우고 있는 미국의 프렌차이즈형 메이커스페이스인 벤처기업 테크샵을 방문했다. 

운이 좋게도 10년전에 인연을 맺었던 MIT 인공지능 연구소 연구원이 동일한 기간에 호스팅하는 인공지능 콘퍼런스에 초대받게 됐다. 여기에는 구글 무인자동차 책임자, 엘론 머스크가 가장 총애한다는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문 책임자, 페이스북 인공지능 부문 책임자 등이 참여했고, 현 단계에서 인공지능의 적용 상황과 기대에 대한 발표와 토론, 질문, 네트워킹을 통해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MIT 오픈 코스 책임자였던 사람은 먼저 다가와 한국에 관심이 많다면서, 메이커 운동이나 디자인씽킹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혁신은 스킬과 기술 연마 이전에 그리고 제도 개혁 이전에 문화 혁신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짧지만 임팩트 있는 가르침도 받고 왔다 . 

메이커 운동을 지원하는 한국의 정부기관들, 국내의 정부주도의 여러 메이커 스페이스들, 그루급 메이커들과 쥬니어 메이커들 , 메이커 운동 관련 해커톤과 이벤트들, 메이커 스페이스를 준비하려는 기업체의 경험과 관심을 한 데 모아 향후에 대한 대비를 더욱 효과적으로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한국의 바람직한 메이커 운동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대한 하나의 종합된 의견을 바탕으로, 정부, 학교, 기업체, 경력단절 여성부터 청소년, 그리고 은퇴층, 실업자 등 일반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앞으로의 계획과 실천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특히,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 등 그러한 담론과 논의들이, 실제 나의 하루 하루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고, 개개인 입장에서 어떻게 대처를 해 가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개개인이 최소한의 기준과 무게중심을 갖고 대처해 갈수 있는 좋은 방향성, 철학, 방법론을 발견했기에 이를 나누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미국에서는 10년전, 중국에서는 적어도 5년전부터 시작된 '메이커 운동' 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역시, 메이커 운동을 미국 제조업의 회복을 통한 경제부흥에 활용하고자 외치고 있으며, 공립 초등학교에까지 2000여개에 메이커 스페이스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도 대학, 지역별 메이커 스페이스 설립과 운영을, 메이커/ IoT 창업자 중심으로 중국의 리쿼창 총리가 직접 챙기며 가열차게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도 제도개혁은 물론, 문화개혁까지 아울러 진행되어져야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무언가를 취미로도 만드는 것,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 디자인을 하는 것 등에 대해 전문직으로서의 존경심과 인정을 해주는 그런 문화도 아주 많이 필요할 것이다. 그 만한 대우 내지는 그들이 올라갈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실제로 경제력, 군사력은 기술, 과학의 발전에서 오는데도, 상대적으로 왜 한국은 기술, 과학도에 대한 존경과 처우가 약한가? 라고 반문을 해봐야 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결코 그렇지 않은 것을 알 것이다. 현재는 성인의 취미활동이지만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도 있는 잠재성을 갖춘 메이커인데도 이러한 메이킹 작업이 숨어서 이루어지고 있다. 

메이커란 무엇인가? 

메이커란 말을 주변 지인들에게 하면, 대뜸 돌아오는 질문이 "어느 나라제야? 미국거야? 일본거야?" 내지는 "명품이야? 구찌야 페라가모야?" 식이다. 

메이커 운동에서의 메이커란, 한 마디로 '만드는 사람'이다. 그리고, 갑자기 실업자가 된 문과 출신(?)의 사람이 2년만에 세계적인 스마트 수중잠수정 메이커가 되어 그 생생한 경험담을 집필한 '제로 투 메이커'라는 책에서도 밝히듯이, 우리 모두 누구나 메이커가 될 수 있다. 원래 태초 인류 시절부터 누구나 메이커가 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고 한다. 돌을 깎아야 했고, 나무를 쪼개야 했으며, 작살을 만들어 물고기를 잡거나, 짐승을 사냥해야 했고, 움막이라도 지어서 더위와 추위를 피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을 '도구의 인간' 호모 파베르 (만드는 존재로서의 인간)라고 한다. 

요즘의 메이커는 돌도끼 만드는 스킬, 기존의 바느질, 재봉틀, 수공예, 목공, 가죽공예, 유리공예에 쓰이는 스킬 등도 당연히 포괄하지만, 요즘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생산, 디지털 패브리케이션(digital fabrication)의 3대 도구인 3D 프린터/레이저커터/CNC 라는 도구를 활용해, 누군가는 필요한 물건을, 더욱 값싸게 혹은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지칭하고 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동력인데, 사물인터넷 물건들을 개인도 마음대로 자유롭게 창작해 볼 수 있는 오픈소스 하드웨어인 '아두이노/라즈베리파이'를 빼놓을 수 없겠다. 어릴 적 세운상가에서 납땜용 키트를 즐기는 중학생들이 제법 있었는데, 이제는 여기에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사물 인터넷 기반을 다지게 된 것이다.

이 디지털 페브리케이션 도구와 아두이노의 사용만으로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드론, 로봇 등을 중고등학생들 내지는 경력단절여성들, 실업자들도 만들어 낼수 있게 됐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선구매를 일으키며, 심지어는 초기 설계도면까지 공개해 팬을 모아가며, 이 팬들이 하나의 바이럴 마케팅 군단 및 가상 연구소 역할을 해내기까지 한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한달만에 100억~200억원을 모은 사례(스마트 양봉도구, 스마트 아이스박스)도 나타났는데 , 전문 생산회사에 대량주문생산을 아웃소싱하고 소프트웨어의 힘까지 결합되면, 대기업이나 생산해 냈던 수준의 것들을 만들어 낼 수가 있게 된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들중에는 미국의 고급 드론 회사인 3D 로보틱스(3D Robotics), 수제 자동차 회사 로컬모터스(localmotors), 스마트 워치 페블(pebble), 한국인이 만들어 6조원 가치까지 간 핏빗(fitbit) 등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크라우드 펀딩 업체인 킥스타터에서 연일 쏟아지는 혁신 스마트 제품들은 대다수가 개인 메이커나 몇 명의 팀에 의해 이런 방식으로 창안되고 있다. 그것도 법인이라는 회사 형태가 아닌, 법인 설립 이전 순수 개인 상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프로토타입 제품 한 개가 아이디어가 좋고 대중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혁신적인 물건이면, 한달만에 200억까지 선구매가 일어난다. 이 점이, 투자가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벤처나 창업과 다른 점이며 상당한 매력요소다. 

앞으로 이 글은, 실업과 불황이 필연적으로 야기되는 현재의 경제 구조속에서, 지속가능 경제/지속 가능 교육의 대안으로써의 메이커 운동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먼저 앞서가고 있는 미국, 중국의 메이커 운동 생태계를 바라보면서, 미국의 킥스타터, 테크샵, 중국의 씨드스튜디오 등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 모델들의 탄생과 발전 현황에 대한 공유를 통해, 한국이 준비하고 개인이 준비해야 하는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