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00년 기업 꿈꾼다면 고객과 ‘연결’ 하라 | |
기사입력 2014.12.29 17:08:31 | 최종수정 2014.12.29 17:17:01 |
거의 모든 산업에 걸친 세계적인 공급과잉 등으로 장기 불황까지 염려되는 지금 100년 기업이 되는 것은 꿈에 불과한 것일까? 1802년 화약 제조업체로 출발한 듀폰은 21세기 글로벌 종합과학기업을 표방하며 ‘사업구조 변신 DNA’를 바탕으로 300년 기업을 꿈꾸고 있다. 1847년 전신기 제조업체로 출발한 지멘스는 150년 이상 지속적인 사업구조 변화를 통해 장수 기업에 가장 안정적인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경기 변동에 강건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게 장수 기업의 가장 중요한 비결이다. 듀폰은 경기 순환에 민감하거나 업의 성격이 이질적인 사업, 경쟁력 약화 사업 등에서는 과감하게 빠져나와 수익성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1993년 60%의 비중을 차지했던 정유, 화학, 섬유에서 철수해 -10%에 달했던 수익성을 +10%로 대폭 개선했으며, 수익성 변동폭 또한 축소했다. 레드팀(Read Team)을 구성해 신규 사업 진출 또는 사업 철수 등 전략적 의사 결정 시 의도적으로 공격하고 사전 검증을 실시했으며, 그를 토대로 리스크와 기회를 통합적 관점에서 관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멘스는 2003년 세계 4위 휴대폰 사업이 2004년 3분기에 최초로 적자를 기록하자 신속히 사업을 검토해 2005년 매각을 단행했다. 14배로 휴대폰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 있었음에도 과감하게 철수 결정을 한 것은 ‘미래 예측(PoF·Picture of Future)’ 연구기법 덕분이었다. 10~20년 후 정치, 경제, 산업의 미래 주제에 대한 트렌드 분석과 사업 시나리오 기반의 미래 연구를 통해 사업 추진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사업화 10년 이내에 해당 산업에서 세계 1~2위 진입이 가능한 비즈니스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게 지멘스의 장수 비결이다. 한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자본주의 4.0, 인더스트리 4.0의 커넥티드(connected) 사회 도래 등은 기존 장수 기업의 조건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고객, 경쟁자, 제품과 서비스 등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 새로운 게임의 룰을 만들어내야만 생존이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고객과의 연결은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연결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업 간 경쟁과 기술 진화 관점에서도 ‘연결’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에 중요한 화두임에 틀림없다. 기업 내부는 물론 외부에 있는 최고의 기능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외의 협업 상대자, 사업 파트너 등을 관리하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내 기업’이 아니라 ‘우리 기업’ 관점으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경영 환경 변화에 맞게 내외부 자원을 결합하고 재구조화해 고객을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유연성(agility)을 확보하는 게 21세기 장수 기업의 또 다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통, 투명성, 신뢰와 같은 연결시대의 핵심 가치에 충실하게 조직 문화를 혁신하는 게 중요하다. 구글·애플 등 신생 기업들이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듀폰·지멘스 등 기존 장수 기업의 장점과 함께 창조 역량을 극대화하는 조직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강태영 포스코경영연구소 부사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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