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일자리 만드는 재벌 계열사]
10대그룹 211개사 고용 분석
내부거래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엘지·롯데 등 재벌기업 일부 계열사의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이 60~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 대상 전체 기업 평균보다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건설·물류 업종의 특성상 그 비중이 높다고 해명하지만, 수익은 손쉽게 올리면서도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은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가 ‘고용형태 공시제도’에 따라 1일 공개된 10대 재벌 계열사 211곳의 고용현황을 10일 분석해보니, 삼성전자로지텍(삼성전자 지분 100%), 하이비지니스로지스틱스(엘지전자 지분 100%), 롯데로지스틱스(롯데 계열사 지분 49.7%), 지에스네오텍(허창수 지에스그룹 회장 동생 지분 100%) 등 해당 재벌 내부거래의 비중이 큰 회사들이 간접고용을 많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삼성 계열사인 삼성전자로지텍은 전체 노동자 2134명의 70.5%(1434명)가 간접고용이다. 공시 대상 전체 기업 2942곳의 평균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은 20.1%다. 삼성전자로지텍의 지난해 매출(1조708억원)에서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91.0%(9799억원)나 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2억여원이다.재계 3위인 엘지 계열사 하이비지니스로지스틱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137억여원인데 엘지전자·엘지화학·엘지디스플레이 등 계열사가 올려준 매출액만 3750억원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89.7%에 이른다. 이 회사도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이 67.4%로 평균보다 3배 이상 높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7억원이다. 내부거래 비율이 94.0%에 이르는 롯데로지스틱스도 58.0%가 간접고용 노동자다.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이들 기업은 그룹 계열사가 몰아준 일감 덕에 경영조건이 좋은데도 돈 버는 데만 열중했다는 뜻이다. 효율 추구 못잖게 고용과 관련한 사회적 책임에도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동생 회사에 일감 준 총수, 비정규직 고용해 돈 버는 동생
[나쁜 일자리 만드는 재벌 계열사]
지에스네오텍, 허창수 회장 동생 소유
내부거래율 45%-비정규직 비율 84%
롯데로지스틱스, 내부거래율 94%
노동자 10명중 6명은 간접 고용
계열사·총수 일가가 지분 100% 갖고
저임금 등 비정규직 희생 대가로
특정인에게 이익 돌아가는 구조
지에스쪽 “설비사업 특성상 불가피”
간접고용 등 비정규직으로 일자리의 대부분을 채우고 내부거래를 통해 손쉽게 수익을 거두는 재벌 계열사에는 특징이 있다. 재벌 계열사나 총수 일가가 지분을 100% 갖거나 대주주라는 사실이다.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희생을 대가로 특정인한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다.
대표적인 곳이 허창수 지에스 회장의 동생 허정수씨가 지분 100%을 소유한 지에스네오텍이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 공시’를 보면, 이 회사의 노동자 1969명 가운데 정규직은 317명(16.1%)뿐이다. 일용직 노동자(1410명)와 간접고용 노동자(141명) 등 비정규직 비율이 83.9%에 이른다.
이 회사는 전기통신공사업체로 교환기나 유무선 통신케이블 설치 공사 등을 전문으로 한다. 최근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데 대부분이 계열사와 내부거래 덕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 6613억원 가운데 지에스건설(2540억원) 등 계열사 간 거래가 3024억원으로 매출의 45.4%를 차지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규모는 93억원이다. 형은 자신이 총수인 재벌 내부 계열사의 설비 관련 일감을 동생 회사에 몰아주고 동생은 비정규직한테 그 일을 시켜 수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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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비율이 각각 91.0%, 89.7%이고 비정규직 비율이 74.3%, 69.0%에 이르는 삼성전자로지텍과 하이비지니스로지스틱스(엘지)는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지분 100%를 모두 갖고 있다. 삼성과 엘지그룹 내부 계열사의 각종 물류를 담당하는 회사들이다.
롯데로지스틱스도 롯데리아·호텔롯데·롯데푸드·롯데쇼핑·롯데제과 등이 대주주로 49.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율은 기록적이다. 지난해 매출액 2조1286억원 가운데 계열사가 차지한 비율이 94.0%(2조24억원)에 이른다. 계열사 없이는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한 구조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 1338명의 58%(776명)가 간접고용 노동자다. 롯데로지스틱스 사업장에 와서 일하는 노동자 열에 여섯이 사내하청이나 파견 노동자라는 뜻이다. 고용형태 공시제도는 해당 사업장에 와서 일하지 않고 자체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외 협력사 노동자는 공시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고용형태 공시 자료를 분석해보니, 재계 3위인 에스케이 계열사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에스케이건설(67.8%)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에스케이해운(64.0%)도 노동자 1561명 가운데 다른 회사 소속으로 이 회사에 와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가 38.8%, 1~2년짜리 기간제 노동자가 25.2%에 이른다. 이 회사의 매출 32.3%는 에스케이에너지·에스케이가스·에스케이인천석유화학·에스케이네트웍스 등 계열사에서 나왔다. 에스케이해운의 지분 83%를 ㈜에스케이가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극심한 해운업 경기 불황으로 1061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에 대해 재벌 쪽은 물류나 건설 관련 업종의 특성상 간접고용 노동자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지에스 관계자는 10일 “지에스네오텍은 사업 특성상 하도급을 받아서 전기설비 공사를 하는 회사라 현장 일용직 인원들 수가 대다수다. 그룹 차원에선 비정규직을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데 이런 곳들은 사업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인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내부거래로 일감을 몰아 받는 재벌 계열사의 간접고용 비율이 60~70%라는 사실은 말 그대로 임금의 중간착취다. 해당 기업 인력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일감을 받아 이를 하청업체에 넘기고 이익은 자기 몫으로 가져가는 행위는 지탄받아야 한다”며 “이 문제를 공론화해 관련 법률 정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등록 : 2014.07.10 20:23수정 : 2014.07.10 21:3
국내 10대 재벌 가운데 지에스와 현대중공업, 포스코 그룹 등 3곳은 노동자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재벌 간접고용 평균 30.6%
전체 공시 기업 평균은 20.1%
포스코쪽 “경영 효율 위해 외주”
<한겨레>가 1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고용 현황 공시 기업 2942곳 가운데 삼성·현대자동차·에스케이 등 국내 10대 재벌 계열사 211곳을 분석해보니, 지에스에서 일하는 전체 노동자 5만8587명 가운데 52.8%가 비정규직이었다. 지에스는 간접고용 노동자가 1만9385명으로 전체의 33.1%에 이른다. 단기계약직인 기간제 노동자 사용 비율도 11.7%여서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이 매우 낮았다.
이번 공시 대상 기업은 300명 이상 상시 노동자가 일하는 곳으로, 지에스는 모두 16개 계열사가 이에 포함됐다. 10대 재벌 가운데 가장 높은 간접고용 비율을 보인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계열사 6곳 평균이 61.2%다. 16개 계열사가 공시 대상이 된 포스코도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이 46.7%(전체 비정규직은 52.2%)에 이른다.
이번에 분석 대상이 된 10개 재벌 211개 계열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모두 130만361명으로, 평균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이 30.6%(39만7685명)다. 이는 전체 공시 대상 2942개 기업 평균(20.1%)은 물론 5000명 이상 상시 노동자가 일하는 기업 99곳 평균(26.5%)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수치다. 사실상 재벌이 ‘나쁜 일자리 창출’의 주범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10일 “철강업은 생산 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세분화돼 있다. 그런 업종 특성 때문에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외주를 줘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다 보니 협력사 노동자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전종휘 김정필 기자
숨겨진 간접고용 ‘협력사 직원’
재벌 소속 노동자처럼 일하지만
협력사와 계약탓 공시대상서 제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잇따라
노동계, 이들 포함한 공시 요구
지난 1일 처음 공개된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 공시’는 기업의 간접고용 실태를 어느 정도 드러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하지만 노동계와 학계는 이번 공시에 빠진 간접고용 노동자가 매우 많아 ‘반쪽짜리 공개’라고 지적한다. 노동자가 실제로는 재벌 기업의 소속 노동자처럼 일을 하지만 해당 기업이 노동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는 대신 ‘협력사’에 일감을 준 뒤 그 협력사와 노동자가 근로계약을 맺도록 하면 공시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9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동자들이다. 이들 중 6500여명(나머지는 접수 업무 등)의 노동자는 삼성전자가 만든 냉장고·세탁기·에어콘 등 가전제품을 수리하며, 가슴에 ‘삼성전자서비스’라고 적힌 단체복을 입는다. 그러나 이들은 삼성전자나 삼성전자서비스 소속이 아니다. 전국 100여개 삼성전자서비스센터를 맡은 협력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있을 뿐이다.
1200여명의 협력사 소속 노동자들이 지난해 7월 자신들이 실질적으로는 삼성전자서비스 소속 노동자임을 확인해달라는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낸 까닭이기도 하다. 이들은 고용과 급여 안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까지 45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번에 간접고용 노동자를 뜻하는 ‘소속 외 근로자’로 달랑 60명만 공시했다.
이런 문제는 케이블·인터넷업체 쪽도 크게 다르지 않다. 10일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인터넷·집전화 설치 등의 사업을 하는 에스케이브로드밴드 92개 협력사 3500여명과 엘지유플러스 70개 협력사 3000여명, 케이블 유선망 업체인 티브로드 협력사 24곳 1000여명, 씨앤앰 협력사 19곳 700여명 등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과 유사한 상황이다. 희망연대노조 소속 노동자들은 현재 고용 안정과 월급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동계는 이들 노동자를 포함한 전체 하청 노동자의 규모가 드러나도록 공시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무기계약직과 정규직을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종휘 기자
대우조선해양·포스코건설·현대건설·대림산업 70%가 비정규직
대기업이 ‘나쁜 일자리’ 더 많다
기업 고용형태 공시 보니
노동부 2942개 기업 현황 공개
5000명 이상 기업 간접고용 26%
1000명 이하 기업보다 2배 높아
대기업일수록 파견이나 사내하청과 같은 나쁜 일자리를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은 사업장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70%이상을 비정규직으로 쓰고 있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용노동부는 1일 ‘고용형태 공시제도’ 시행에 따라 300명 이상 상시 노동자를 쓰는 전국 2942개 기업의 고용형태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전체 노동자 가운데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으로 4만3874명 가운데 3만666명(69.9%)이 파견이나 도급, 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였다. 1∼2년짜리 계약을 맺는 기간제 노동자 379명까지 포함하면 대우조선해양의 비정규직 비율은 70.7%에 이른다.(표 참조)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간접고용 비율은 65%대였으나 두 회사 모두 기간제 노동자 비율이 11%대여서 둘을 합한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77.3%, 81.4%에 달했다. 1만5528명이 일하는 대림산업은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이 56.3%였으나 기간제 노동자 역시 15.3%(2371명)를 차지해 비정규직 비율이 71.8%(단기계약직 등 포함)나 됐다. 절대숫자로 가장 많은 간접고용 노동자를 쓰는 회사는 최근 2년 동안 15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진 현대중공업(4만767명)으로, 유일하게 4만명을 넘겼다.
고용형태 공시제도는 정규직과 기간제 등 상시 노동자 300명 이상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전체 노동자의 고용형태를 직접 작성하게 한 뒤 공개하는 것으로 올해 처음 시행됐다. 매해 3월1일이 기준이 되며 고용노동부 공시누리집(www.work.go.kr/gongsi)에 7월1일 공개된다.
이번 공시결과, 대기업일수록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시대상 2947개 가운데 실제 공시한 2942개 기업의 평균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은 20.1%였는데, 5000명 이상 상시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은 그 비율이 26.5%에 달했다. 반면, 1000명 이하 사업장의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은 13.4%였다.
대기업의 심각한 간접고용 실태가 확인되자 노동계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노동단체인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는 “사회적 책임이 가장 큰 대기업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양산하는 주범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법인세 인하, 폐차 지원금, 고환율 유지와 같은 정책으로 국민 세금을 대기업에 퍼부었지만 정작 좋은 일자리는 늘리지 않고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라는 나쁜 일자리만 양산해왔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공시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을 구분하지 않고 ‘소속 외 노동자’로 지칭하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고용 형태가 파견인지 도급인지도 나눠 보지 않은 탓이다. 한국노총은 “300명 이하 중소기업으로 공시대상을 확대하고, 간접고용 노동자를 사내하청, 파견 등으로 구체적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