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업체, 1000원어치 팔아서 20원도 못 남겨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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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생산과 수출이 급감하면서 올 1분기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2%를 밑도는 등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부품업체 영업이익률은 7년여 만에 반토막 난 상태다.
올 1분기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중국 수출 급감·내수 위축 영향
영업이익률 1.9%, 7년 만에 절반
7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81개 자동차 부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2.0%를 기록했다. 산업연구원이 2011년 500개 차부품협력사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영업이익률은 4.0%였다. 특히 산업연구원이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주요 100개 부품사만 추가 조사해보니, 영업이익률은 1.9%로 2%선마저 무너졌다. 한국은행 조사를 보면 올 1분기 국내 제조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은 5.7%였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최근 만도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충격에 빠졌는데, 이는 부품업체들의 분위기를 보여준다”며 “그나마 만도는 영업이익률이 3.5%인데도 이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표적인 부품업체인 만도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은 인지한 상황이지만 뾰족한 대책을 못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자동차 부품업체 1·2차 협력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면서 1%가 될까 말까 한 상황으로 파악이 됐고, 상당한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답했다.
업체 90%가 현대·기아차에 전속
세계 차산업 흐름 전기차로 이동
전통 부품업체들에 ‘위협’ 요인
부품업체들의 급격한 수익성 하락은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반영한다. 중국시장 위주로 수출이 급감하고 내수도 위축되며 판매량이 줄어서다. 특히 이런 과정에 부품업체의 약 90%가 현대·기아자동차에 전속된 현실이 발목을 잡았다.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이 떨어지자 부품업체들도 고전하는 것이다.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2014년 8%대에서 지난해 2.5%로 급락했다.
지난 4일 자동차산업연합회 주최 발전포럼에서 김주홍 자동차산업협회 정책기획실장도 지난 3년간 부품업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40∼50%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대형 부품업체 20여 곳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만 38개 1차 부품업체가 폐업하거나 납품을 중단한 상태다. 포럼 주제발표에서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품업체들의 경영실적은 2015년 이후 악화하고 있다”며 “완성차들이 내수는 물론 수출 급감과 원가 상승에 따라 어려움을 겪자 부품사에 부담이 전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완성차 판매 감소→이익률 하락→납품단가 인하→부품업체 이익률 하락’ 틀을 벗어나기 어려워서다.
완성차 매출에 목매는 구조 탈피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한 지원을
한두 완성차에 목매는 전속거래를 줄이고 해외 부품업체들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게 이상적이지만 단기간에 풀릴 일이 아니다. 일단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산 브랜드의 판매 회복이 시급한 실정이다. 자동차산업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402만8705대로 2017년(411만5000대)보다 2.1% 줄었다. 내수(-0.5%)와 수출(-3.2%)이 동시에 하락했다. 특히 수출이 6년 연속 줄었다. 자동차 생산 상위 10개국 중 3년 연속 생산량이 감소한 국가는 한국뿐이다. 10년간 5위를 유지해오던 국내 차 생산량 순위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여파로 지난해 7위로 내려갔다.
세계 자동차 산업 흐름이 내연기관차에서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로 옮겨가는 것도 전통적인 부품업체들에는 위협요인이다. 전자장비 위주로 부품이 바뀌고, 부품 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항구 위원은 “국내 자동차산업은 전장부품의 국산화 수준이 낮고 전기동력·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역량을 보유한 부품업체들을 엄선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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