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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함은 기본, 건강까지 챙기는.. 자동차 시트의 진

성공을 도와주기 2016. 12. 25. 15:05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안락함은 기본, 건강까지 챙기는.. 자동차 시트의 진화

류형열 선임기자 입력 2016.12.25 12:42 댓글 2

[경향신문] ‘침대는 과학이다’라는 유명한 광고 카피가 있다. 이를 자동차 시트에 적용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자동차 시트는 종합 과학이다.’ 실제로 그렇다. 자동차 시트는 엔지니어링의 집합체다. 메커니즘과 요소 구조설계, 충돌성능이나 진동특성은 기계공학이 담당한다. 컴포트 특성, 감성품질 및 사용자 중심 설계엔 산업공학이 필요하고, 경량프레임 구조물이나 강화플라스틱 같은 복합신소재 개발은 금속공학과 신소재공학이 맡는다. 다기능 파워조절 시트나 통합메모리 시트 개발은 전기전자공학 몫이다. 여기에 화학공학, 섬유공학도 시트 개발에 있어서 한자리를 차지한다. 이런 종합 엔지니어링의 결정체로 탄생하는 게 자동차 시트다.

EQ900 뒷자석 시트

■안락함의 핵심, 시트 개발에 목매는 메이커들

자동차는 더이상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하나의 생활공간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자동차에서 공간의 역할은 더 주목받게 될 것이다. 공간은 편안해야 한다. 편안함의 중심에 시트가 있다. 시트는 자동차 부품 중 사람과 가장 많은 교감을 한다. 자동차를 탔을 때 안락함과 불편함을 인지하는 시작과 끝에 시트가 있다. 탑승자의 피로도, 안전, 거주공간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자동차의 중요 구성요소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더 안락한 시트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사(NASA)의 연구를 바탕으로 운전 피로를 최소화해주는 닛산의 저중력 시트, 외부 카메라로 위험 상황을 감지하면 시트에 내장된 진동 모터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GM의 햅틱 시트, 어린이 안전을 위해 볼보가 개발한 부스터 시트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도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인 EQ900를 개발하면서 시트 관련해 두 개의 작품을 내놓았다. 독일척추건강협회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모던 에르고 시트와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이 그것이다.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은 서울대 의대와 산학합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현대차의 야심작이다. 운전자가 키, 앉은키, 몸무게 등 신체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현재의 운전자세를 분석해 자동으로 시트, 스티어링 휠, 아웃사이드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위치를 최적의 운전자세에 맞춰주는 첨단 시스템이다.

최근 출시된 올-뉴 링컨 컨티넨탈은 퍼펙트 포지션 시트 기능을 선보였다. 이 시트는 개인 전용기와 최고급 가구로부터 영감을 받아 개발됐다. 탑승자의 몸 굴곡과 몸무게에 맞춰 시트 모양을 최대 30가지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 시트에는 럭셔리 항공기나 요트의 실내에 주로 사용되는 스코틀랜드 ‘브리지 오브 위어’ 사의 최고급 럭셔리 가죽이 사용된다. 낙인이나 상처 없는 스코틀랜드 소들로부터 채취해 15가지에 이르는 공정을 거쳐 턱시도 스트립과 파이핑, 핸드 스티칭으로 마감한 최고급 가죽이다.

EQ900 스마트 자세제어시스템

■건강까지 챙기는 미래의 시트

미래의 자동차 시트가 어디까지 진화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전혀 상상도 못했던 시트를 보게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미래의 자동차 시트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자동차 시트의 진화는 렉서스가 2016년 파리 모터쇼에서 선보인 ‘키네틱 시트 콘셉트(Kinetic Seat Concept)’에서 단초를 엿볼 수 있다. 키네틱 시트 콘셉트는 장시간 운전에 따르는 피로를 덜어주고 선회시 운전 편의성 향상을 목표로 디자인 및 개발된 시트다. 형상과 기능 모두 기존 시트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가장 큰 특징은 탑승자 허리의 움직임에 맞춰 시트의 좌면과 배면(등받이)이 같이 움직인다는 점이다. 신체를 시트에 맡기고 있는 것만으로 차량에 대한 머리의 움직임이 억제되어 시선이 안정됨으로써 운전 편이성과 쾌적성이 향상된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의료용 센서를 활용한 시트 기술로 운전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웰니스 시트’를 개발 중이다. 병원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센서를 차량에 적용해 운전자의 맥박과 호흡에 의한 진동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기술은 운전자의 신체 컨디션을 파악해 운전이 가능한 상황인지에 대한 판단을 도와준다. 또한 운전자의 스트레스 레벨을 파악해 운전자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무드라이트 변화, 오디오 세팅, 기온 컨트롤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최근 언론을 대상으로 한 프리젠테이션에서 스마트 시트 기술을 소개했다. 쿠션이나 등받이에 내장돼 있는 센서를 통해 심박동수 같은 생체 정보를 수집, 운전자가 졸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기능이다.

자동차 시트 제조업체인 리어는 ‘인투’라고 명명된 지능형 시트 브랜드를 개발 중이다. 스위치도 없고, 버튼도 없고, 레버도 없고, 어떤 조정도 필요없는 시트다. 사고시에는 충격을 흡수하고, 생체인식 자료를 의료팀에 전송하는 기능도 있다.

신체 접촉 없이 혈압이나 심박동수, 체온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센싱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시트는 이런 생체 인식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덴소는 시트용 전자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MIT와 운전자의 체온, 뇌파, 눈동자, 심박수, 혈압 등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안전성과 편의성, 기능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미래 시트의 방향성을 내다보고 개발 중에 있다”면서 “콩과 옥수수 등을 활용한 친환경 바이오 소재도 연구하고 있고, 기능적 측면에서는 고령 운전자를 위한 생체 신호 측정 시트와 작은 부분까지 미세하게 조절이 가능한 시트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