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에서 24시간 끓여야 면역력 ‘인삼 영양 본색’ | |
[건강2.0] 생즙보단 끓일때 사포닌 높아져 홍삼도 체질 따져야 부작용 없어 | |
양선아 기자 | |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세계적 록그룹 스코피언스, 산악인 엄홍길.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인삼 애호가라는 사실이다.
이렇듯 예부터 현재까지 ‘신비의 약초’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온 인삼이 최근 신종 플루 덕에 한층 코가 높아졌다. 인삼이 면역력 강화에 좋다는 이유에서다. 경동시장에서 10년째 한약재를 팔아온 이승구 인터넷경동시장 사장은 “신종 플루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 8월부터 수삼과 홍삼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실제로 8, 9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인삼공사의 9~10월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나 늘어났다.
■ 신종플루 예방? 글쎄… 인삼이 면역력 강화에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인정하는 진실이다. 식약청은 수삼과 홍삼에 관한 국내외 연구 결과를 들어 수삼은 면역력 강화와 피로 해소에, 홍삼은 이 두 효과와 더불어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한 혈행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홍삼의 기억력 개선 기능에 대해서는 현재 입안 예고중이다. 한방에서도 인삼은 오장육부를 보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등 다양한 효능이 인정돼 약재로 유용하게 쓰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삼을 먹어 신종 플루를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홍덕 원광대 한의대 겸임교수는 “인삼이 체질에 잘 맞는 사람이 인삼을 제대로 먹어 좀더 건강해지면, 신종 플루에 걸릴 위험이 낮아질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정확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삼이 체질에 안 맞는 사람이 신종 플루를 예방한다는 목적으로 장기간 복용했을 때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지현 식약청 건강기능식품기준과 보건연구사도 “건강기능식품은 질병 예방이나 치료 목적이 아니라 ‘보충제’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인삼 제품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조언했다. ■ 체질에 맞게 먹어야 한방에서 인삼은 몸이 냉한 음체질에 적합한 식품으로 본다. 소음인에게 가장 맞고, 태양인이나 소양인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열이 많은 체질, 고혈압 환자, 감기나 염증으로 고열이 있는 사람은 인삼을 먹어선 안 된다. 김현주 인천 기린한약국 한약사는 “인삼을 먹었을 때 가슴이 답답해지고 얼굴이 달아오를 정도로 열감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은 인삼이 맞지 않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인삼 대신 더덕이나 잔대를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삼의 부작용 증상으로는 사람에 따라 발열, 코피, 피부 발진, 두통, 불면, 가슴 두근거림, 혈압 상승 등이 학계에 보고돼 있다. 수삼은 체질에 맞게 먹어야 하지만, 홍삼은 체질과 상관없다며 마구 먹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홍삼 역시 인삼과 같은 성질이고 체질에 맞는지 확인하고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삼이 자신의 체질에 맞는지 알려면 전문가인 한의사와 상담하거나, 인삼차 분말을 먹어 두드러기나 열감 등 부작용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 물과 함께 약한 불에서 끓여야 인삼은 어떻게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인삼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은 사포닌이다. 진세노사이드라고 불리는 사포닌 성분은 면역력 증진, 말초혈관 확장, 중추신경 흥분, 혈소판 응집 억제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따라서 사포닌의 함량을 적정량 섭취해야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좋다고 무조건 먹기보다 섭취 방법까지 깐깐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최재을 충남대 교수(충남인삼 특화작목 산학연협력단장)는 “인삼 사포닌은 단단한 섬유질에 둘러싸여 있어 잘 뽑아내 먹어야 한다”며 “물에 끓여 먹어야 우리 몸에 흡수가 가장 잘된다”고 말했다. 수삼은 제철인 가을(10~11월) 제품이 가장 품질이 좋다. 여름 잎줄기가 왕성하고 꽃이 필 때는 사포닌 함량이 감소한다. 수삼은 수분 함량이 많아 저장 중에 쉽게 변질돼 가공해야 오랫동안 저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수삼을 생즙으로 짜서 먹기보다는 물에 끓여 먹는 것이 사포닌을 소화 흡수하는 데 가장 좋다. 그렇다면 무조건 팔팔 끓여 먹으면 될까? 최 교수의 연구 결과, 수삼은 75℃에서 24시간 추출할 때 가장 사포닌 함량이 높았다. 백삼은 75℃에서 18시간, 홍삼은 같은 온도에서 12~18시간 추출했을 때 사포닌 함량이 가장 높았다. 이 모두를 종합하면, 인삼의 사포닌 성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선, 물과 함께 인삼을 약한 불(75℃)에서 끓여 먹어야 한다. 삼계탕이나 인삼샐러드, 인삼튀김, 인삼무침 등 음식으로 먹을 땐, 인삼의 효능을 기대하기보다는 맛과 향, 섭취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먹으면 된다. ■ 같이 복용하면 안되는 것들 인삼을 먹을 때 카페인, 혈압약,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제), 정신병 치료제 등을 같이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홍삼이 혈압과 신경에 항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들 약과 같이 먹게 되면 약효가 너무 강해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섞어먹다 탈날라 약이되는 ‘삼 궁합’
인삼과 잘 맞는 음식이 있고, 잘 맞지 않는 음식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음식 궁합도 체질에 따라 맞기도 하고,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O)
인삼+꿀: 인삼+대추: 대추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인삼과도 잘 어울린다. 인삼+황기: 폐의 기능을 좋게 하고 땀을 조절해준다. 인삼+마: 자양 강장 효능이 있고, 기관지를 튼튼하게 해준다. 인삼+숙지황: 혈압 조절을 도와주고 몸의 진액을 보충해준다. 인삼+맥문동+오미자: 여름철 음료로 좋다. 폐의 기능을 돕고 땀으로 빠진 영양성분을 보충해준다. 인삼+닭: 닭고기의 독특한 냄새를 중화시키고, 기력을 보강해준다. (X)
인삼+우유: 종류따라 저장법 달라요
■ 수삼 재배한 인삼을 수확한 뒤 특별히 가공하지 않은 상태의 생삼을 말한다. 수삼은 75% 내외의 수분을 함유해 1주일 이상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 건삼 말린 삼을 말하는데, 백삼과 피부삼이 있다. 백삼은 주로 4~5년근 수삼을 원료로 껍질을 살짝 벗겨내고 그대로 햇볕에 말려 제조한 것으로, 말린 형태에 따라 직삼, 반곡삼, 곡삼으로 구분한다. 피부삼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말린 삼을 말한다.
■ 홍삼 주로 6년근 수삼 중에 양질의 수삼만을 선별해 껍질째 찌고 건조해 수분 함량이 14% 이하가 되도록 가공한다. 홍삼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비효소적 갈색화 반응이 촉진돼 갈색화 반응 생성물이 형성되고, 그중 말톨 같은 항산화 성분이 다량 생성된다.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진세노사이드 Rh₂, 파낙시트리올 등과 같은 새로운 활성 성분도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사람사는 이야기 > 건강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과학리포트] 면역력 키우는 ‘착한 콜레스테롤’ 있다? (0) | 2009.11.24 |
---|---|
몸과 똥은 ‘한통속’ 잘 통하였느냐 /늦은 식사 ‘숙변’돼…배변시간 2분 (0) | 2009.11.24 |
사소한 손발 저림이 큰일 낸다 (0) | 2009.10.15 |
가을철만 되면 내 코는 비상! (0) | 2009.10.15 |
돌연사/ 평소 건강관리 필수..폭염·열대야도 심장에 큰 부담 (0) | 2009.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