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보/정보통신

한국 휴대폰 위기에 빛난 이유는

성공을 도와주기 2009. 4. 25. 07:07

< 아이뉴스24 > 입력 2009.04.24 16:23
지난 1분기 휴대폰 시장은 파란의 연속이었다. 세계 휴대폰 시장 1위인 노키아는 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소니에릭슨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직 실적발표전인 모토로라도 휴대폰 판매량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휴대폰업체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하고 나섰다.

LG전자는 세계 시장 점유율을 9%까지 높이며 세계 3위 자리에 방점을 찍었고, 삼성전자는 휴대폰 업계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견고하게 다지고 나섰다.

24일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모토로라를 제외한 글로벌 휴대폰 빅5의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한국 휴대폰을 제외하곤 모두 판매량과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줄어들었다.

한국 휴대폰 업계가 위기 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내 놓은 까닭은 ▲플랫폼 생산 방식 적용을 통한 원가 절감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 강화 ▲사업자 비즈니스에 익숙한 점 등의 요인 덕분이다.

◆플랫폼 생산방식 채용, 원가-재고 비용 크게 낮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말기 판매 수량을 늘려가며 노키아식 플랫폼 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주문 수요에 맞추기 위해 프리미엄급 제품 공정을 컨베이어에서 셀 라인으로 교체해 수율을 높인 것이 비용 절감에 주효했다.

공급사슬망관리(SCM) 강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실 재고량을 실 시간으로 파악해 이를 영업에 도입해 급변하는 시장 재고 움직임을 본사에서 항상 파악, 이에 따라 제품별 생산 비중도 맞춰가고 있다.

선진 생산 시스템들이 대거 도입되며 관련 비용들을 더욱 낮출 수 있었던 것이 흑자전환의 비결 중 하나다.

◆'풀터치폰' 위주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 강화

삼성전자는 '햅틱폰'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제품을 내 놓고 있다. 용량과 성능을 높인 '햅틱2', 모바일 프로젝터를 내장한 '햅틱빔', 고화소 카메라를 내장한 '햅틱온' 등이 국내외에 출시됐다.

'햅틱'에 사용된 터치위즈 유저인터페이스(UI)도 제품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일반 터치폰 외에도 스마트폰, 고화소 카메라폰 등으로 활용처를 넓혀가고 있다.

실적도 동반했다. 해외에서 '터치위즈폰(SGH-F480)'은 500만대가 판매됐다. 국내에서 '햅틱폰' 시리즈는 모두 150만대가 판매됐다. 모두 같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사용한 제품들이다.

LG전자는 '초콜릿폰', '샤인폰' 등의 플랫폼화에 이어 '아레나폰'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전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초콜릿폰'과 '샤인폰' 시리즈는 모두 1천만대를 넘겼다. '아레나폰' 역시 유럽 등지에서 초기 반응이 좋다.

LG전자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측면에서는 'S클래스UI'를 기반으로 프리미엄급 터치폰에 이어 고화소 카메라폰, 스마트폰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G→3G, 사업자 시장 커져 한국 업체 유리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이 유럽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반대로 한국 휴대폰 업체가 급부상하고 있는 배경에는 사업자 비즈니스 시장이 더 커졌다는 점도 한 몫 한다.

CDMA는 전통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자 위주의 시장이다. GSM은 이통사 가입과 단말기 구매가 별도로 이뤄지는 오픈 마켓 비중이 높다.

유럽 시장이 GSM에서 3세대(3G) WCDMA로 바뀌어 가면서 오픈 마켓의 강자였던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은 부진이 깊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업자 비즈니스 시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3G 시장에서는 사업자의 데이터 통신 서비스 지원을 위해 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 2G에서는 통신 서비스만 제공했지만 3G 서비스를 시작하며 음악,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시작하며 주도권 싸움이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CDMA를 거치며 오랫동안 사업자 비즈니스를 해 온 한국 휴대폰 업체와 오픈 마켓 위주의 비즈니스를 진행한 외산 휴대폰 업체들의 역량 차이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노키아의 경우 무선인터넷 서비스 '오비(Ovi)'를 시작하며 이통사 일부가 이에 반발하고 있어 무선인터넷 시장을 놓고 불협화음을 일으킨 바도 있다.

휴대폰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사업자 시장과 오픈 마켓은 접근 방법부터가 다른점이 많다"며 "사업자 시장에서는 아무래도 오랫동안 CDMA를 해왔던 한국 업체가 일부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IT는 아이뉴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