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을 보신적 있나요?
‘달러쉐이브 클럽’이라는 면도기 회사의 2012년 바이럴 비디오입니다.
(원본 영상 : https://youtu.be/ZUG9qYTJMsI)
젊은 CEO(Michael Dubin)는 회사의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면도기가 X나 좋고, X나 싸며,
X나 편리하다’는 말을 반복 합니다.
이 단순한 컨셉의 영상이 가져온 파급 효과는 엄청났습니다.
이 영상이 유튜브에 노출된지 48시간 만에 12,000명의 사람들이 서비스에 가입했습니다.
몇몇 구글광고를 제외하고는 다른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이뤄낸 엄청난 성과입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달러쉐이브 클럽의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면도기 브랜드 1위를 지키고 있는 질레트마저 그들을 견제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윗과 골리앗같은 두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질레트는 시장에서의 오랜역사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더욱 효율적인 면도를 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다중 면도날, 윤활 스트립 같은 소소하지만 실질적인 아이디어들을 도출해냈죠.
하지만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압박감 때문이었을까요,
질레트는 점점 면도기의 본질이 희미한 제품들을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위 영상처럼 ‘한번에 면도할 수 있는 기술’이 면도기에서 큰 의미가 있을까요?
마치 면도기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처럼 허세를 부리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딱히 쓸모가 없는 하이테크놀로지가
장착되면서 가격만 비싸지게 되어버린 것이죠.
달러쉐이브클럽은 이러한 질레트의 전략에 돌직구를 날립니다.
‘쓸데없는 면도기 기능에 돈 쓰지 마세요’
그들은 면도기 기능의 본질인 ‘면도날, 윤활바, 헤드’ 이 세가지에만 집중하면서 파격적인 가격과 정기배송이라는
편리성을 강조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정신없이 바쁘고 돈 나갈 곳 많은 세상, 면도기에는 신경 끄고 살자' 겠죠.
질레트가 하이테크놀로지에 정신이 팔려, 잊고 있었던 ‘면도기의 본질’을 달러쉐이브 클럽은 다시 끄집어 냈습니다.
본질을 벗어난 질레트의 또 다른 영상입니다. 당신의 아랫도리 털을 밀면 당신의 소중이가 더 커보인다.
그러니까 당신은 면도를 해야 한다는 내용인데..
털을 내주고 크기를 취한다? 이 얼마나 괴랄한 발상인가요. 인류는 다른 기대효과를 얻기위해 면도를 해왔던 걸까요?
면도는 그저 면도일 뿐이죠.
사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질레트의 괴랄한 발상의 도출과정을 이해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영상 속 쿨한 남성들의 이미지,그리고 ‘The Best a Man Can Get(남자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물건)’ 라는
슬로건을 통해 면도기 하나를 갖게되면 사람의 본질이 바뀔수 있다는것 처럼 이미지를 주고 있죠.
놀랍게도 이 슬로건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980년대 소비자들은 이러한 허황된 기대 효과에 속았을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2016년이죠.
심지어 근래에는 면도유무를 통해 매력지수가 달라진다는 실험영상까지 나온 상황이네요.
면도기 회사이기 때문에 면도를 권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센스있는 마케팅 전략도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달러쉐이브 클럽의 다른 영상은 어떨까요? 역시나 그들은 면도기의 본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면도를 했을 때의 기대 효과가 아닌, 면도기 자체에 대한 기대 효과를 강조하는 것이죠.
날카로운 것들을 두려워하는 풍선 인간이 달러쉐이브 면도기로 부드럽게 면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면도기의 안전성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달러쉐이브 클럽은 이 외에도 오래된 면도기를 마치 더러운 벌레처럼 표현하는 컨셉의 영상을 통해
면도날을 자주 교체하는 것이 위생적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합니다.
자주 교체하려면 자주 사야 되고, 비용이 만만치 않겠죠?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달러쉐이브 클럽을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얼마 전 질레트는 사람들이 특정한 ‘그 클럽’(The other shave club)을 타겟으로
원색적인 비방을 하는 영상을 발표했는데요, 골리앗은 그 다윗이 꽤나 성가시긴 한가 봅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자랑스러운(?) 그들의 슬로건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질레트가 100년간 지켜온 신념을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영상을 만들기에 이릅니다.
따지고 보면 달러쉐이브 클럽이 파고들었던 ‘희미해진 면도기의 본질’에 대한
항변 영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이 정도면 조그만 스타트업 기업이 만들어 낸 엄청난 성과가 아닐까요?
[CONCLUSION]
다윗이 골리앗을 맞상대 하기 위해 준비한 전략
-경쟁사가 제품의 본질을 바라보는 시각을 분석해 그와는 다른 본질로 다가가라
-제품의 본질을 억지로 확장시키지 말고 제품 자체에 충실하라
-소비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하라
BUT
전략만큼 중요한 것이 실행
-단기간에 많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요인은 독특한 바이럴 비디오 덕분
-바이럴 비디오는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장기적 전략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이 가능
저는 질레트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반인 이지만 내용을 쓰신 분의 글이 너무 일방적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한번에 면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제품은 중동지역등 거친 수염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특화된 제품이고, 소비자 니즈가 있어서 나오게 된거죠. 달러쉐이브 클럽과의 제품은 오히려 질레트 일회용 면도기와 견줄 수 있을 겁니다. 면도기의 본질을 얘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질레트의 지난 10년 광고와 마케팅 변화를 모두 보셨는지 되묻고 싶네요.
질레트의 슬로건이 왜 바뀌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셨는지요? 일방적으로 진부한 슬로건이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첨부된 Manscaping 영상은 얼굴면도기가 아닌 바디 제모 제품을 얘기하는 영상입니다. 영상의 주제는 짚어주지 않은 채 영상 마지막의 위트성 멘트가 영상의 주제인 듯 얘기 하시네요.
글 속 그래프 또한 P&G사의 분기별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지 달러쉐이브 클럽의 시장 점유율은 보이지 않네요. 좀더 정확한 자료와 내용으로 작성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