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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사이트] 팔리왈 하만 회장의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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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사이트] 팔리왈 하만 회장의 뒤집기
기사입력 2016.11.16 17:20:20 | 최종수정 2016.11.16 20:36:18

삼성이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기 전까지만 해도 하만은 `하만/카돈`이라는 스피커를 만드는 기업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하만은 JBL과 뱅&올룹슨(카오디오) 등 다수의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장비와 무선네트워크 같은 커넥티드 분야에서도 최고 기술과 제품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직장 동료였던 시드니 하만과 버나드 카돈이 1953년 5000달러씩 투자해 창업했으나 3년 뒤 하만이 카돈 지분을 인수하며 성장세를 탔다. 기업가로서 성공한 하만은 정계 입문을 위해 회사를 매각했다가 다시 사들이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디오 명가로 회사를 키웠다. 하만은 80대 중반이었던 지난 2007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후계자를 정했는데 그가 바로 지금의 최고경영자인 디네시 팔리왈 회장(59)이다. 

팔리왈 회장이 맡을 당시 하만은 고비용 구조와 주요 제품이 프리미엄 시장에 쏠려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팔리왈 화장이 찾아낸 돌파구가 `핵심 역량 뒤집기`였다. 하만의 경쟁력은 최고급 품질이었다. 그렇다 보니 제품 가격이 높았고 중저가 시장 공략이 힘들었다. 그렇다고 수십 년간 쌓아온 유산을 버릴 수도 없었다.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팔리왈 회장은 `가지 않은 길`을 갔다. 하만의 명성에 흠이 가지 않도록 품질을 유지하되 설계를 단순화하고 고급 사양을 줄이는 리버스 엔지니어링(뒤집기 공학)으로 제조 원가를 대폭 낮췄다. 이는 중국과 인도 같은 신흥시장 매출을 높이는 기반이 됐다. 구조조정을 통해 경직된 조직을 유연하게 바꿔 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도 힘썼다. 그 결과 10년 만에 하만의 매출과 주가는 2배가량 뛰었다. 

팔리왈 회장의 뒤집기 전략은 그가 비주류이자 코즈모폴리턴(세계인)이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인도 태생으로 1985년부터 스위스 중장비 업체인 ABB에서 일했다. 중국과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경험을 쌓았고 하만 합류 직전에는 글로벌 마켓과 기술 부문 사장을 맡았다. 이런 이력은 오디오 명가였지만 확장성이 약했던 하만을 뒤집기로 혁신하는 바탕이 됐다. 

"지난해 소프트웨어 회사인 심포니 텔레카와 레드벤드, 올해 보안 솔루션 업체 타워섹을 인수한 것은 급성장하는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새로 합친 회사와 더불어 우리는 최고가 되기 위해 기술 한계에 도전할 것이다." 팔리왈 회장이 올해 여러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 삼성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말이기도 하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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