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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잘 심는 것 보다 잘 쓰는게 중요

성공을 도와주기 2020. 7. 29. 10:47

[닥터 이지의 건치 에세이] 임플란트, 잘 심는 것 보다 잘 쓰는게 중요

기사입력 2020.07.29. 오전 10:23

얼마 전 50대 남자 한분이 내원했다.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종이 뭉치를 꺼내 펼치더니 임플란트 1개를 내밀었다.

이분은 5년 전 지방의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5개를 식립했다. 이후 사용에 큰 문제가 없었고 서울로 이사 오면서 다시 치과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임플란트 주변 잇몸에서 피가 나고 붓기 시작했지만 차일피일 미뤘고 그러다가 임플란트가 통째로 빠진 것이다.

나머지 임플란트 중 2개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임플란트 주위염(임플란트 주위 잇몸에 생기는 염증)’으로 임플란트 주변 잇몸뼈가 상당히 녹아 있었다.

보통 임플란트를 심으면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하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다시 빼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임플란트 주변의 잇몸은 자연 치아의 그것보다 염증에 취약하다.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달리, 치아 신경이나 치주인대가 없기 때문이다. 신경이 없으니 염증이 생겨도 통증을 느낄 수 없다.

치주인대가 없으니 세균이 임플란트 아래 잇몸 뼈까지 쉽게 도달한다. 치주인대는 잇몸뼈에 치아를 고정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플란트 주위염을 예방하려면 양치가 중요하다. 하루 3회 이상 칫솔질을 해야 한다. 치간칫솔과 치실, 워터픽 등을 사용해 임플란트 주변에 플라그와 치석이 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정기 검진을 해야 한다. 불편을 느끼지 않아도 임플란트 완성 후 1년 간은 3~6개월 간격으로, 1년 후엔 6~12개월 간격으로 검진을 받고 스케일링해야 한다. 또 임플란트 주변의 잇몸뼈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잇몸 염증을 초반에 발견해 치료하거나 예방해야 한다.

임플란트가 빠지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임플란트 부위에 비정상적인 힘이 가해지는 경우다. 치주인대는 항염증 역할도 하지만, 외부의 충격도 완화한다. 수면 중 이갈이나 평소에 이를 꽉 무는 습관, 딱딱한 음식 섭취 등은 임플란트에 과한 충격을 준다.

사람의 신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변한다. 치아 역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움직인다. 반면 임플란트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아와 임플란트의 교합이 달라질 수 있다.

또는 임플란트 부품이 손상되거나 임플란트가 부러질 수도 있다. 임플란트 상부의 인공 치아가 흔들릴 수도 있다. 임플란트와 인공 치아는 아주 작은 나사로 연결되어있다. 기능을 하다 보면 이 나사가 풀리기도 한다. 이때 바로 치과에서 조처를 하면 별다른 문제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지만, 나사가 풀린 상태로 사용하다가 휘거나 부러진다면 최악의 경우, 임플란트 자체를 새로 해야 한다.

따라서 평소 치과를 방문, 임플란트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불편하지 않더라도 치과에서 주기적으로 임플란트 점검을 받아야 한다. 모든 치료가 그렇지만, 특히 임플란트는 잘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관리하는 것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임플란트의 수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째는 본인이 잘 관리해야 하고, 둘째는 주기적으로 치과를 방문, 점검을 받아야 한다.

이지영 닥터이지치과 원장(치의학 박사)
정리=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