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문맹률 - 우리는 얼마나 물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물 문맹, ‘교육’ 통한 방법이 중요
-물 문맹을 퇴치하지 않으면 생명, 재산 잃게돼 -
문맹률
글을 모르는 것을 문맹이라고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쉬운 한글 덕에 문맹률이 매우 낮다. 글은 매우 중요하지만, 짧은 시간의 틀 안에서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글을 몰라도 살아 갈 수는 있다. 글 때문에 전쟁이 나지도 않고, 글 때문에 인명과 재산을 잃는 경우는 드물다. 글 때문에 굶거나, 공장이 가동되지 않는 경우는 없다.
물의 문맹률
반면에 물은 하루만 없어도 살기 힘들며, 물 때문에 전쟁이 나고, 홍수와 가뭄으로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생긴다. 농업과 공업에도 물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렇게 중요한 물에 대하여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그것을 물의 문맹률로 정의하고 과연 우리나라의 물의 문맹률은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자. 다음의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우리가 얼마나 물에 대해 무지한지를 잘 알 수 있다.
물의 근원
약수, 생수, 지하수, 하천수, 댐수 등 모든 물의 근원은 빗물이다. 물의 순환과정을 살펴보면 비가 내려 산에 떨어져 계곡수가 되고,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고, 바다로 흘러간다. 일부는 증발하고, 지하에 들어간다. 지하에 들어간 물은 천천히 용출되어 약수가 되기도 한다. 강이나 댐에서 취수를 하여 정수처리를 거친 후에 상수로 공급이 된다. 공급된 상수는 그대로 하수가 되어 다시 강으로 흘러간다. 물의 순환과정을 볼 때 오염물질은 하류로 내려 갈수록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빗물이 가장 깨끗하다. 양적으로 보면 빗물로 지하수를 보충하기도 전에 더 많이 빼서 사용하는데, 이것은 수입보다 지출을 더 많이 하는 집의 통장잔고와 같다. 이와 같은 뻔한 상식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산성비가 무서운가?
산성비를 맞으면 머리가 빠진다는 등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산성비가 얼마나 건강에 나쁜지는 의사에게 물어보거나 직접 간단한 측정장치를 가지고 빗물과 주위의 음료수의 pH를 재보면 알 수 있다. 산성도 (pH) 5 이하인 빗물을 산성비라고 하는데, 콜라는 pH가 2.5, 오렌지 주스는 3.0으로 더욱 더 산성도가 높다. 쥬스나 콜라를 마셔도 아무 탈이 없는 것을 보면 이정도의 pH 수치는 건강과는 상관이 없다.
내린 비는 산성이지만, 받는 집수면에 따라 금방 알칼리성도 되고, 중성도 된다는 것을 보면 빗물의 pH는 간단한 처리로 쉽게 중화되는 인자이며, 공포의 대상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해롭다고 생각하는 바람에 내리는 즉시 비를 흘러가도록 하여 하류지방에 홍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 예방이나 피해복구에 드는 비용은 결국 우리 국민들의 몫이 되므로, 잘못된 상식 때문에 국민 전체가 경제적으로 피해를 보는 셈이 된다.
물 사용량
대부분의 정부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물을 많이 쓴다고 한다. 정말로 그럴까? 그 수치는 올바로 비교한 것일까? 그것은 각자가 하루에 쓰는 물의 양을 계산해 보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달 수도요금 고지서를 보면 수도요금과 물 사용량이 (m3) 나온다. 이것을 한달인 30일로 나누고, 식구 수로 나누면 일인 일일물 사용량이 나온다 (단, 1 m3 = 1000 리터). 이 수치는 대부분 정부가 발표하는 수치보다 작다. 이 간단한 수치만 비교해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잘 알 수 있으며 이것을 시발로 하여 문제는 증폭되고 있다.
다른 문맹문제들
몇 가지 예만을 들어보았지만, 물에 대한 다른 질문을 하여보자. 과연 우리 사회는 그러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답을 가지고 있는가? 예를 들면 전 세계적으로는 어떠한 물문제가 있는지? 기후변화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우리가 알고 있는 수질의 문제는 어떠한지? 우리의 물 관련 시스템은 과연 안전한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그것은 누가 취해야 하는지? 등 이런 모든 것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아니면 그 판단을 내리기 위한 공정하고 정확한 과학적, 공학적 자료가 의사결정자나 일반인에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물의 문맹을 퇴치하지 않으면 생기는 문제가 많다. 우선 생명과 재산을 잃게 된다. 자연을 파괴하고 지속가능하지 못하게 만든다. 또한 사업의 우선순위가 왜곡되어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게 된다.
물의 문맹은 전 세계의 문제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금까지는 물의 관리는 전문가 만에 의해서만 이루어져 왔다. 최근 들어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인 종합 물관리가 제시되고 있다. 이것은 물의 전문가만이 아니라 유역주민까지 같이 참여하는 것이다. 2000년 헤이그에서 열린 제 2 차 세계 물포럼에서의 결론은 물을 모든 사람의 관심사로 만들기 (Making water everybody's business)였다. 이러한 세계적인 움직임은 바로 물의 문맹퇴치를 하자는 이야기와 같다.
물의 문맹을 퇴치할 수 있는 방법
문맹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모든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학교를 다녀야 하므로 학교를 이용하면 미래의 전체 국민을 교육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경기도의어느 학교에는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고 빗물을 이용하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빗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물문제와 관련한 부분을 국어, 사회, 환경, 과학, 역사 등의 교과과정에 접목시켜 교육을 하고 있다.
빗물은 하늘이 주신 선물이며, 빗물을 잘 관리하면 홍수와 가뭄 등을 줄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우리의 조상들이 물관리를 잘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며 우리 학생들의 과학적 자긍심을 높이는데 사용된다. 전 세계의 사람들을 위하여 물 문제는 우리나라가 앞장서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등등 이러한 내용은 전시관과 영상자료, 실제 시설을 통하여 교육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에서 빗물이용시설을 만들어 물에 대한 교육을 함과 동시에 수도요금을 적게 내도록 하는 일석이조의 방안을 도입하도록 제안한다.
두 번째로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그 것은 우리나라 국민의 반인 남자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군대이다. 실제로 육군 노도부대에는 빗물이용 시설이 있어서 지붕에 떨어진 빗물을 받아서 저장한 후, 청소, 세수 등의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물의 산성도도 재어 보기도 하고, 물의 사용량을 측정하기도 한다. 빗물을 사용해본 병사는 빗물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군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면 군에서의 비상시 대처능력을 높일 수 있다. 교육을 받은 장병들은 제대 후에 사회에 나와 물을 절약하고 물 순환을 이해하고 지역의 주요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리더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물관리 교육을 전 군에 걸쳐서 시행하기를 제안한다.
물의 문맹률을 줄이는 방법
제시된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의 물의 문맹률을 수치화 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문맹율은 매우 높다. 우리의 환경, 개발, 산업 및 교육정책은 이러한 물의 문맹률을 낮추고 지역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물은 다만 물 전문가에게 맡기고 말 문제는 아니고 국민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특성 및 여건상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교육열과 IT 인프라를 이용하는 것이다. 교과과목에 물의 건전한 순환에 관한 내용을 첨가하고, 수능시험의 출제범위 안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IT 인프라를 이용하여 재미있고 창의적인 방법을 도입한 교육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최단 시일 안에 물의 문맹률을 낮춘 또 다른 세계적인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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