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휴대전화<br>아프리카의 검은 재앙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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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 편리함을 더하는 전자제품. 날마다 첨단으로 포장된 제품은 새로 등장하는 제품에 의해 도태돼 버려진다. 이렇게, 전자폐기물(e-waste)이라는 신종 쓰레기가 탄생한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2005년 통계 조사 결과, 미국에서만 9800만 대의 휴대전화가 쓰레기가 되었고, 총 150만~190만 톤의 컴퓨터, TV, VCR, 모니터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가 폐기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만 향후 몇 년간 해마다 약 3천만~4천만 대에 이르는 컴퓨터가 도태되어 폐기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양의 전자폐기물들은 어떻게 처리될까? UN 환경프로그램(UNEP)의 보고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연간 약 5000만 톤의 전자폐기물이 버려지고 있으며, 그 중 5000톤 이상의 전자폐기물이 '개발도상국 정보선진화'의 일환으로 중고품으로 둔갑해 아프리카로 흘러들고 있다.
심지어 일부 NGO단체를 통해 이 전자폐기물들이 '기증(donation)'이라는 딱지가 붙어 면세 처리되어, 가나,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와 같은 아프리카 지역으로 유입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500톤 이상의 전자 폐기물을 아프리카와 인도, 중국 등의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서아프리카 주요 무역항구 중 가나에 위치한 테마 항에는 매년 약 500톤 분량의 전자폐기물이 반입된다. 최근 2~3년 사이 가나의 수도 아크라는 전자 폐기물을 소각하는 검은 연기로 전자폐기물 재앙의 대표적인 도시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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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도 중심에 위치한 아그보그블로시 시장에는 매일 시커먼 연기기둥이 치솟는다. 바로 시장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전자 폐기물을 태우는 연기다.
전자 폐기물을 소각하고, 그 속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고철을 찾아내 다시 되파는 것은 몇 년 전부터 가나 아크라 사람들의 새로운 수입원이 되었다. 특히 가전제품을 분해해 전선을 뜯어내서 태우면 구리를 얻을 수 있는데 이 구리는 가나의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에 해당한다. 가격도 좋아 이 구리를 취급하는 상인들과 무역업자들의 수입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이 구리를 얻어내기 위해 불길과 싸우는 것은 10대의 아이들. 구리를 취급하는 상인들에게서 전선을 받아 대신 태워주는 대가로 한 건당 10페소(한화 120원 상당)를 받는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하루 종일 전선을 태워야 1세디(한화 1200원)를 벌기 힘들다.
유독성 연기를 들이 마시는 이 아이들은 매일 다이옥신과 바륨에 노출되어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다. 내가 쓰다 버린 CRT 모니터와 구형 TV 따위가 유독성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의 한 공터에서 타들어 가며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한 뭉치의 구리로 1000원을 벌기 위해 오늘도 아프리카의 소년들은 유독성 검은 연기 마시며 오늘도 전자폐기물들을 태우고 있다. 도대체 누가 이 아이들을 죽음의 불 속으로 내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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