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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직장인 1500명이 말하는 돈과 행복

성공을 도와주기 2009. 4. 14. 06:39

韓·日 직장인 1500명이 말하는 돈과 행복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과 행복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무한정한 경제발전이 결코 무한정한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일단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경제발전과 행복은 관계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이 지점부터는 무조건적인 경제발전이 아닌, 개인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경제발전을 추진해야 한다. 경제발전과 행복이 관계가 없어지는 시점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는 때다. 한국이 딱 이 지점에 와있다. 이제부터 한국인들도 단순한 경제발전을 넘어 행복한 경제발전을 꿈꿔야 한다.

국내 최초로 한국과 일본 직장인들의 돈과 행복에 대한 의식을 설문조사를 통해 진단해 본다.

글로벌 위기, 나는 행복한가

■ 행복 없는 경제성장 의미 없다

경제학자들이 행복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행복은 심리학 영역에 속해 있었다. 그러다 최근은 경제학 영역으로 넘어오는 와중이다. 특히 지난 2002년 심리학자 대니엘 카너먼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심리학과 경제학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제 행복도 다분히 감상적인 접근이 아니라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실체 규명과 증진 방안이 연구될 수 있다는 인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행복은 사람에 따라 제각각인 것인데, 어떻게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행복에 관해 여러 나라에 걸쳐 다양한 방법으로 수집된 통계자료들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이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무엇 때문에 불행을 느끼는지가 통계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통계적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은 곧 이 통계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뿌리

행복에 대한 통계를 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행복을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보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단순히 개인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어서 불행한 것이 아닌, 사회가 개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를 많이 갖고 있어서 불행하다고 시각을 바꾸는 식. 이렇게 되면 개인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경제학자들이 행복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회적인 노력이라는 게 결국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이 본격적으로 행복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행복경제학’이란 용어가 만들어졌다. 경제와 행복이 과연 얼마나 유기적인 관계가 있는 것인지, 향후 어떻게 해야 경제발전이 개개인 행복에 도움을 줄 것인지 등에 관한 연구가 바로 행복경제학의 핵심이다.

사실 행복경제학은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지만, 그 뿌리는 의외로 깊다. 흔히 ‘공리주의’ 창시자가 일컬어지는 벤담 시대부터 이미 행복경제학에 대한 근원적인 관심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말만큼 행복경제학의 정수를 간단명료하게 표현한 어구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행복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내용은 무한정한 경제발전이 결코 무한정한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경제발전과 행복은 관계가 없어진다는 것.

그렇다면 이 지점부터는 무조건적인 경제발전이 아닌, 개인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경제발전을 추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행복경제학자들이 내세우는 논지다. 행복경제학자들이 경제발전과 행복이 관계가 없어지는 시점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는 때. 국민소득 2만달러 안팎을 왔다 갔다 하는 한국이 딱 이 지점에 와있다. 이제부터 한국인들도 단순한 경제발전을 넘어 행복한 경제발전을 꿈꿔야 할 때라는 얘기다.

한국, 행복경제학 출발선 위치

매경이코노미는 지령 1500호 발간을 맞아 ‘한국도 이제 행복경제학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고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할 때가 됐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세부적으로는 일본 온라인 리서치 1위 업체 마크로밀의 한국 법인 마크로밀코리아와 손잡고 한국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행복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단행했다.

더불어 일본 마크로밀에서는 일본인 519명을 대상으로 같은 설문조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이를 통해 양국 국민 행복의식에 대한 다양한 결과물을 추출할 수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국민이 ‘최소한 이 정도 조건이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는 대표 인물도 찾아봤다.

동시에 한국의 대표적인 행복경제학자로 꼽히는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행복경제학 시대 도래가 우리 삶에 어떤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설문조사 진행한 마크로밀코리아는 어떤 회사?]

■ 일본 온라인 리서치 1위 업체

마크로밀코리아는 일본 리서치 업체 마크로밀의 한국 법인이다. 2000년에 설립된 마크로밀은 현재 일본 리서치시장에서 3위 업체다. 마크로밀은 온라인 리서치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여타 리서치사들은 오프라인 리서치 관련 매출 비중이 크다. 순전히 온라인 리서치만으로 3위에 오른 데서 볼 수 있듯, 온라인 리서치 분야에서는 마크로밀이 독보적이다. 실제 온라인 리서치로 범위를 한정하면 마크로밀이 업계 1위로 올라선다. 지난해 온라인 리서치 매출액이 74억엔으로, 2위 인태그사의 42억엔을 크게 앞질렀다. 인태그사는 일본 리서치시장 내 1위 업체다. 2000년에 시작해 지난해 기준 전체 리서치시장 3위, 온라인 리서치시장 1위 업체가 된 만큼 그동안의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다. 매년 매출액이 10억엔씩 증가하는, 말 그대로 고속성장을 계속했다.

온라인 리서치 전문업체인 마크로밀이 내세우는 최대 강점은 ‘24시간 이내 조사 결과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신속함이다. 리서치 자동화 시스템 덕분이다. 조건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패널 선정서부터 메일 보내기, 회수된 메일 내용을 분석해 가공된 데이터를 만들어내기까지 모두 시스템이 스스로 알아서 한다. 대신 마크로밀 직원들은 응답이 없거나 거짓 정보를 입력한 패널을 찾아내 패널 자격을 박탈하는 등 엄격한 패널 관리와 데이터의 추가적인 분석에 집중한다. 또한 고객에게 분석을 위한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도 마크로밀만의 특징이다. 고객들은 리서치사에서 제공된 결과물을 넘어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자사가 원하는 다양한 문서를 만들고 출력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전하는 행복십계명]

■ 화목한 가정이 최고 덕목

전문가들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행복을 느끼기 위한 요인들이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중에서도 3가지가 특히 중요하다. “행복학 연구자들은 가정 화목과 인간관계, 그리고 보람 있는 일을 행복의 3대 조건이라 본다”는 전언이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세 가지 모두 어느 정도 노력을 통해 일궈낼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건은 단연 가정의 화목이다. 이혼, 가정폭력 등과 같은 가정불화가 있으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그러나 노력을 통해 이루지 못할 상황의 문제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자극을 바꾸지 말고 반응을 바꿔야 한다.

서은국 연세대 교수는 “키 작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농구 선수가 되기를 원한다면 어느 정도 이상의 행복을 갖기 힘들다. 바꿀 수 없는 현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행복 관련 유전적 요소가 중요하다는 얘기도 많다. 김인자 한국심리상담연구소장은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는 50%가 유전, 10%가 환경, 40%가 개인의 통제력”이라고 규정한 뒤 “40%의 통제력이 60%의 나머지 결정 요인을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한다.

개인의 통제를 통해 욕구가 충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 심리학자들이 행복의 요인으로 주로 성격을 강조하는데 성격 또한 천성임을 감안하면 같은 맥락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열정적으로 일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일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동시에 찾을 수 있게 된다.

긍정적인 마음가짐 역시 중요한 행복의 요소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타인과 자신의 장단점을 비교하지 않고,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화내는 습관도 좋지 않다. 진화론의 용불용설이 여기에 통용된다. 화를 낼수록 화와 관련한 신경계통이 발달해 나중에는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게 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우리나라가 객관적인 생활수준 대비 행복도가 낮은 나라에 속한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타인의 눈을 신경 쓰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사회 조건을 잣대로 비교하면 모든 사람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부모가 자녀를 비교만 하지 않아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이정전 명예교수 얘기다. 따라서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자신만의 기준을 갖는 것이 좋다. 객관적인 근거가 없더라도 자신이 만족한다면 그것이 행복이라는 의미다.

이상과 같은 행복십계명이 모두 말장난이라고? 이상의 계명은 모두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행복학 연구자들은 자연과학자들이다. 당연히 주장에 대한 체계적이고 근거가 존재한다. 예컨대 제1 계명은 이혼한 가정과 이혼하지 않은 가정의 행복 수치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해 추출한 결과다.

■ 설문조사기관 = 마크로밀코리아

 

 출처:  매경이코노미 제1500호(09.04.0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