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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산업현장◀ (1) 두산중공업

성공을 도와주기 2009. 4. 10. 00:46

유망산업현장◀ (1) 두산중공업

편집자 주 = 기업의 경쟁력은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으라면 기술력을 빼놓기 어렵습니다. 특히 전쟁터와 같이 치열한 오늘날의 세계시장에서 독자적 경쟁력 우위를 확보한 기업 치고 원천기술이 약한 곳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불행하게도 국내에는 높은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워 세계 무대를 휘젓는 기업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아직은 '기술우위'보다 '가격우위' 의존도가 훨씬 더 높다는 것이 대다수 국내 기업의 솔직한 고백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전국부는 세계적 수준의 높은 기술력과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는 지방 소재 유망기업이나 생산현장을 발굴, 그 경쟁력의 뿌리를 집중 조명하는 연속 기획기사를 매주 월요일마다 1건씩 송고할 계획입니다.

총 130명을 상회하는 연합뉴스 전국부 취재망을 총가동해 향후 1년 이상 계속해 나갈 이번 특별기획물에 많은 성원과 관심을 당부드립니다.

(창원=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 지금부터 110년 전인 1896년 종로 베오개 거리의 '박승직 상점'을 모태로 출발해 오늘날 국내 재계 서열 10위로 우뚝 선 두산그룹.

현재 그 두산그룹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가 바로 세계 담수 플랜트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이다.

사상 최악이라는 `고유가-저환율' 파고를 극복하고 국제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용을 맘껏 과시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성공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사막의 오아시스' 만드는 세계 1위 기업 = 두산 중공업의 주무대는 연중 내내 물 부족에 시달리는 `열사(熱沙)의 땅' 중동이다. 그래서인지 이 회사의 주가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훨씬 높다.

특히 국제유가의 `고공비행'으로 중동의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요즘 두산중공업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공기 준수'이다. 약속한 시점에 맞춰 공사를 마치는 것이 문제이지 일거리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처음부터 이렇게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현재는 `부동의 세계 1위'지만 담수플랜트 사업을 시작한 것이 1978년으로 벌써 30년이 넘었다.

당시 두산중공업은 중동 외에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의 `물 부족' 국가에서 앞으로 담수설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현재의 높은 성가를 보면 그 때 계산이 적중한 셈이다.

두산중공업은 1980년대 첫 사업으로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라잔 프로젝트'에서 아시르와 쇼아이바 담수플랜트를 건설했고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제벨알리 담수플랜트 건설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 회사는 대규모 적자에 시달렸다. 독자 기술을 갖고 있지 않아 공사를 많이 해도 수익을 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해답은 역시 기술력이었다. 두산중공업도 1990년대 중반 해수담수화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오늘날과 같은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독자 기술을 갖춘 두산중공업은 1990년대 후반 세계 최대 규모의 UAE 후자이라 담수플랜트를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Hybrid Type) 타입으로 건설하는데 성공했다.

하이브리드 타입이란 MSF(Multi Stage Flash) 방식과 역삼투(Reverse Osmosis) 방식을 혼합해 담수 과정의 경제성을 향상시킨 공법으로, 두산중공업은 이 공사를 계기로 세계 담수플랜트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

일단 상승세를 타자 그 다음부터는 거칠 것이 별로 없었다.

세계 담수플랜트 시장의 `강자'로서 거침없이 내달리던 이 회사는 급기야 2004년에 쿠웨이트 사비야, 오만 소하르, 카타르 라스라판 등 당해 연도 전 세계 발주 물량을 독점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라스라판 플랜트의 경우 카타르 정부가 올해 12월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급히 발주한 것이었는데, 두산중공업의 최단기 시공 능력이 수주의 열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도 두산중공업은 하루 1억9천400만 갤런(1갤런=약 3.875ℓ)을 생산하는 사우디 발전 담수플랜트를 8억달러에 수주해 세계 수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 비결은 역시 세계 최고 기술력 = 두산중공업이 이처럼 승승장구한 비결은 다른 무엇보다 기술력 우위에 있었다.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방식은 크게 증류법과 막여과법으로 나뉜다. 증류법은 다시 MSF(Multi Stage Flash), MED(Multi Effective Desalination) 두 방식으로 구분되고 막여과 기술로는 역삼투(Reverse Osmosis) 방식이 주로 쓰이는데 두산중공업은 이 세 가지 기술을 모두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1998년 이후 대용량 담수 프로세스에 적용되는 MSF 방식으로 알-타윌라, 움 알나르, 아즈-주르, 후자이라 4곳의 플랜트를 건설했고, 이 과정에서 기본설계, 구매, 제작, 시공, 시운전 등 종합엔지니어링 능력을 길렀다.

특히 알-타윌라 프로젝트에서는 단일 용량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12.5MIGD 증발기(길이 90m,폭 30m,중량 3천500t)를 세계 최초로 독자 설계해 시운전했으며, 현재는 이보다 더 큰 단위당 16.7 MIGD의 MSF 증발기 개발도 마쳤다.

두산중공업은 또 MSF와 RO 프로세스를 결합,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타입인 후자이라 플랜트를 설계해 계절에 따른 전기 및 물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프로세스 선정 기술도 갖췄다.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시행하면서 두산중공업의 시공능력도 나날이 향상돼, 리스크 예측을 통한 예지 관리는 물론 설계.제작.설치 현장을 네트워크상에 결합하는 일정 관리도 가능하게 됐다.

또 일체형 담수 주기기 등 주요 설비를 모듈(Module)화해 시공함으로써 공사 일정을 단축하는 능력도 키웠다.

실례로 하루 5천만 갤런의 물을 생산하는 알-타윌라 공장건설 당시 회사측은 길이 90m, 폭 30m, 높이 15m, 총 중량 3천500t의 담수 증발기를 단일 모듈형으로 제작, 현장까지 운송함으로써 설치 과정에서 생기는 블록 간 용접 변형을 최소화했다. 공기단축과 품질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셈이다.

두산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이 공법은 증발기를 여러 개의 모듈로 제작한 뒤 현지에서 재조립하던 기존 공법을 혁신한 것이다.

이 공법은 움알나르 해수담수화 공장에도 적용돼 수년 걸리던 공기를 12개월로 줄였고, 후자이라 해수 담수화공장의 공기도 24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두산중공업은 현재 담수시설, 배열회수 보일러, 선박엔진용 크랭크샤프트, 냉간압연용 워크롤, 금형공구강의 5개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두산중공업은 본사 소재지인 경남 창원 등에서 터빈, 발전기,주.단조, 보일러 등 15개 분야 제품과 설비를 생산한다.

◇ '글로벌 넘버원 굳히기' 총력 = 두산중공업은 현재 참여하고 있는 대다수 사업부문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1위'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 정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2010년까지 주력인 담수화 플랜드 부문에서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 세계 선도기업의 확고한 위상을 굳히겠다는 것이 두산중공업의 비전이다.

이남두 두산중공업 사장은 "기본설계에서 제작, 시공, 시운전, 사후관리(A/S)까지 모든 공정을 독자적으로 해 낼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 물이 부족한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서 '오아시스'를 만들어 낸 것이 호평을 받았다"면서 "발전, 담수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경영체질도 꾸준히 개선해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져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자매 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함께 인프라서포트산업(ISB)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면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이른바 브릭스(BRICs) 시장을 중점 공략해 대한민국의 진정한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요즘 고유가와 저환율은 국내 기업 대다수의 고민거리다. 하지만 앞선 기술력으로 승부를 내는 두산중공업에게는 큰 장애가 되지 못하고 있다.

`부동의 1위'인 담수플랜트 분야에서 현재 위상을 더욱 확고히 다지고, 좀 처져 있는 발전 분야에서도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수년내 세계 메이저 대열에 합류한다는 것이 이 회사의 중장기 목표다.

오늘도 이 같은 목표 달성을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밤낮없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 회사 임직원들을 보면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라고 업계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rjk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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