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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7년 연속’ 공항 서비스 세계 1위…면세점 등 상업 시설 경쟁력 ‘월등’

성공을 도와주기 2012. 3. 25. 19:43

 

인천공항 ‘7년 연속’ 공항 서비스 세계 1위…면세점 등 상업 시설 경쟁력 ‘월등’

국제공항협의회(ACI)는 해마다 전 세계 공항 이용객 35만 명으로부터 일대일 직접 면접 설문 조사를 진행한다. 설문 항목은 7개 서비스 분야와 27개 시설·운영 분야 등 모두 34개 분야에 걸쳐 있다. ACI는 1991년 설립된 세계 공항 연합체로, 전 세계 179개국 1650여 개 공항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국제 항공 기구다.

매년 진행된 설문 조사 결과는 공항 상업 시설 분야 국제회의인 '트리니티 포럼(Trinity Forum)'을 통해 발표된다. 지난 2월 14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포럼의 주인공은 단연 인천국제공항이었다. ACI가 선정하는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ASQ)에서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7년 연속 1위 수상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기록이다. 1993년 처음 시행된 ASQ 평가는 전 세계 1700여 개의 공항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 단 하나의 공항만 선정해 시상한다. 이 때문에 '항공 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인천공항은 올해 겹경사를 맞았다. 지난 7년 동안 1위를 지켜온 '세계 최우수 공항'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최고 공항'과 '중대형 최고 공항' 등 인천공항이 속한 3개 영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이다. 2011년 ACI의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5점 만점 중 무려 4.95점을 기록해 압도적인 역량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됐다.

항공 업계의 '노벨상'

ACI는 여객 운송 실적을 기준으로 공항 규모를 구분하는데, 인천공항은 2500만~4000만 명 규모의 공항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4000만 명 이상 규모에서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1500만~2500만 명 규모에서는 김포국제공항이 1위에 올랐다. 지역별 평가에서도 인천공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항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인천공항을 빛내는 여러 요소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상업 시설인 '에어스타 애비뉴'다. 지난해 9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입점하면서 에어스타 애비뉴의 가치가 더욱 올라갔다는 평가다. 루이비통은 그동안 명품 이미지가 희석될 것을 우려해 공항에는 입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이런 원칙을 깨고 처음 입점한 공항이 바로 인천공항이었던 것. 그만큼 인천공항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인천공항 역시 대외 인지도 상승과 함께 해외시장 진출 등 루이비통과 다양한 윈-윈 효과를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은 루이비통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4월 LVMH의 아르노 회장을 공항으로 초청했는데, 당시 아르노 회장은 공항의 서비스와 상업 시설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루이비통이 입점한 신라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도 아르노 회장을 직접 영접하는 등 루이비통 유치에 힘을 보탰다.

면세 산업, 관광 분야 핵심으로 떠올라

2007년 2조2800억 원 안팎이던 한국의 면세점 시장은 매년 20% 정도 고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5조 원 시대를 열었다. 중국인이 '큰손'으로 등장하고 내국인의 해외여행도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면세 산업이 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숨어있는 대표적인 외화 벌이 및 고용 창출 산업이다.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것이 외화 획득이다. 면세 산업은 내국인보다 외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수출산업의 성격이 짙다. 2011년 국내 면세 매출 45억 달러 중 외국인 예상 매출은 24억 달러다. 수입 원가(매출의 64%)를 감안하더라도 외화 획득 효과는 9억 달러에 달한다. 내국인 여행객의 국내 면세점 이용에 따른 외화 유출 방지 효과까지 감안하면 13억 달러 정도의 외화가 면세 산업을 통해 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면세 산업은 국내 관광산업의 중요한 수입원이자 해외 관광객을 유인하는 효과도 크다. 외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첫째 이유는 쇼핑이다. 전체 여행 경비의 63%를 쇼핑에 투자할 정도다. 쇼핑 장소 순위는 면세점이 33%로 1위를 차지했다.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007년 한국조세연구원이 펴낸 자료에 따르면 면세 산업의 고용 효과는 2만 명에 달한다.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 된 세계 면세 시장도 꾸준히 덩치를 키우고 있다. 2005년 270억 달러 규모에서 올해는 70% 성장한 457억 달러를 넘어서고 2015년에는 529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항 비즈니스에서도 면세점 등 비 항공 관련 수입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ACI가 지난 1월 발표한 '공항 경제 분석'에 따르면 세계 공항 총수입이 1010억8000만 달러에 달했는데, 이 중 비공항 관련 수입이 46.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 관련 비즈니스가 거의 제로섬이거나 심지어 적자를 기록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업 시설이 공항 비즈니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Interview 마틴 무디(Martin Moodie) '무디리포트' 회장·발행인

" 공항 상업 시설의 중심은 면세점"

무디리포트는 2002년부터 영국에서 발행된 세계적인 공항 상업 시설(면세점 등) 전문 웹진이다. 2003년부터는 공항 관계자, 면세 유통업자, 브랜드 관계자들이 모인 국제회의 '트리니티 포럼'을 국제공항협의회(ACI)와 함께 주관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다른 공항에 비해 갖는 차별점은 무엇인가.

'승객 만족도'가 가장 중요한 팩트다. 인천공항은 바로 이 부문에서 계속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른 공항은 고객을 상품 구매자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인천공항은 공항의 본질인 안전한 탑승, 빠른 수속이 최우선이다. 그러면서도 유통, 식품 사업 등의 밸런스도 최고다.

최근에는 공항 발전을 위한 상업 시설 수익이 중시되고 있는데.

공항 비즈니스 관련 매출이 신장되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다. 그러나 단순한 직접 매출로는 한계가 있다. 상업적 면으로 증대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공항 비즈니스에서 상업 시설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고 그 중심이 바로 면세점이다. 그러나 면세 사업에서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고객 서비스를 잊거나 중요시하지 않는 곳이 많아졌는데, 인천은 그 밸런스를 잘 맞추고 있다.

이번 수상에 루이비통 입점이 어떤 역할을 했나.

지난 20년간 공항 면세 사업이 성장해 오면서 어떤 위상을 차지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루이비통은 워낙 아이코닉한 브랜드다. 브랜드 자체가 중국과 일본인 공항 이용객들에게 어필하는 바가 크다.

공항 면세점의 역할과 전망은.

세계 공항 어디를 가도 면세점이 있고 물건을 찾는 고객들이 있다. 퍼포먼스 자체가 약하다고 하더라도 점차 글로벌화되는 특성상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는 산업이 바로 면세업이다. 전쟁·테러리즘·사스·경제위기 등 힘든 여건에서도 다른 업종에 비해 크게 성장해 왔다. 관광객 수가 크게 늘면서 시장 자체가 커질 것이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