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냉장고에 개방형포장 적용
포장재 사용량 48%, 부피 8.7% 줄여
포장 비용만 100억원 이상 절감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에 종이·친환경 포장
비용 높지만 포장재 줄여 단가 맞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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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80996.html?_fr=dable#csidx7e358ff1c5e077d907a2f8672826ee6
제품 안전성 유지가 최우선
박스형 포장에서 개방형 포장으로 바꾼 LG전자의 세탁기 포장 사례. LG전자 제공
엘지(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이40’(V40)을 사면 번들용(묶음용) 이어폰이 함께 들어 있다. 오디오 전문회사 메리디안이 만든 고급 제품인데, 하얀색 종이 상자에 소박하게 담겨 있다. 다른 스마트폰 회사가 번들용 이어폰을 투명한 플라스틱 상자에 고급스럽게 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엘지전자는 2012년부터 ‘친환경 포장 설계 지침’을 마련해 적용해 왔다. 포장재의 용량과 부피를 줄이고 기존 포장재를 재사용하거나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환경 부담을 줄이고 비용도 아낀다.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제품을 안전하게 보관한다는 포장의 기본 목적을 유지하는 것이다. 포장을 바꿀 때는 진동·낙하 등 여러 시험을 거쳐 실제 적용한다.
엘지전자는 일부 세탁기 모델의 경우 위·아래, 좌·우, 앞·뒤 등 여섯 면 모두를 골판지로 감싸는 기존 상자 포장 방식을 위부분과 모서리 부분만 감싸는 ‘개방형 포장’으로 바꿨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대형 가전은 고객이 직접 가져가지 않고 회사가 배달·설치한다. 굳이 아름다울 필요가 적다.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포장재를 최대한 줄였다”고 말했다. 이 방식으로 엘지전자는 세탁기 포장재 사용량을 48.8% 줄이고, 포장된 제품이 차지하는 부피도 8.7% 낮췄다. 제품을 넣는 순서나 위치를 바꾸는 방식으로도 포장재를 줄일 수 있다. 엘지전자는 면적이 넓은 티브이(TV)를 포장하면서 스탠드를 넣는 위치를 바꿔 포장재를 7.1% 줄이고, 부피는 7% 낮췄다.
효율적 포장으로 인한 포장재와 공간의 축소는 비용 감소로 이어진다. 엘지전자는 친환경 포장으로 연간 수백억원 대의 비용절감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 계산은 없지만, 엘지전자는 2013년 기준 티브이(TV) 포장재 사용량을 4.6% 줄여 109억원의 비용을 줄였고 휴대폰의 경우 일부 모델의 포장 부피를 줄여 포장재 사용량을 20.1% 감축하는 등 37억원을 절감했다.
2014년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5는 매뉴얼과 포장 케이스 모두 100% 재활용 종이로 만들었다. 삼성전자 제공
엘지전자가 포장재 자체를 줄인다면 삼성전자는 포장 소재를 친환경으로 바꾸는 데 더 노력한다. 삼성전자는 2016년 말 석유 성분을 줄이는 대신 돌가루를 활용한 플라스틱을 일부 스마트폰 포장재로 사용했고, 2014년 출시한 갤럭시 에스5(S5)는 재활용 종이로만 포장재를 만들었다.
지난해부터는 아예 자원순환을 위한 5가지 정책방향을 정하고, 그 중 하나로 ‘포장재 축소’를 목표로 세웠다. 전 세계에 출시하는 휴대폰, 태블릿, 웨어러블 등 모바일 제품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와 일회용 비닐 포장재를 올해 상반기부터 종이 또는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것이다. 스마트폰 충전기의 경우 외관 디자인을 무광으로 바꿔 표면보호용 비닐이 필요없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제품뿐만 아니라 티브이(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의 비닐 포장재도 재생 소재, 바이오 소재 등 친환경 소재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기존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친환경 포장재로 바꾸면 단가가 비싸진다. 삼성전자는 이를 포장 디자인 변화로 극복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포장 구조를 최적화하고, 포장재 크기를 축소함으로써 종이 사용량을 절감했다. 이런 식으로 원가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을 너무 강조하면 심미성을 놓칠 수 있다.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과 달리 스마트폰, 이어폰, 태블릿 등 소형가전의 경우 포장이 디자인의 한 요소이기도 하다. 애플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심플하고 미니멀한 포장을 꼽기도 한다. 2014년 갤럭시S5 포장에 노란색 재생 종이를 사용한 삼성전자는 이듬해부터 색깔과 디자인을 바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란색으로 나무 질감을 표현한 재활용 종이 포장재가 이후 플래그십 제품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았다. ‘포장 재질이 좀 더 고급스러웠으면 좋겠다’는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디자인과 재료를 약간 바꿨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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