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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 전극제조공정 `세계1위 생산성`

성공을 도와주기 2019. 1. 23. 15:04

고효율 전극제조공정 `세계1위 생산성`



■ 르포 현장속으로 - '전기차 배터리 메카' LG화학 오창공장을 가다
'스택 앤드 폴딩' 구조로 최고 에너지밀도 실현 
'안전성강화분리막' 적용 2차전지 안정성 높여
 

지난 12일 충북 청원군 옥산면 오창 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LG화학 오창테크노파크를 찾았다. 세계 최초이자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LG화학의 전기자동차용 리튬배터리 생산라인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세계 첫 양산형 전기자동차인 `볼트'는 물론 현대ㆍ기아차의 아반테, 포르테, 소나타 하이브리드카에 공급하는 배터리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세계 최초ㆍ최대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날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건물 현관 입구에서 투어 대상자 전원이 정해진 청록색의 방진복과 모자, 마스크 및 신발을 착용했다. 8명씩 조를 이뤄 에어샤워(Air-shower)룸을 통과하고 본격 배터리 생산 공정을 둘러보기 직전, 생산의 첫 단계인 전극 공정이 이뤄지는 문 앞에서 신발 바닥이 끈적거렸다. 신발의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2차전지 생산 과정에서 `최대의 적'이 바로 분진과 습도이기 때문이란게 회사측 설명이다. 라인에 들어가기 시작하니 극도의 건조함이 온 몸을 휘덮는다. 상대습도 2% 미만 수준으로 유지되는 사막같은 건조함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제조 공정은 전극, 조립, 활성화 등 크게 3개 공정으로 나뉜다. 전극공정은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데 재료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믹싱ㆍMixing), 양극은 알루미늄, 음극은 동박(Copper foil)으로 코팅(coating)하고, 롤 프레스(Roll Press)를 통해 일정한 두께로 압착해 평평하게 만든 뒤, 전극 사이즈에 맞게 자르는(슬리팅ㆍslitting) 공정이다. 조립공정에서는 전극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노칭(Notching)을 거쳐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를 번갈아 층층이 쌓은 뒤 이를 전지 용량에 맞춰 여러 차례 접는 스택 앤드 폴딩(stack & folding) 과정이 이어진다. 

이후 알루미늄 필름 포장재로 포장한 뒤, 전해질을 투입하고 진공상태로 밀봉하면 조립공정은 끝이 난다. 그동안 2차 전지는 전극과 분리막을 겹치고 둘둘 마는(와인딩ㆍwinding) 방식으로 만들어 졌는데, 이는 충ㆍ방전을 500회 정도 하면 전지가 변형돼 열이 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스택 앤드 폴딩' 구조는 충ㆍ방전시 전지를 뒤틀리게 하는 힘을 골고루 분산시켜 내부 구조의 안정화를 꾀한다.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전무)은 "`스택 앤 폴딩' 구조라는 자체 개발 특허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내부 공간활용을 극대화함으로써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지가 조립이 끝났다고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활성화 공정을 거쳐야 전지로서의 제대로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조립 단계를 거치고 활성화를 거치지 않은 전지는 운영체제(OS)가 깔리지 않은 PC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활성화 공정에서는 조립된 배터리에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서 `숙성'시킨다. 전지에 비로소 숨을 불어 넣는 작업인 셈이다. 또한 불량 제품은 걸러낸다. 이렇게 하나의 배터리 셀이 완성되는 데 약 한 달 가량이 소요된다. 완성된 셀은 수십층 높이의 대형 아파트식 선반에 차곡차곡 보관되고 순서와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운반된다. 

중대형전지 생산담당인 김현철 수석부장은 "오랜 리튬 배터리 사업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배터리 제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인 전극 제조 공정에서 경쟁사 대비 30% 이상 높은 생산효율을 갖추는 등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자체 특허 기술력 바탕 세계 최고 기술력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이같은 대형 공장을 처음 짓는 데다 `스택 앤드 폴딩' 방식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시도하다 보니 생산 라인의 장비도 회사가 처음부터 자체 설계했다. 핵심소재 4개 가운데 음극재를 제외한 양극재, 분리막, 전해질도 중소기업과 협력, 자체 기술력으로 해결하고 있다. 

`스택 앤드 폴딩' 기술과 더불어 회사가 자랑하는 특허기술은 `안전성강화분리막(SRS)'이다. SRS는 리튬이온 2차 전지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 표면을 얇게 세라믹 소재로 코팅한 것으로, 리튬 이온 전지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세계적인 원천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대전의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진행된 실험에서 SRS를 적용한 배터리와 범용 분리막을 적용한 일반 배터리를 200도 정도의 고온에서 약 15초간 노출시키자, 일반 배터리는 수축으로 인해 양극과 음극이 닿음으로써 쇼트(합선)가 발생해 까만색으로 변했다. 하지만 SRS를 적용한 배터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정상 상태를 유지했다.

김 전무는 "스택 앤드 폴딩과 SRS 덕분에 2차 전지의 내구성과 안전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또한 소재를 자체생산함으로써 안전성, 성능, 원가경쟁력등 전기차 배터리가 갖춰야 할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회사는 현재의 생산량에 그치지 않고 오는 2013년까지 오창에 1조원을 투자 연간 생산량을 6000만셀 규모로 생산라인을 증설할 방침이다. 이미 현재 1라인의 뒤쪽에서는 연면적 6만7000㎡(2만평) 규모의 2라인 건설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증설, 이설, 생산이 온통 한데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무섭게 커가는 LG화학의 분주함을 상징하는 듯 보였다. 

오창(충북)=이연호기자 dew9012@ 

◆사진설명 : LG화학 전기자동차용 리튬배터리 생산라인 공정서 직원들이 작업상황을 꼼꼼이 확인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