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교과서'였던 GE의 몰락..10조원 손실에 회계조사까지
안호균 입력 2018.01.25. 10:55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한때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혁신 경영의 아이콘으로 꼽혔던 제너럴일렉트릭(GE)이 끊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GE는 주력 사업인 제조업에서 벗어나 금융, 헬스케어, 항공, 미디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생존 방식을 취해 왔지만 이같은 '선단식 경영'이 오히려 회사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지난해 영업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 증권당국으로부터 보험업 부문에 대한 회계 조사까지 받게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에 따르면 GE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98억3000만 달러(약 10조 46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액은 314억 달러로 전년 대비 5% 감소했고, 시장의 전망치인 34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GE 전체 사업의 약 30%를 차지하는 금융 사업부가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GE의 보험금융 사업 부문 'GE캐피탈'은 지난해 4분기 62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GE는 최근 장기요양보험 분야에서 7년간 1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충당금 부담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GE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회계조사까지 받게 됐다. GE는 이날 SEC로부터 보험 의무 처리 및 서비스 계약의 회계 처리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미국을 대표하는 전기제품 업체였던 GE는 '경영의 신(神)'으로 불리는 잭 웰치 전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1980~1990년대 1000개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에너지, 금융, 부동산, 헬스케어, 항공, 미디어 등 다방면으로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이같은 문어발식 경영이 지금은 GE의 발목을 잡고 있다.
GE의 보험금융 부문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그룹 위기의 핵심이 됐다. 현재 GE는 금융 부문에서 많은 사업을 정리했지만 여전히 위험은 남아 있다. GE캐피탈은 단종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영업과 관련한 소송에 휘말려 아직까지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GE의 또다른 문제는 주력 사업인 발전 부문에 있다.
GE는 지난 2015년 95억 달러를 투자해 알스톰으로부터 발전 부문을 인수하는 등 석탄화력발전에 집중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부상으로 발전 사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지난해 1만2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GE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6% 하락한 16.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S&P 500지수가 25% 상승하는 동안 GE의 주가는 45%나 하락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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