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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 고춧가루 뿌리고 다니다

성공을 도와주기 2010. 3. 25. 10:32

이참, 고춧가루 뿌리고 다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고춧가루 전도사'로 나섰다.
24일 낮 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난 이 사장은 밥상에 앉아 갑자기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금색 플라스틱병을 꺼냈다. 그러더니 빨간 분말을 톡톡 털어 막걸리에 타 마시면서 맛을 음미했다. 고춧가루였다.

다소 장난스러워 보이는 이 사장의 이러한 `주법(酒法)'은 이유가 있었다.
이 사장은 고춧가루를 탄 막걸리를 두어 모금 마신 뒤 "한국의 고춧가루가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요리가 취미인 이 사장은 한식 세계화에 관심이 많다.
그는 작년 7월 취임 인터뷰에서 관광 상품화가 가능한 음식 재료를 고춧가루라고 지목,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구상했던 `작품'을 결국 만들어내고 말았다. 이 사장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관광공사 면세사업단이 경북 안동의 태양초 전문 재배업체와 손잡고 기획.개발한 상품은 `코칠리(KOCHILLI)'였다.

코리아 칠리 파우더(Korea Chili-Powder)를 줄여 이 사장이 이름을 지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태양초의 60%를 재배하는 안동에서 이 사장이 업체를 직접 엄선, 가장 좋은 재료와 최신의 가공시설을 이용해 위생적으로 만든다고 한다.

용기나 포장 등도 차별화해 파우치 형태와 조그마한 약병 모양, 전통 도자기 모양 등으로 관광 상품화했다.

`글로벌 핫소스'로 불리며 세계 160여개국에서 소비되고 있는 타바스코 소스보다 한국의 고춧가루가 서양의 음식에 더 잘 들어맞는다고 이 사장은 역설한다. 피자 등의 양식에도 고춧가루가 어울린다는 것.

이 사장은 "건조한 외국 고춧가루와는 달리 적당한 습기가 있는 한국의 태양초 고춧가루는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맞다"고 했다.

고추는 17세기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왔지만, 우리 고유의 토양과 기후에서 독특한 맛이 만들어졌다고 그는 말했다.

이 사장은 매운맛과 쓴맛, 단맛, 짠맛을 모두 내면서 음식 고유의 맛과 충돌하지 않는 고춧가루에는 동양철학의 토대를 이루는 음양오행의 원리가 스며있다며 나름대로 음식 철학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매운맛을 내는 캅사이신 성분이 엔도르핀을 증가시켜 우울증을 예방한다는 이론과 미국의 유명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가 고춧가루 다이어트에 성공한 얘기 등 고춧가루와 관련한 얘기들을 1시간 넘게 풀어놓더니 "매운맛 좀 보실래요?"라며 코칠리를 선물로 건넸다.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