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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엔진 달고 미래로 질주

성공을 도와주기 2009. 1. 28. 10:24
녹색엔진 달고 미래로 질주
그린이 곧 성장이다

그린비즈 동참 못하면 쇠락의 길 … 산·학·연·관 협력체계 구축해야

 

지난 14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09 그린 비즈니스 국제 심포지엄’은 ‘그린이 곧 성장(Green is growth)’임을 알리는 현장이었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그린비즈니스IT협회·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주관한 이 행사(후원 중앙일보)에는 500명이 넘는 정부·기업·학계 관계자가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행사 사무국 관계자는 “극심한 불황에도 기업이 미래 성장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날 축사를 한 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은 “환경과 성장이 공존하는 녹색성장이 우리의 미래고, 어떤 국가나 기업이든 여기에 동참하지 못하면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팽정국 한국그린비즈니스IT협회 회장(현대차 사장)은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우리 기업은 새로운 경영전략을 요구 받고 있다”며 “그린 비즈니스는 이 같은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에 국내 기업들은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대기업 다수가 이미 그린 비즈니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표 참조). 아직 미흡하지만 중견·중소·벤처기업도 성장을 위한 새로운 씨앗을 뿌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린 비즈니스는 에너지·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전략이다.

지구적 관심사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도 급진적인 성장이 가능한 영역이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14일 중앙일보가 주관한 ‘그린 비즈니스 좌담회’에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그린 비즈니스는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녹색 성장’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연일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3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녹색뉴딜 등 정부의 ‘녹색 성장’ 정책과 관련해 ‘녹색기술 연구개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녹색기술 대책은 민간기업이 투자처로 삼는 신성장산업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어차피 녹색성장은 정부와 민간이 쌍끌이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그린기술 경쟁력 미흡

국과위는 앞으로 4년간 27개 과제에 모두 6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현재 선진국 대비 50∼70% 수준인 녹색기술 수준을 2012년 80%, 2020년 90%까지 끌어올려 녹색기술 5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것이 목표다. 갈 길은 멀다. 정부의 대대적인 육성정책 발표로 그린 비즈니스 기대감은 고조되고 있지만, 기업의 경쟁력과 인식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태양광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그린기술 경쟁력은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현실이 그렇다.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R&D) 투입 비용은 미국이나 일본의 5%에도 못 미친다. 이뿐만 아니라 환경 규제와 비용으로 여기는 인식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린 비즈니스는 단순히 ‘환경 오염’을 방지하는 차원이 아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의 말처럼 “녹색이 곧 돈(Green is green)”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중견·중소기업은 투자와 인력, 인식의 부족으로 그린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코노미스트가 매출 3000억원대 한 중견기업에 ‘그린 비즈니스와 친환경 경영 현황’에 대해 물었더니, 회사 임원은 “점심시간에 사무실 불 끄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전 공장을 금연 구역으로 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기업 역시 태양광발전·2차전지 등 특정 분야에 지나치게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본지가 자산 순위 20대 그룹의 그린 비즈니스 진출 전략을 조사했더니, 15개 그룹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직 경제성도 없고 요소 기술을 확보했다고도 보기 어려운 출발 시점에 ‘거품’과 ‘과열 경쟁’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발 빠른 인식전환 긴요

그동안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대기업이 성장 잠재력이 큰 그린 비즈니스를 성장엔진으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기후변화 관련 규제로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는 점도 발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하지만 기업의 핵심 역량을 토대로 한 신사업 진출이 아니라 일단 발이라도 걸치자는 식으로 그린 비즈니스에 접근해서는 성공을 담보하기 힘들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 지난해 12월 중순 발표한 ‘국내기업의 지속가능경영 평가’ 보고서에서도 이런 점이 잘 드러난다. 대한상의가 영국계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SD3와 함께 조사한 결과, 매출액 30대 국내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은 32.7점이었다. 글로벌 100대 기업의 평균인 45.0점에 한참 모자랐다.

점수 기준은 다름 아닌 ‘기업이 사회, 환경, 경제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지’ ‘기업이 환경,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잘 관리하고 있는지’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그린 비즈니스는 환경 규제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통해 국가와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것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정부와 민간, 산·학·연·관이 긴밀히 연계해 공동 대응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만의 리그가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대-중소 기업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정부는 중견·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지원 및 인력 양성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기업 역시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환경 규제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식 아래, 이를 이윤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환경 규제’를 ‘시장 이슈’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기와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기에는 늘 기업의 부침이 심해진다. 지금이 그런 때다. 인식 전환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뛰어들어야 하는 곳, 성장엔진을 달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산업이 바로 그린 비즈니스다.

 

 

20대 그룹 그린 비즈니스 현황
*순서는 2008년 8월 기준 자산 순위
삼성 경영·제품·공정·사업장·지역사회 등 5대 녹색화 프로젝트, 친환경 IT제품, 태양광전지·하이브리드 2차전지, LED사업 강화
현대차 하이브리드카·수소연료전지 차량 등 미래 친환경차 개발, 2009년 7월 하이브리드카 양산
SK 환경위원회 설치 운영, 2차전지·수소에너지 등 저탄소 녹색기술에 2010년까지 1조원 투자
LG 전 계열사 네트워크화로 태양광발전사업 추진, LED사업 강화. 2차전지·지열 냉난방 시스템 개발
롯데 2008년 7월 환경경영 추진 사무국 신설, 협력업체 친환경네트워크 구축
GS 연료전지·수소스테이션 개발 추진, 정유사 최초로 에너지효율화팀 신설. 3100여 개 GS25 매장 에너지절약형 점포로 전환
현대중공업 태양광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개, 풍력발전·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금호 조력·폐기물 발전, 친환경 타이어·청정생산기술 개발. 청정개발체제(CDM)사업 연계해 탄소배출권 확보 추진
한진 이산화탄소 배출량 축소, 대체에너지 개발 및 수자원 보전 등 글로벌 환경기술 개발, 친환경 항공기인 A350 2010년 도입
한화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 태양광발전·자원개발 등 녹색성장 관련사업 진출
두산 풍력발전·연료전지 개발, 이산화탄소 포집 원천기술 보유한 HTC사 지분 15% 인수
STX 친환경 산업플랜트·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 폐기물 처리 및 자원회수 분야 사업 확대
신세계 전사 차원의 에너지 다이어트 캠페인 시행
CJ CJ제일제당 전국 19개 사업장에 에너지혁신위원회 상시 운영, 2008년 7월 에코 프로젝트 착수
LS 태양광·연료전지, 해저케이블·풍력발전 케이블, 미래형자동차 전장부품, 친환경 전력기기, 녹색전력IT
동부 전기로 제철소 건설. 바이오테크놀로지·태양광발전
대림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 기술 기반으로 그림홈 시장 공략,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절감 사업 진출
현대 러시아 천연가스 개발
KCC 친환경 고기능성 건축 제품 주력, 현대중공업과 합작법인 통해 2010년 연산 6000t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 설립
동국제강 2004년부터 TF팀 구성해 에너지 절약 캠페인, 포항제강소 LNG 사용 친환경 경영전략 마련 중

(끝)

 

 출처: 이코노미스트  972호 (2009.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