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못 버티고.. "생산량 줄이겠다" 백기 꺼내든 'D램 넘버3'
박철근 입력 2019.03.22. 06:02
2017~2018 슈퍼호황으로 D램·낸드플래시 대량 공급
공급과잉 탓에 D램·낸드 가격 지속 하락
수요·공급은 지속 증가 예상..3Q 인텔 CPU신제품 생산 등 호재
시장조사업체와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전통적인 경기현상인 ‘상저하고’ 형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하반기 수요회복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소위 말하는 ‘반도체 슈퍼호황’ 당시는 이전의 상저하고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며 “올해는 다시 전통적인 경기사이클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핵심은 가격 변수다. 수급상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는 하지만 실제로 수급상황이 유의미할 정도로 큰 변화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최고점인 8.19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속하락해 2월말 기준으로 5.13달러까지 하락했다. 불과 5개월새 약 40%나 떨어진 셈이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17년 8월 5.78달러에서 지난달 말 4.22달러로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서버·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대량으로 구매한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아직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재고 소진이 2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가격하락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D램 가격 하락 압박이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공급이 줄면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올해 1분기 실적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9조~10조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6조5000억~6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15조6000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같은 기간 2조원대 중반에서 1조원대로 절반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4조3670억원이었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시장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텔이 새롭게 출시할 CPU(중앙처리장치)가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고 주요 서버업체들의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하더라도 탑재하는 메모리반도체의 용량이 커져 실제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생산량이 줄어도 고성능화에 의한 고사양 반도체 탑재는 지속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도 AI(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IoT(사물인터넷) 등 수요 다변화 및 수요 성장에 대한 기대에는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3분기부터 서버 고객의 주문 증가로 서버 D램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며 “인텔 CPU 출시에 따른 신제품 수요 증가와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 기기당 탑재량 증가 등으로 가격 하락 둔화에 따른 업황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IHS마킷도 D램과 낸드플래시의 지속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D램의 경우 올해 시장규모가 1064억1800만달러(약 120조607억원)에서 2022년 941억8800만달러(약 106조26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는 같은 기간 645억3500만달러(약 72조7632억원)에서 721억5900만달러(약 81조3592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D램의 경우 시장규모가 축소되지만 반도체 슈퍼호황이 있기 전인 2016년(415억9800만달러)보다는 월등히 큰 상황”이라며 “4차산업혁명 관련산업의 성장은 메모리반도체를 필수적으로 동반한다”고 강조했다.
박철근 (konp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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