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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8km로 달리고 텀블링까지..더 작고 날쌔진 로봇

성공을 도와주기 2018. 12. 24. 21:07

 

시속 8km로 달리고 텀블링까지..더 작고 날쌔진 로봇

손재권 입력 2018.12.24. 17:54 수정 2018.12.24. 19:48

     


美 국방부도 인정한 로봇공학자
김상배 MIT 교수팀이 만든
길이 40cm·무게 9kg '미니치타'
빠른 속도·유연성 장점 네발로봇
계단·자갈밭도 문제 없이 주행
구호현장·배달 등 활용성 높아
세계적 로봇 공학자 김상배 MIT 교수(오른쪽 아래)와 그의 팀이 개발한 로봇 치타. [사진 제공 = 김상배 MIT 교수]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 김상배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기계공학과 교수가 초경량 소형 사족 보행 로봇 '미니 치타(Mini Cheeta)'를 개발해 시험 양산에 돌입했다. 걷고 뛸 수 있는 로봇임에도 초소형이어서 재난·재해 시 구호는 물론 향후 배달, 물류 같은 산업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3일(현지시간) 김상배 교수는 미 매사추세츠주 MIT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로봇인 사족 보행 로봇 '치타3'를 소형화해 '미니 치타'를 개발했다"며 "미니 치타는 사족 보행 로봇이지만 작고 저렴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니 치타는 이미 약 10대가 초기 양산에 들어간 상태다. 앞으로 로봇 플랫폼으로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미니 치타'는 무게 9㎏, 길이 40㎝의 동물(치타) 모양 로봇이다. 초당 2.3m를 달릴 정도로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기존 로봇은 바퀴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이 로봇은 4개의 발을 이용해 빠르게 달릴 수 있어 '치타'라는 이름이 붙었다. 4개의 다리 관절을 사용해 몸을 비틀 수 있고 갑작스럽게 외부 물체와 부딪히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제자리에서 점프를 할 수 있고, 70㎝ 정도 뒤로 텀블링할 수 있을 정도의 유연한 움직임을 자랑한다. 때문에 계단을 안정적으로 오를 수 있고 자갈밭이나 잔디밭에서도 문제없이 걸을 수 있다. 김 교수팀은 이미 지난 7월 길이 80㎝, 무게 40㎏의 '치타3'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미니 치타' 개발은 치타3를 공개한 지 6개월 만에 크기와 무게를 절반 이상으로 줄여 소형화에 성공한 쾌거다. 앞으로 1~2년 후에는 현재 개발된 '미니 치타'보다 더 작고 가볍고 빠른 로봇 제작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팀의 치타 시리즈 특징은 전기로 구동할 뿐만 아니라 사족 보행이 가능해 어디서든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외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현재 출시된 상업용 로봇이 이동에 자유롭지 못한 것에 비해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또 카메라 센서 없이 촉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기존 로봇과 차별점이다. 카메라로 주변 상황을 감지하면서 움직이면 주변 인지는 가능하지만 이동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치타 시리즈는 접촉 감지 알고리즘을 통해 로봇 스스로 발을 바꿔야 할지 그대로 내디딜지 결정할 수 있도록 제작해 속도를 높였다. 2014년에 선보인 치타2는 시속 22㎞까지 달릴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미니 치타'는 아직 실험실 수준이지만 초기 양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치타2·3는 대량 생산이 힘들었지만 이번 미니 치타는 개발 직후 10대를 시험 양산해 하드웨어 로봇이 필요한 전 세계 최고 수준 실험실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이번 미니 치타는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 로봇 연구실에 제공할 예정이다.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로봇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미니 치타는 모바일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하늘을 나는 드론은 싸고 쉽지만 오래 날지 못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없다. 하지만 치타 같은 지상 로봇은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이 가능하다. 그라운드 드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미니 치타'를 포함한 치타 시리즈를 개발하는 것에 대해 "사족 보행 치타를 개발하고 있는 이유는 그라운드 모빌리티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로봇은 기존 도로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치타는 길이 없어도 움직일 수 있고, 계단도 오르내릴 수 있다. 이것이 절대적인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치타에 팔을 달아서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금은 달리고 움직이는 데 특화돼 있지만 팔을 달게 되면 활용도를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화재, 쓰나미 등 재해나 사고 현장에 로봇을 보내서 사람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사람 같은 로봇을 만들어서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잘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사람이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배 교수는 서울 보성고와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3년에는 미국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젊은 과학자상(YFA)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