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6771 14.05.23 22:46 신고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은 형용모순 같지만 반권력적이었다. 삼권분립이라는 것이 형식적인 분류일 뿐, 거의 모든 권력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 쏠려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보여준 통치행위란 지독할 정도로 반권력적이어서 너무나 민주적이었다. 자신에게 집중된 권력을 어떻게든 분산시키고, 군림하는 통치가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다그쳤던 유일무이한 존재였다.
만일 민주주의가 인간이 선택한 최선의 체제라면, 그래서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정부의 목적이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정치적 자유와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고, 사회경제적 평등을 위해 기득권의 반칙과 특권을 저지하는 것이라면,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은 민주적 권력이 어때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모범사례라 할 수 있다.
다음 이미지 캡처
그는 어떤 결정에 앞서, 그것의 결과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통치 권력의 행사라면 귀를 열고 들으려 했고, 토론을 통해 균형 잡힌 합의에 이르려 했다. 보다 많은 국민의 소리를 직접 들으려 했고, 최대한 국민의 언어로 말하려 했다. 통치에 방해가 된다 해도 언론과의 관계에서 불편함을 감수했으며, 연정을 제의할 만큼 야당과의 대화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성숙되지 못한 대한민국 정치문화에 어떻게 해서든 민주적 절차를 정립하려 했고, 그것이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에 대한 탄핵도 받아들였다. 민주주의는 하나의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느리고 시끄럽고 힘들지만, 그럴 때만이 다양한 국민의 소리가 가장 잘 들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발전하고 성숙되는 것이다. 제왕적 권력이 주어진 최고 지도자가 통치행위에 있어서도 민주적 원칙을 지키고, 투명성의 확보를 위해 전자화하고, 모든 기록물을 남겨 후대의 평가와 비판에 열린 자세를 취했다. 기득권의 반칙과 특권과 타협하지 않았고, 박정희 유신독재부터 이어져온 대통령에 대한 기업들의 통치자금을 받지 않았다.
다음 이미지 캡처조회
그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믿었고, 다중지성의 진화와 깨어 있는 시민으로서의 국민의 힘을 믿었다. 그에게는 늘 사람이 먼저였고, 이는 퇴임 이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나는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를 통틀어 노무현 대통령 같은 지도자를 본 적이 없다. 그는 자신의 권력에 스스로 제한을 둬, 권력 집행의 민주적 절차를 실질적인 면에서까지 확대한 거의 유일한 지도자였다.
나는 노무현을 통해 미래의 지도자를 봤다. 대통령으로서의 공과를 넘어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인류사의 목표를 지향했던 미래의 지도자를 봤다. 단지 그것뿐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최고 지도자로서 민주주의를 실천했고, 민주주의의 발전을 견인할 국민의 힘과 사람이 먼저인 세상의 도래를 믿었다.
그리고 이제 그 결실이 하나둘씩 맺어지고 있다. 국민이 깨어나고 있다. 다시 그들이 민주주의를 말하고 있다. 공정과 정의, 평화와 공존으로서의 민주주의를 말하고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고 노무현 대통령 5주기에 비로소 웃는 나의 추모이다. 떠났다 해도 떠나지 않은 것이 있기 마련이며, 그것이 노무현의 정신이다.
대체 민주주의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대통령이 있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14.05.23
- 늙은도령
- 네, 그립습니다. 그 그리움으로 민주주의를 다시 되찾아야 합니다. 14.05.23
- 늙은도령
- 그래요, 그때가 행복했습니다. 14.05.23
- 늙은도령
- 그래요, 보고 싶은 대통령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분입니다. 님의 댓글이 참 마음에 와닿네요. 14.05.24
- 늙은도령
- 어쩌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지도... 14.05.24
- 매조지
- 역사에 또렷이 각인되고 회자(膾炙)할 위인 중의 위인인 분. 그분이 뿌린 씨앗은 우리의 심장을 통해 DNA에 새겨져 이명박근혜 같은 자들이 날뛰지 못하는 세상을 만들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14.05.24
- 38
- 늙은도령
- 그러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14.05.24
- 늙은도령
- 보고 싶네요, 정말로. 14.05.24
- 로맨티스트준
- 6.4 지방선거 개표 조작 시민 감시단 카페 오픈했습니다 . 온.오프라인 활동 모두 가능 하십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__) http://cafe.daum.net/fecakorea 14.05.23
- 19
- 늙은도령
- 애써 주십시오. 14.05.24
- 늙은도령
- 정치가 국민과 만나는 지점에 그분이 있을 것입니다. 14.05.24
- 늙은도령
- 그런 분이셨죠. 14.05.24
- 늙은도령
- 저도 그러네요. 14.05.24
- 오도경
- 세종대왕 김구선생님 노무현대통령.... 시대를 초월한 한 인물같습니다 14.05.23
- CHONAMJOON
- 이명박근혜는 지금 스스로가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14.05.24
- 10
- dice
- 정말 위아래도 없고 버릇장머리와 싸가지 없는 인간들을 만들어 낸것 노무현 때문인거 맞다. 저질이고 품격 없는 문화 만들어 낸 장본인. 대통으로서 자살해서 죽은 거. 모든 저질문화 창조자 14.05.24
- 1
- 단군사랑
- 당신같은 무뇌아들이 이명박근혜 세상을 만들어 세월호 같은 시대적 아픔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좀 더 공부해서 진실을 탐구하기 바란다. 그래야 세상에 태어난 보람을 죽을때 느끼면서 갈 것이다. 04:52
- 소주창고
- 쪽바리야 네이버로가 14.05.24
- mk kim
- 아직도 정신 못차렸구만 14.05.24
- 김순희
- 노무현대통령 그립습니다. 그리움이 힘이 되어 이나라를 지켜가는 국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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