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현예 입력 2014.07.07 02:31
"바이두는 중국 내 한류(韓流) 확대의 플랫폼이다. 앞으로 중국에서 성공한 사업모델을 한국 시장에 내놓고 싶다."
지난 4일 오후 3시20분. 신라호텔 커피숍으로 정장 차림의 바이두(百度) 리옌훙(李彦宏·46) 회장이 종종걸음으로 들어왔다. 그는 중국 최대 검색포털인 바이두의 창업자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50) 회장과 더불어 중국 최대 부호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지난 4일 한·중 경제협력 통상협력포럼 참석차 방한한 ‘세계 3대 검색포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을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리 회장은 “한국은 삼성전자 같은 세계 최고 수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있어 협력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이날 오후 한국을 찾은 리 회장은 한·중 경제통상 협력 포럼 참석에 앞서 오영호(62) KOTRA 사장을 만났다.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야기는 한국 기업들의 정보를 중국 시장에 제공하는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까지 빠르게 진행됐다.
오 사장은 "KOTRA는 한국에서 네이버를 통해 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바이두와도 협력하고 싶다"고 운을 떼자 그가 웃음을 지었다. "네이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하루 6억 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바이두에 접속한다. 중국에 한국기업과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바이두와 딱 들어맞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사장이 틈을 놓치지 않고 "MOU를 체결하자"고 제안하자 그는 흔쾌히 '좋다, 문제없다'는 뜻의 "하오(好), 메이원티(沒問題)"라고 즉답했다.
리 회장의 한국 언론과의 첫 인터뷰는 현장면담과 사전 서면 인터뷰로 진행됐다. 그는 "기술의 힘을 믿는다"며 자신의 경영철학과 바이두의 미래상을 공들여 소개했다.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해선 "중국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을 한국 시장에도 진출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또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처럼 "한류를 계기로 한·중 사업 합작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한국에 대한 인상은.
" 2004년 처음 서울에 왔을 때 가게마다 홈페이지 주소가 적혀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한국 실물경제에서 인터넷이 그만큼 (영향력이) 강한 것으로 느꼈다. 지난 10년간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터넷망을 구축했다. 이동통신, 스마트폰 영역에서도 경쟁력이 세계 수준에 올라 있다. 지난해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초청을 받아 왔다. 바이두와 삼성은 모바일 영역에서 다년간 합작을 하고 있다. 더욱 많은 산업에서 한·중 교류와 협력의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100대 브랜드' 조사에서 바이두는 지난해 33위,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30위였다. 올해 바이두는 삼성전자(29위)를 제치고 25위로 뛰어올랐다. 급성장한 바이두의 성장 비결은 무엇인가.
"'기술의 힘'이다. 바이두 사용자가 보게 되는 것은 간단한 검색창이다. 하지만 배후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 중이다. 언어식별 기술, 이미지 식별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예컨대 길을 걷다 발견한 예쁜 꽃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바이두의 이미지 인식을 거치면 꽃이름과 생물학적 속성까지 알 수 있다. 올 상반기엔 앤드루 응(인공지능 연구 분야 세계 1인자)과 같은 최고 과학자를 동참시켜 '바이두 대뇌' 연구를 하고 있다(바이두는 올 상반기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세웠다). 이미 200억 개의 실험용 신경세포를 근간으로 2~3세 아동 지능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다. 향후 10대 청소년 지능 수준으로 올라가게 되면 기술은 더욱 혁명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 한국 기업과 협력할 분야가 있다면.
"앞으로도 인터넷은 우리 생활을 다채롭고 강렬하게 변화시킬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최근 몇 년간 인터넷 발전의 중요한 방향 중 하나다. 내부 회의에서도 SNS를 품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중 양국의 SNS 합작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바이두 는 중국 인터넷 문화의 집결지일 뿐만 아니라 한류 드라마와 노래를 포함한 한국 문화가 중국에서 영향을 확대하는 플랫폼이다. 한류 팬카페에서 활동하는 중국 블로거 수는 한국 총 인구의 40%에 달하는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밖에 기술 연구 분야에서도 중국과 한국 기업 간의 교류와 합작의 여지가 있다고 믿는다."
- 바이두는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하기로 했는데, 본격적인 한국 진출은 언제 하나.
" 중국에서 SM의 음악과 뮤직비디오에 대한 판권을 책임질 예정이다. 이는 한·중 다국적 협력일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전략적 합작으로 양국의 큰 관심으로 얻고 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믿는다. 중국은 인터넷 사용자 규모 면에서 세계적이다. 반면 한국은 속도가 빠르다. 중국에서 성공했던 사업 모델을 한국에서 해보고 싶다. 특히 포토 원더 사업을 한국에 진출시킬 예정이다.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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