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멘토 10명이 말하는 '새로운 10년' 전략 포인트
경영 멘토들에묻습니다 호랑이해최고 투자처는?
새로운 밀레니엄의 첫 10년(2000~2009년)은 불안했다. 테러와 전쟁, 부동산 버블과 이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정부·기업·소비자 모두 빚만 늘었다. 그래서 '부채의 10년(debtcade)'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그렇다면 새 천 년의 두 번째 10년은 어떨까.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Weekly BIZ의 지상(紙上) 멘토링 코너인 '18인의 경영 대가에게 묻는다'에 참여하는 국내외 CEO와 경영 석학들에게 미래 경영 전략을 묻는 공통 질문 5개를 던졌다. 10명의 멘토가 이에 응했다. 그들의 답변은 저마다 달랐지만, 공통적인 메시지가 적지 않았다.
그중 하나는 역시 '중국'이다. 올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와 올해 출장을 가장 많이 갈 지역을 묻는 질문에 모두 중국이라는 대답이 반수를 넘었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는 올해의 투자처로 중국을 포함한 '그레이트 차이나(Great China)' 지역을 꼽았다. 그는 중국이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치르면서 정치ㆍ경제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 중국의 영향으로 아시아권 전반이 어떻게 바뀌는지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력적인 투자처로 신재생 에너지와 탄소 배출권 거래 등 환경 분야를 거론한 사람도 10명 중 3명이었다. 김동수 듀폰 아시아ㆍ태평양 고문은 "인류의 문명을 좌우해 왔던 에너지 소비 체계가 다시 한 번 크게 뒤바뀔 것"이라며 "다만 시장에 너무 앞서 나가다 실패할 수 있는 만큼 너무 빠른 투자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풀러(Fuller) 모니터그룹 대표는 2010년이 '신중한 낙관의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 경제가 여러 면에서 예전보다 좋아 보이긴 하지만, 펀더멘털은 여전히 약간 불안하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이 각국 정부의 엄청난 투자에 의해 이뤄졌고, 결국에는 높은 세금과 인플레이션 압박을 유발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세계 3대 헤드헌팅업체인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의 케빈 켈리(Kelly) 사장은 "지금이야말로 유능한 인재를 확보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불황 기간에 기업에 대한 기존 직원들의 충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業의 본질에 충실하고출구 전략에 대비할 것
2. 업(業)의 본질에 충실하자. 경쟁사와 차별된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자.
3. 온라인 쇼핑몰 사업. 특히 기업형 수퍼마켓(SSM) 규제로 신선식품을 싼 가격에 당일 배송하는 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4. 아모레퍼시픽. 글로벌 화장품업체들과 경쟁하면서도 국내 1위를 지켜왔다.
5. 중국의 화동·화북지역. 국내 유통시장은 포화 상태인 반면, 중국은 계속 성장하는 시장이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
2010년 상하이 엑스포로大中華는 도약할 것이다
2. 고객에게 어떤 '탁월한 가치'를 만들어 줄 것인지 고민하자.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온리 원(Only-One)'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으로 차별성을 확보해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3. 중국을 포함한 '대중화(大中華·Great China) 지역'이다. 중국은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계기로 정치·경제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권에선 말레이시아·베트남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4. 세계 3대 시멘트 제조업체인 멕시코의 시멕스(CEMEX)사는 시멘트 유통에 GPS를 기반으로 한 통합 업무시스템을 적용, 물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은 '훌륭한 브랜드는 스스로 성장한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둘 다 혁신과 차별화가 무엇인지 생생히 보여준다.
5. 중국·인도·동남아 지역. 중국의 경우 이미 진출한 톈진·상하이 이외 지역에 진출을 타진하려 한다. 인도는 현재 하루 6시간씩 홈쇼핑 시험 방송을 진행 중이며, 올 초 24시간 전용 채널을 확보할 예정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서바이벌과 긴축을 넘어컨버전스사업 발굴해야
2. 호랑이의 해를 맞아 후회하고 실망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미래를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진취성과 신념을 갖자.
3. '컨버전스(융합)'사업이다. 투자 대상과 지역, 시점을 찾기보다는 현재의 사업 영역을 새로운 사업과 '융합'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창조적이다.
4. 구글은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창의성 있는 기업이다. GE는 초기 굴뚝사업에서 금융·친환경사업을 접목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았다.
5. 중국. 새해는 중국에서 본격적인 인터넷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애플社가 롤 모델…서유럽으로 자주 갈 것
2. 융합의 시대에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자. '화합'의 능력까지 요구되는 시대에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 나가자.
3. 전기차 등 그린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디자인.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한 신개념 디자인. 문화를 산업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 프로젝트.
4. 애플.
5.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서유럽 지역에 많이 갈 것 같다.
김동수 듀폰 아시아·태평양 고문
이제는 '코리아 프리미엄'의 후광 꿈꿀 때
2. 리더(관리자)의 자기 혁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다. 리더는 목표를 설정하고 기준을 계속 높이는 동기 부여자가 돼야 한다. 일이 잘 풀릴 수 있도록 장애물은 제거해주고, 윤활유를 뿌려주는 '조직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기성세대보다 지식이 뛰어난 현재의 젊은 세대는 이런 리더를 존경하고 따른다.
3. 환경 관련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와 소재, 바이오 기술, 수(水) 처리 사업이 무섭게 성장할 것이다. 주의할 것은 너무 빠른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4. 삼성·현대·LG 등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기업이다.
5. 역시 중국이다. 중국의 시장과 자본, 생산성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대표
오히려 작년이 기회… 올해는 힘든 경쟁이 예상
2. 2009년을 위기라고 한 적이 없다. 준비된 회사엔 2009년이 기회였다. 반대로 2010년은 밝기만 하다고 볼 수 없다. 경기 회복기에는 회사 간의 우열이 잘 안 드러나고,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경쟁력은 어디에 있는지, 자원 배분은 합리적으로 됐는지, 장기적인 방향성은 옳은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다. 고민의 깊이는 2010년이 2009년보다 훨씬 더 깊다.
3. 자신의 비교 우위에 따라 기회는 달라질 것이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좋은 투자 기회란 없으니까.
4. 현대자동차. 계열사라서 꼽은 것이 절대 아니다. 단기간에 눈부신 전략적 우위를 구축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5. 현대차·기아차의 판매와 관련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유럽에 자주 출장을 갈 것으로 본다.
캐빈 켈리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 CEO
최고의 직원을 지키고, 인재를 찾는 데 투자하라
2. 조직의 리더가 비전을 바꾸지 않는 것, 그리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들은 조직이 장기 목표를 향해 여전히 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폭풍우가 코스를 조금 이탈시킬 수는 있지만, 방향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는다는…. 소비자들은 경기가 나쁠 때에도 성실성과 서비스, 팀워크를 고수하는 기업을 빨리 알아내고 보상한다.
3. 최고의 직원을 지키는 데 투자하라. 새로운 기회를 찾는 재능 있는 인재를 고용하는 것 역시 바로 지금 할 일이다. 이것은 어느 지역에도 제한되지 않는 전 세계적인 기회이다.
4.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여건이 어려웠던 2009년에도 자신의 가치를 유지했다.
5. 미주·아시아·태평양·유럽·중동·아프리카 등 각 지역에 고르게 출장을 갈 것 같다. 매번 출장을 갈 때마다 글로벌화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다양성이 존재하는가를 깨닫게 된다.
팀 하포드 경제 칼럼니스트
자기 자신이 최고의 투자처가족과 함께 시간 보낼 것
2. 실패를 두려워 말라. 그리고 배워라. 말은 쉽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매우 어렵다. 조직은 실제로 실패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 개인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CEO라면 사람들이 실패를 이해하도록 도울 것이다.
3. 가장 효과적인 투자는 언제나 자신의 실력과 목표를 높이 쌓아 올리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이야말로 최고의 투자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나는 2010년에 새로운 책을 쓰고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투자할 것이다. 주식시장에도 일부 투자를 할 것이다.
4. 구글이 확실히 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본다. 구글이 모든 기업의 롤 모델이 될 수는 없지만, 구글은 수많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했다.
5. 지난해엔 동남아시아로 매우 많이 여행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후 변화를 공부하고 있고, 갈수록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아마도 올해 나는 런던의 내 집과 가까운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마크 풀러 모니터그룹 회장
올해 핵심 키워드는 신중인도·베트남에 주목
2. 불확실성과 회복의 기간은 버블뿐만 아니라 투자 기회도 제공한다. 자사와 경쟁사의 강점과 약점을 조사해 무엇이 필요한지 건전한 전략을 구사할 능력을 갖추도록 하자.
3. 아시아,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를 꼽는다. 신사업 중에는 신재생 에너지와 탄소배출권 거래 관련 기술, 스마트폰·컴퓨터 네트워크와 결합된 헬스케어, 로봇 엔지니어링 등이 유망할 것이다.
4. 삼성·LG·현대차는 경기 침체를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로 활용했다. 국가적으로는 중국과 싱가포르가 매우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해왔다. 선진국 기업들 중엔 골드만삭스가 위기에 투자해 그들의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을 크게 높였다.
5. 중국·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를 주로 방문할 예정이다.
스티븐 비스쿠시 비스쿠시그룹 CEO
북한의 군사 공격 대비해기업들 비상계획 준비해야
2. 중국 제품을 모방해 미국에 공급하는 제조업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단 중국보다 제품의 질이 우수하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만들어진 제품이어야 한다. 제품에 찍힌 '메이드 인 사우스 코리아' 표시는 인권이 존중되는 곳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3. 그린(친환경) 제조업이다. 친환경 산업은 한국 기업이 인권과 환경을 무시하는 다른 아시아 기업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4. 한국의 기아자동차는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타임워너·CBS 등을 추격하면서 말이다.
5. 한국. 한국 국민들에게 직업과 기업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