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미분양 아파트 다시 늘고 집값 상승폭 둔화
▲ 공급과잉에 주택대출 규제 등
불경기 속 ‘나홀로 활황’ 한계
“청약 실수요자 여전” 반론도
그동안 꾸준히 줄어들던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 발표 이후 집값 상승폭이 둔화하는 등 부동산 경기에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공급과잉 우려와 함께 부동산으로 흐르던 돈줄이 조여지면 ‘나 홀로 활황세’이던 시장 열기가 사그라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하지만 전세난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수요는 여전하고 저금리 기조도 이어지고 있어 부동산 경기 하락의 신호탄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4일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전월대비 21.1% 증가한 3만4068가구로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늘었다. 미분양 증가분 5926가구는 2008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미분양 주택은 2009년 3월 16만5599가구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 감소했으나 지난 5월 49가구가 늘어난 데 이어 6월 급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악성 미분양 물량인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5월 1만2502가구보다 76가구 증가한 1만2578가구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높이고 있고, 공급물량도 ‘밀어내기’ 수준이어서 미분양 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말 940만원이었으나 올 7월 967만원으로 올랐다. 동탄신도시에 분양된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말 분양가는 3.3㎡당 957만원에서 최근 1144만원으로 19.5% 뛰었다. 올해 아파트 분양 예정물량은 지난해보다 26% 증가한 41만8839가구 정도다. 건설사들이 시장 분위기가 괜찮을 때 재고성 분양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 상승폭도 둔화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간 0.12% 오르며 전주(0.15%)에 비해 오름폭이 줄었다. 비수기인 7월 들어서도 주간 오름폭이 확대하는 양상이었으나 지난주 들어 증가율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집을 살 때 원금을 갚지 않고 상당 기간 이자만 내는 ‘장기 거치식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겠다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22일 발표된 이후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주택 공급과잉과 가계빚 대책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와 전세난으로 그동안 청약시장에 사람이 몰렸지만 대내외 경기위축 속에서 부동산 시장만 살아나기에는 애초부터 한계가 있었다”며 “과열 심리가 사라지고 시장 분위기가 꺾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도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이 나빠지는 조짐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약수요를 위축시킬 정도로 강력하지는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미분양 주택이 늘어난 것은 일시적인 과다공급에 따른 소화불량에 그칠 것”이라면서 “분양가에 웃돈(프리미엄)을 얹어 전매하려는 단타 수요는 사라지겠지만 실수요자들의 주택수요까지 꺾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입주 여건이 좋은 서울 강남 및 수도권 신도시에서는 여전히 청약 열기가 높다”면서 “대출 규제 역시 재건축 시장에 심리적 영향을 줄 뿐 신규 분양시장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자들이 주택청약이나 매입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주택공급이 많은 것은 사실인 만큼 2~3년 뒤 공급과잉 후유증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면서 “우선 분양을 받고 시장이 안 좋으면 전매하겠다는 ‘묻지마 청약’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3곳 중 1곳 '미분양'인데..이달 6만가구 또 쏟아진다
7월 분양 73개 단지 가운데 23곳(31%) 청약 미달전국 미분양 주택도 두달 새 21.3%(5975가구) 증가이달 전국서 총 5만 9744가구 분양..2006년 이후 최대치밀어내기 분양+분양가↑ 계속된다면 청약 미달 이어질 것이데일리 김성훈 입력 2015.08.06. 05:3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부영이 지난달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A31 블록에서 분양한 ‘사랑으로 부영’ 아파트는 모델하우스 개관 전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총 11만 6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서울·수도권 규모의 신도시에 들어서는데다 최근 국내 주택시장의 뜨거운 열기로 봤을 때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됐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지난달 21일부터 진행한 청약 접수 결과 전용면적 84㎡A 주택형(2.94대 1)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주택형이 모두 미달된 것이다. 특히 중대형인 전용 147㎡는 54가구 모집에 단 4명만 청약했다. 인근 동탄 그린공인 관계자는 “동탄 신도시 내 청약이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선택이 까다로워졌다”며 “택지 위치나 웃돈(프리미엄) 상승 가능성이 적어 상대적으로 외면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경쟁률이 수십대 1에 달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청약 접수자가 많지 않아 미달 사태를 빚는 단지도 적지 않다. SK건설이 최근 부산 대연동에서 분양한 ‘대연 SK뷰 힐스’ 아파트 모델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SK건설] |
△ 7월 전국 분양단지(73개) 청약자 현황 [자료=금융결제원·아파트 투유] |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몰린 부산 지역은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넘어섰다. SK건설이 부산 남구 대연동에 분양한 ‘부산 대연 SK 뷰 힐스’는 481가구(일반공급) 모집에 1순위에서만 14만 4458개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300.33대 1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이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공급한 ‘부산 연제 롯데캐슬 앤 데시앙’은 256대 1, 부산 남구 대연동에 들어서는 ‘부산 대연 파크 푸르지오’도 111.45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도 수원·화성·충청 지역 등에 선보인 23개 단지는 주택형별 청약자 수가 분양 물량을 밑돌았다. 1~2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1대 1을 못넘긴 곳도 전체 미달 단지의 43%(10곳)를 차지했다. 예컨대 충청 지역에 분양한 13개 단지 가운데선 청주와 세종시를 제외한 7곳(54%)이 순위 내 청약자를 찾지 못했다.
분양 홍보를 하지 않고 일부러 미분양을 낸 후 청약통장 없이 선착순 분양을 유도하는 ‘깜깜이 분양’으로 가닥을 잡은 아파트도 등장했다. SK건설이 지난달 인천 서구 당하동에 분양한 ‘검단 SK 뷰’ 아파트는 53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7명만 신청해 최종 경쟁률이 0.03대 1에 불과했다. 인근 부동산뱅크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현재 깜깜이 분양 직후 바로 선착순 분양에 들어가 계약이 진행 중”이라며 “미분양이 예상돼 처음부터 청약통장 없이 집을 살 수 있게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 5~6월 서울(수도권)·지방 미분양 주택 증감 현황[자료=국토교통부] |
이달에도 8월 물량으로는 지난 10년래 최대치인 총 5만 9744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어 미달 단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달아오른 분양시장 열기를 틈타 건설사들이 아파트 물량을 막무가내로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 팀장은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과 아파트 분양가 인상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청약 미달 단지가 늘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 이후 주택 수요 심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청약 미달 단지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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