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친환경/물의 소중함

물 쓰는 기업들 "물 부족 두려워"

성공을 도와주기 2008. 10. 9. 23:00

물 쓰는 기업들 "물 부족 두려워"

 포천誌 1000대 기업중 40%가 "재앙 수준" 식음료·반도체업체들 각국서 반발 직면해

"포천(Fortune) 1000대 기업 중 40%가 물 부족(water shortage)으로 사업에 '심각한(severe)' 또는 '재앙적인(catastrophic)'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미 보험 업계의 설문 조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세계의 물 소비량은 2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데, 기업의 생산 활동에 쓸 수 는 깨끗한 물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가뭄 등으로 급격히 줄기 때문이다.

물 소비 20년마다 두 배 증가=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국제 유가는 최근 상승세가 꺾였지만 대체할 자원도 없는 물은 2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지탱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특히 1950년대 이후 기업이 생산 활동에 사용하는 물의 양이 급증해 농업 용수의 40% 수준에 이르렀다. 투자은행 JP모간에 따르면, 네슬레·코카콜라·유니레버·다농·안호이저-부시 등 5개 식음료 업체가 연간 소비하는 물의 양은 인류 전체가 하루 소비하는 양보다 많다. 지름 200㎜의 반도체 웨이퍼(wafer) 한 장을 만드는데도 13㎥의 물이 필요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전체 물 소비의 25%가 반도체 제조에 쓰인다.

에너지 수요 증가도 물 소비를 늘리는 요인이다. 미국에서는 호수와 지하에서 뽑아낸 물의 40%를 발전소의 냉각수로 사용한다.


물 부족으로 타격받는 기업들=미국의 전력 회사인 '서던 컴퍼니'는 지난해 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냉각 용수가 부족해지자 일부 발전소 가동을 한동안 중단했다. 코카콜라 인도 법인은 현지 주민들로부터 "지하수를 너무 많이 뽑아 고갈시켰다"는 비난과 공격을 받았다. 법정까지 가서 "지하수 부족은 가뭄 때문"이라는 판결을 받은 뒤에도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수질 오염도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도시 인근 하천의 90%가 심각하게 오염됐다"며 "수질 악화로 중국은 2007년 한 해 동안만 약 120억 달러(약12조8000억원)의 경제 손실을 입었다"고 추정했다.

네슬레·코카콜라 등 기업들도 공장에서 물 사용량을 30% 가까이 줄이고, 폐수를 정화하는 등 자구 노력을 펴고 있다. 그러나 물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네슬레는 1리터(L)짜리 제품을 생산하는데 공장에서 4L의 물을 소비하지만, 원재료인 농작물 재배에도 3000L의 물이 소요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그래픽] 세계 물 사용량 추이 단위:1000㎦/year

 출처 조선일보   발행일 : 2008.08.25    기고자 : 김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