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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뽁이의 변신 세계인 혀를 녹여라

성공을 도와주기 2009. 9. 22. 21:22

떡뽁이의 변신 세계인 혀를 녹여라  
프랜차이즈 체인점 급성장에 기업제품 출시도 줄이어
정부 140억 투자…‘한식 세계화의 첨병’으로 육성키로

 

한겨레 김기태 기자 박미향 기자
» 주요 떡볶이 체인점 현황
떡볶이가 심상찮다. 학교앞 분식집과 길거리 노점상의 단골메뉴 머물지 않고 불고기, 비빔밥과 함께 한식 세계화의 첨병으로 변신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와 식품업계가 떡볶이의 잠재성을 염두에 두고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고, 정부에서도 육성책을 내놓으며 ‘떡볶이 열풍’이 불고 있다.

■ 시장도 잠재성을 봤다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비비큐는 지난 2007년 2월 서울 도곡동 경기여고 앞에 떡볶이 체인 ‘올리브 떡볶이’ 1호점을 열었다. 초기 시장의 반응은 시원찮았다. 지난해 연말까지 문을 연 체인점이 30여곳에 그쳤다.

그러던 상황이 올들어 확 바뀌었다. 지난 3월 이후 체인점 개설 문의가 급격하게 늘더니 달마다 20여곳씩 새 체인점이 생겨나고 있다. 9월 들어서는 체인점 수가 150개를 돌파했다.

이병진 올리브떡볶이 홍보실 대리는 “떡볶이에 대한 사람들 관심이 커지고 정부에서도 세계화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체인점 문의가 급격하게 늘었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떡볶이 전문체인인 ‘아딸’의 점포도 올들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더니 9월에는 510곳으로 늘어났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부설 떡볶이연구소는 떡볶이 관련 프랜차이즈 체인점 수가 7월 기준으로 1200개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했다.

식품업계도 떡볶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상이 지난 1월 출시한‘떡볶이 고추장’를 비롯해 아워홈의 ‘손수 까르보나라 쌀떡볶이’, 시제이(CJ)제일제당의 ‘화볶이’, 삼양식품의 ‘쏘리쏘리 떡볶이 스낵’ 등 올들어 관련 새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김양희 시제이제일제당 대리는 “편의점 판매용 제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햇반이 편의점 한곳에서 하루 평균 0.9개 정도가 팔리는데, 화볶이는 지난 6월에 출시된 뒤 2~3개월 만에 편의점 한곳 평균 판매량이 0.6개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떡볶이 관련 제품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떡볶이의 변신 ‘세계인 혀를 잡아라’
■ 정책도 떡볶이를 좋아해 지난 4월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떡볶이가 김치, 불고기에 이어 대표적인 한식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떡볶이와 쌀산업이 동반 성장하려면 주식인 밥에 사용하는 쌀과 달리 떡이나 과자 등에 사용할 ‘가루용 쌀’을 개발해야 한다”며 각론적 발전 방향까지 언급했다.





정부가 떡볶이의 전망을 확신하게 된 계기는 지난 3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연‘서울 떡볶이 페스티벌’이다. 당시 이틀 동안 열린 행사에는 5만명이 넘는 인파가 찾았고, 행사 누리집에는 무려 950여만명이 방문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시 행사를 준비하면서 축제 장소가 썰렁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었는데 현장의 호응에 깜짝 놀랐다”며 “떡볶이에 대한 국민들의 애착과 관심이 상상 이상이었다”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010 서울 떡볶이 페스티벌 추진단’을 출범하고 내년 행사 준비에 들었다. 또 앞으로 5년 동안 떡볶이 산업 육성에 14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떡볶이의 영문 이름(Topokki)과 캐릭터를 만들고 <떡볶이, 한국을 말하다>라는 책자도 내놨다. 정부는 떡볶이 육성책이 쌀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한식 세계화를 이끄는 ‘꿩 먹고 알 먹는’ 묘책으로 여기고 있다.

 

■ 떡볶이의 세계화 떡볶이 세계화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지난 6월 농식품부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프로축구팀인 엘에이(LA)갤럭시와 공동 개최한 떡볶이 1000인분의 시식행사에서는 인파가 몰려 추가 마련한 1000인분이 2시간 만에 동이 나기도 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통계를 보면, 올들어 7월 말까지 고추장 수출량은 376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나 증가했다. 이를 두고 오동환 공사 전통식품수출팀 과장은 “일본 등에서 떡볶이, 비빔밥 등의 한국 음식 수요가 늘면서 고추장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효 떡볶이연구소 소장은 “유럽이나 미국인들은 떡의 끈적거리는 느낌을 안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의 입맛에 맞게 떡을 얇게 썰거나 질감을 달리해주는 등 다양한 메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인의 입맛을 당긴 스파게티의 선례를 살펴보고 떡볶이에 적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출처: 한겨레 신문  글 김기태 기자 kk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