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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식당예약·회의 메모…AI가 귀찮은 일상사 해결 `척척`

성공을 도와주기 2018. 5. 15. 14:32

[실리콘밸리 리포트] 전화로 식당예약·회의 메모…AI가 귀찮은 일상사 해결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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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약속을 위해 식당 예약 전화를 누가 대신 걸어줄 수 없을까. 영어 이메일 업무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없을까. 지하철 출구에서 나오면 목적지는 왼쪽에 있는 것일까, 오른쪽에 있는 것일까. 회사에서 하는 회의 때 나오는 내용을 누가 대신 적어줄 수 없을까. 스마트폰으로 찍은 문서를 워드 작업할 때 그대로 옮겨 쓸 수는 없을까.

현재 일상생활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접 나서서 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일상의 '귀찮음'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자사 대표 서비스에 접목시켜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시작한 것.

매일경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 2018`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의 새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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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페이스북, MS 3사는 5월 들어 잇달아 2018년 개발자대회(구글I/O, 페이스북 F8, MS 빌드)를 개최하고 한층 진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지난해까지 구글, 페이스북, MS 등 거대 기업들은 당장 실현되지 않는 증강현실 안경, 혼합현실 기기, 두뇌 통신 등을 '깜짝쇼'처럼 발표해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실제 페이스북은 피부 접촉을 통해 언어를 전달하는 기술과 키보드나 음성 인식을 사용하는 대신 생각하는 것만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실보다는 공상과학 영화를 만드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관련 있어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5~10년 후에나 실현될 수도 있는 기술보다 당장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발표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1분기 데이터 유출 사태 등이 터지면서 거대 기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놀라웠던 발표는 구글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대회(구글I/O 2018)에서 발표한 '구글 듀플렉스'라는 인공지능 기술이었다. 듀플렉스는 날짜와 시간만 설정하면 구글 로봇이 알아서 식당, 미용실, 병원 등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예약 일정을 잡아주는 '전화 예약 로봇'. 자연어처리, 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같은 수준의 목소리를 내고 대화를 할 수 있다.

온라인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라면 알아서 예약하고 아닌 경우엔 직접 사람처럼 전화를 건다. 예약이 확정되면 캘린더에 일정을 추가하고 필요한 경우 취소도 할 수 있게 해준다. 미국에서는 온라인 시스템이 없어 전화 예약만 받는 식당, 레스토랑, 병원 등 자영업이 60%를 넘기 때문에 이 같은 발표는 큰 호응을 얻었다. 구글I/O 2018 기조연설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미용실을 예약하는 사례를 시연해 행사장에 모인 개발자 약 7000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구글은 이 기술을 음성 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에 통합시켰다.

구글은 인공지능을 지메일에 통합시킨 '스마트 작문(Smart Compose)' 서비스도 내놨다. 인공지능이 사용자 이메일의 맥락을 이해해 빠르고 정확하게 이메일을 작성할 수 있도록 알맞은 문장을 추천한다.

MS는 지난 7일 시애틀 워싱턴주콘퍼런스센터(WSCC)에서 열린 연례개발자대회(빌드 2018)에서 회사 내 회의에서 대화 내용을 그대로 적는 '인공지능 사무실'을 시연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회의할 때 나온 말을 실시간으로 받아쓰고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도 번역기를 써서 서로 대화할 수 있게 한다. 이날 MS는 외국인 발음과 내용도 알아듣고 말을 받아적는 사무실을 시연했다. 사무실에서 회의 내용을 각각 기록하고 따로 정리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이다.

페이스북은 2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연례개발자대회(F8)에서 매월 80억개의 메시지가 오가는 '페이스북 메신저'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더 빠르고 다양한 언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F8 2018에서 페이스북은 메신저에서 다른 언어로 메시지를 받으면 인공지능 비서 엠(M)이 등장해 자동으로 번역을 제안해준다. 예를 들어 미국인과 스페인 사람이 각자 언어로 대화하면 서로 다른 언어로 번역해 메신저 창에 보여준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