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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2.0] 기업 임원 심리치료 해온 정혜신 박사 임원 상당수 ‘개선 콤플렉스’ 시달려 최근 치유 프로그램 지원 기업 늘어 “자기 성찰이 정서적 안정감 첫걸음” | |
양선아 기자 | |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임원 하면 ‘자신감’ ‘자부심’ ‘도전의식’ ‘최고’ 같은 단어가 떠오른다. 명예와 부를 거머쥔 그들에겐 콤플렉스 같은 건 없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지난 6년간 수많은 기업들의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마인드프리즘 대표 마인드 애널리스트)의 얘기를 듣노라면, ‘그들도 그저 평범한 한 인간일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랫사람 입장에선 상사가 자기 맘대로 결정하고 아랫사람 평가까지 하는데 무슨 스트레스를 받을까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경계나 통제가 굉장히 심한 사람들이죠.” 정 박사는 최고경영자나 임원들은 상당수 ‘개선 콤플렉스’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강점과 약점이 있다. 그런데 개선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사람은 자기의 입체적인 모습을 보지 않고 약점에 심리적 에너지 투입을 많이 한다. 약점을 극대화해서 받아들이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것. 이것은 그들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데다, 다면평가라는 시스템을 통해 여러 평가를 계속 받기 때문이다. 또 우리 사회가 개인에게 과도한 성과를 기대하고, 그것에 잘 부응하는 사람들이 최고경영자나 임원이 될 확률이 높기도 하다. 그들은 개선에 대한 강박을 연료로 많은 것을 성취하지만, 개인적 측면에서 보면 자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정 박사는 지적했다. 자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까? 정 박사는 “개선 콤플렉스에 시달리면 쉴 줄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의 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니 끊임없이 ‘개선’하기 위해 움직인다. 부부·자식·친구와의 관계, 혼자만의 여유 등 개인적 여백과 공간과 관계는 어느새 사라진다. 본인이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니 상대방에게도 무엇인가 개선하기를 기대한다. 그런 사람의 옆에 있는 사람은 결국 힘들고 지치고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극단적으로는 그들은 많이 외로워지게 된다. 짜증이나 화도 잦아진다. 조직 내 스트레스는 당연히 올라가게 된다.
심리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대기업 임원의 실제 얘기를 들어보자. 산적한 업무로 평소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한 그는 미안한 마음에 어느 날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에 데려간다. 공원에서 잠자리가 날아다니니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잠자리를 잡고 싶어 하지만 잘 잡지 못한다. 그런데 ‘개선 콤플렉스’를 가진 그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사람이 노력하면 못할 것은 없어. 잘 잡아봐. 잠자리 다섯 마리 못 잡으면 오늘 점심 없다.” 심리 분석 뒤 이 임원은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아빠 같으면 그냥 아이를 대신해서 잡아줬을 것 같은데 난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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