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위 호텔' A380, 역사의 뒤안길로..생산 종료(종합)
이현주 입력 2019.02.14. 15:35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하늘 위의 특급호텔'로 주목받았던 세계 최대 항공기 A380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14일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는 이날 A380기종의 생산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에어버스는 최대 고객인 아랍에미리트(UAE) 항공사가 A380 주문을 취소했다고 밝히면서 2021년 마지막 물량 인도를 끝으로 더 이상의 생산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또다른 고객사인 호주 콴타스 항공사 역시 A380 주문을 취소한 바 있다.
이번 A380 생산 중단 결정은 판매 부진에 따른 것이다.
톰 엔더스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밀린 A380 주문도 없는 관계로 더 이상 생산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A380 생산 종료는 에어버스에는 큰 타격이지만 경쟁업체인 미 보잉사에는 좋은 소식이다.
4개 엔진을 갖춘 A380은 2층으로 설계돼 55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초대형 여객기로 14년 전 처음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에어버스는 A380이 보잉 747을 압박하는 한편 항공 여행에 혁명을 부를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기체가 너무 커 공항들은 A380 운항을 위해 새 활주로를 건설하거나 터미널을 개조해야만 했다. 대당 4억4500만 달러(약 5010억원)라는 비싼 가격도 경쟁력 저하의 요인으로 꼽혔다.
아울러 세계 주요 지역을 직접 연결하는 직항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허브공항 연계수단으로서의 대형 비행기 수요가 위축, 결국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에어버스는 A380이 당초 1200대 이상 팔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치의 20%도 채 되지 않는 234대라는 초라한 판매고로 막을 내리게 됐다.
< 실패 경영 사례로 중요함>
아시아나 발목 잡은 ‘하늘 위의 호텔’ A380
최대 800명 좌석 채우기 힘들어… A380 리스 부담에 빚 눈덩이
한번에 50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에어버스의 초대형 항공기 A380은 2007년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며 세계 여객기 시장을 석권할 비행기로 주목받았다. 경쟁사인 보잉의 B747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됐고, 에어버스는 20년간 1,200대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예상치의 20%에도 못 미치는 23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결국 에어버스는 지난 3월 A380의 단종을 결정했다. 경쟁력을 갖춘 중형기가 속속 등장한데다 비싼 가격과 연료비 부담, 좌석을 채울 승객 확보의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A380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에도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항공기 시장 수요가 대형기에서 중형기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경쟁사인 대한항공은 항공기
아시아나항공의 A3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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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4년 약 2조원을 들여 A380 6기를 도입했다. 4개의 엔진을 장착한 A380은 한번에 500명에서 최대 800명까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대형기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장거리 노선인 미국, 유럽 지역에 투입됐다. 중국ㆍ동남아 노선 비중이 컸던 기존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장거리 노선 확대에 나서면서 단행한 투자였다. 그런데 이미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총 부채가 5조원에 달할 정도여서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많았다.
아시아나항공이 A380을 들여온 2014년은 전세계 항공사들의 A380 주문이 감소하던 시점이었다. 당초 에어버스는 대형기로 많은 승객을 도착 지역의 허브 공항으로 수송한 뒤 인근의 서브공항들로 환승시키는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가 항공시장의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트렌드는 정반대로 흘렀다. 환승 없이 공항 간 공항으로 승객들이 이동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가 대세가 된 것이다. 그리고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중형기가 속속 등장하면서 A380은 애물단지가 됐다.
A380은 연료 효율도 낮다. 최근에는 기술 개발로 장거리 운행은 엔진 2개로도 충분한데 A380은 엔진 4개가 장착됐다. 최근 들어 잦은 유가 고공행진도 비용 상승을 초래했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은 A380 6대를 금융리스(10년 할부)로 들여오면서 재무적 부담이 커진 것도 그룹에 위기로 작용했다. A380 도입 이후 현재 남은 금융리스 비용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A380 이후 라인업 보강을 위해 추가 도입한 A350도 대형기”라며 “아시아나항공이 글로벌 항공업계의 변화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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