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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미분양 느는데 공급 과잉.. 거래절벽 경고음

성공을 도와주기 2016. 5. 26. 21:47

지방 미분양 느는데 공급 과잉.. 거래절벽 경고음

두 달 연속 미분양 증가 불구

인허가 1년 전보다 43% 늘어

지방 아파트 값 16주 연속 하락

 

대구 달서구 용산동 ‘용산롯데캐슬’의 전용면적 85㎡ 아파트는 최근 6개월 동안 5,000만원이나 떨어졌다. 작년 10월 4억3,000만원(19층)에 거래됐던 아파트가 지난달 3억8,000만원(19층)에 팔렸다. 인근 상인동 ‘상인e-편한세상2단지’도 전용 101㎡가 지난달 4억5,500만원(5층)에 매매됐다. 작년 10월에 5억2,800만원에 거래되던 아파트였으니, 반년 새 7,300만원이나 급락한 것이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작년에는 적어도 3건씩은 거래가 이뤄졌는데 올 초부턴 가격 문의조차 없다”며 “집주인들도 안 팔리다 보니 보통 5,000만원 이상 낮춰 집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방 아파트 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미분양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공급 물량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매매시장도 계속 내리막이다. 공급 과잉에 따른 거래절벽 경고음이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3,816가구로, 전달보다 29가구(0.1%) 줄어들었다. 수도권(2만2,345가구)의 경우 4.1% 줄어들며 넉 달째 감소세다.

 

그러나 지방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달 지방 전체 미분양은 3만1,471가구로 전달보다 3.0%(926가구) 증가했다. 3월에 1.8%(545가구) 늘어난 데 이어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남(2,017가구)과 전북(1,945)은 미분양이 각각 46.2%, 32.3% 급증했고 부산도 5.1% 늘어나 1,315가구에 달했다. 대구(1,638가구)는 전달에 비해 7.4% 감소하긴 했지만 작년 4월(203가구)과 비교하면 1년 새 8배나 미분양이 급증했다.

 

이렇게 미분양이 늘고 있는데도 지방의 주택 공급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난달 지방주택 인허가 물량은 3만2,506가구로 1년 전에 비해 43.0% 증가했다. 수도권 인허가 물량(2만7,169호)이 같은 기간 5.0%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방에서는 착공 실적도 3만7,642호로 작년 같은 달보다 44.2% 늘어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 주택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기 전에 인허가를 받아 조금이라도 빨리 분양에 나서려는 사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거래절벽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이날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23일 기준 지방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하며 16주 연속 하락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지방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이달부터 대출 원리금 상환 규제가 지방까지 확대되면서 지방 분양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경우 이 같은 흐름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준석기자 pj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