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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드밸리 띄워 중국 떨쳐내고 일본 잡을 겁니다”

성공을 도와주기 2008. 11. 14. 06:55

“몰드밸리 띄워 중국 떨쳐내고 일본 잡을 겁니다”
부천금형사업협동조합 김한주 상무

“금형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한번 만드는 데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니 발주사에서 고민이 클 수밖에 없지요. 부천 몰드밸리(금형집적화단지) 마크가 찍힌 회사라면 세계 어디에서나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평판을 얻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금형의 표준화, 인력구조의 고도화, 대외 홍보활동 등에 박차를 가해야겠지요.”

 

부천금형사업협동조합의 김한주 상무는 “최근 한국 금형산업이 30년 역사상 최대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고 말했다.

몰드밸리는 올해 5월께 분양에 들어간다. 전체 8만8천평인 오정지방산업단지 가운데 4만8천평이 금형집적화단지다. 규모를 갖춘 완성품 업체들은 분양에 참여시키고, 5천여평의 임대단지에는 종업원 10명 안팎의 영세 임가공 업체들을 입주시킨다는 게 조합 쪽의 계획이다.

부천지역 금형업체에서는 1990년대 말과 2000년 초 사이에 대우차 협력사들이 줄도산 사태를 맞자 휴대전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곳이 많다. 하지만 외환위기 직후에는 원화 약세로 일본 수출길이 넓어지고 휴대전화 내수생산이 늘면서 호황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해 사이에는 다시 환율이 급락하고, 국내 대기업 쪽 물량이 크게 줄면서 가동률이 2~3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 상무는 “결국 부천 금형업체들이 살 길은 수출인데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며 “이미 업체들의 10~20% 정도는 광학렌즈, 박판금형, 나노기술 관련 초정밀 금형제품에서 활로를 뚫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김 상무는 몰드밸리를 통해 ‘협업관계’를 구축해야 부천 금형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한다. 금형업체는 대부분 종업원이 50명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이지만, 정밀금형을 하려면 머시닝센터나 고속가공기 같은 3억~5억원짜리 금형가공기계가 필수설비다. “업종간 집적화가 이뤄지면 금형집들끼리 설비의 공동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생산기술연구원을 비롯한 국책연구기관이 입주해 근거리에서 교육시스템을 제공한다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기술을 익힌 숙련인력들이 새로운 첨단기술을 습득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최근 내수는 물론 금형 수출도 납기가 짧아지는 추세인데, “100% 항공편에 의존하는 특성상 인천공항에 가까운 금형집적화단지의 존재가 알려지면 글로벌 기업들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상무는 “부천은 납기를 단축시키는 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인데, 이는 임가공 업체와 완성품 업체의 협업 덕분”이라며 “소규모 임대단지의 효율적 집적이 몰드밸리의 성공 지렛대”라고 설명했다.

 

“부천 금형업체 중 기술력이 가장 앞선 곳이 1000분의 5㎜ 정도의 오차라면 일본은 1000분의 1~2 정도의 오차를 자랑합니다. 아직 갈 길은 먼 게 현실이지만 분명 희망은 있습니다. 일본의 금형집들에서는 대부분 백발이 성성한 근로자들만 볼 수 있지만, 우리는 젊은 기능·기술인력들이 일본보다 풍부한 편이거든요. 저는 앞으로 조성될 몰드밸리가 일종의 문화공간까지 아울렀으면 합니다. 공원, 공연장, 체육시설 등을 갖춰 공단에서도 ‘문화’를 누릴 수 있다면 더 많은 젊은 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을 테니까요.”

출처: 임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