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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뿐일까요? 2화. 바다에서 일어나는 공멸의 레이스

성공을 도와주기 2016. 7. 7. 23:25
세계적인 참치 소비국 중 하나인 우리나라. 한국인의 참치 사랑은 실로 각별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즐겨먹는 참치캔 안에 든 건 참치뿐일까요?

참치김치찌개, 참치 볶음밥, 참치 두부조림, 참치 샐러드... 쉽게 만들 수 있고 맛도 좋아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음식들입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참치는 참으로 신통 방통한 식재료죠.


그런데 우리에게 이토록 친숙한 먹거리인 참치가 근래 조금 다른 이유로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바로 무차별적 남획, 혼획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와, 배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인권유린의 실태 등이 그 이유입니다.


여러분, 그린피스의 이번 시리즈 글 제목이 “참치뿐일까요?”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이 제목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참치캔을 딸 때, 그 속에 보이는 것은 저 먼 바다에서 어획되어 깨끗한 공정을 거친 참치 살 뿐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어부들의 눈물과, 비어 가고 있는 바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해양 생태계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참치종들


어부들 사이에서 참치는 ‘바다의 무법자’, 혹은 ‘바다의 황소’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일부 어종의 경우, 길이만 해도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넘는 2m 이상에, 몸 무게는 소의 두 배에 달하고, 사냥을 할 때 헤엄치는 속도는 류현진 선수의 투구나 초원을 질주하는  치타보다 빠른, 무려 ‘시속 160km’라고 합니다.


우리가 참치로 알고 있는 다랑어는 크게 7가지 어종으로 분류되는데요. 미국에서 즐겨 먹는 날개다랑어, 유럽인들의 사랑을 받는 황다랑어, 국내에서 참치캔으로 쉽게 접하는 가다랑어, 최고급 횟감으로 인기가 좋은 참다랑어들(대서양 참다랑어, 남방참다랑어, 태평양 참다랑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횟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눈다랑어가 있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에서 발표한 멸종 위기 동물 리스트, 일명 “레드 리스트”에는 이 중, 대서양 참다랑어와 남방참다랑어가 각각 ‘멸종 위기종’과 ‘심각한 위기종’으로, 그리고 태평양 참다랑어와 눈다랑어가 ‘멸종 취약종’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참치의 멸종은 단순히 ‘참치를 먹지 못하게 된다’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학자들이 꾸준히 경고해 왔듯, 최상위 포식자인 참치가 사라질 경우 먹이사슬의 균형이 깨지면서 해양생태계의 파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참치를 잡는 파괴적인 방법들


혼획의 주범 선망어선과 죽음의 덫 FAD


참치의 멸종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이 바로 ‘죽음의 덫’이라 불리는 집어장치(Fish Aggregating Device; FAD)입니다. 본능적으로 부유하는 물체를 안식처로 여기고 이끌리는 물고기의 특성을 이용해 만들어진 집어장치는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물고기떼를 한 곳에 모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물을 가득 채울 만큼의 물고기가 모여들면 선망어선은 길이가 2km, 깊이가 200m에 달하는 거대한 그물을 설치합니다. 이는 축구장 60개 정도를 합친 면적에 대관람차 3개의 높이에 달합니다.


이런 그물은 아직 어린 새끼 가다랑어와 개체수가 급감하는 눈다랑어, 황다랑어의 치어는 물론이고, 멸종 위기에 처한 상어, 가오리, 고래, 바다거북, 돌고래, 심지어는 바다새까지 가리지 않고, 주변의 ‘작은 생태계’ 전체를 몽땅 잡아 올립니다. 이처럼 마구잡이로 큰 그물을 치고, 걸리는 데로 잡는 것을 혼획(bycatch)이라 일컫습니다.


참치 통조림 안에는 참치뿐만 아니라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바다 생물이 함께 담겨있다. 
-찰스 클로버 ‘텅 빈 바다’ 中에서-


바다 위 파괴자, 연승어선


참치잡이 조업어선에는 선망어선 외에도 ‘연승어선’이라 불리는 배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선망어선과 집어장치가 혼획의 주범이라면 연승어선은 과도한 어획이 주 특기입니다. 한 가닥의 긴 줄에 낚싯바늘이 달린 가짓줄을 여러 개 매달고서 물고기가 살아있는 상태로 낚을 수 있는 연승어선은, 줄의 길이가 길게는 150km에 달하며 3000여 개의 낚싯바늘이 달려있습니다. [연승어선에 대한 인포그래픽 보기]


거대 글로벌 참치기업의 어두운 이면


거대 참치기업의 문제는 남획과 혼획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만이 아닙니다. 이들은 시장을 장악함으로써 가난한 섬나라의 생계를 위협하고, 또 선원의 인권과 안전을 무시한 과도한 조업활동을 벌여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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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인권유린은 수산업계의 파괴적 조업, 그리고 이로 인한 해양 생태계 파괴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있는 것과도 같습니다.

84일간 바다 위를 헤매다, 며칠의 사투 끝에 5미터가 넘는 대어(大漁)를 낚은 늙은 어부 산티아고의 이야기... 세계적 문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테지요. 그런데 만약 소설의 주인공 산티아고가 2015년이라는 현재의 시간으로 들어온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대만 연승선이 설치한 연승에 잡힌 청새치를 구해주고 있는 그린피스 활동가들

노인이 낚아 올렸던 대어는 청새치(blue marlin)라 불리는 물고기인데요. 안타깝게도 청새치는 지난 수십 년간의 남획으로 고갈되어, 현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the Conservation of Nature)에 의해 멸종 취약종으로 분류되고 있는 어종입니다. 산티아고가 지금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간다면... 어쩌면 그는 훨씬 더 오랜 시간 동안 아무것도 낚지 못하거나, 기업형 어선과의 경쟁에 밀려 진작에 어부라는 직업을 포기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누가 바다를 풍요롭다 했는가

청새치뿐만이 아닙니다. 한때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바다는 매우 빠른 속도로 비어 가고 있는데요. 불과 지난 40여 년간 전체 해양생물의 49%가 바다에서 자취를 감췄고, 고등어와 참치 같은 상업적 어종의 경우엔 무려 75%가 사라졌습니다. 

이미 거의 완벽하게 멸종에 처한 해양생물도 적지 않습니다. 유럽 뱀장어의 99%, 남방참다랑어와 태평양 참다랑어 95%가 사라졌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어는 대서양과 내륙의 강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상어, 가오리, 대구, 명태, 정어리, 도다리 등도 매년 멸종 위기종 목록에 추가되고 있고요.



캐나다, 미국, 영국 등의 생태학자와 경제학자 십여 명이 공동 집필한 사이언스지의 논문에 따르면, 2048년이면 현재 어획되는 모든 해양동물의 90%가 바다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바다가 휑하니 비어버리기 까지 불과 32년 정도가 남은 셈이지요.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원인은 물론 복합적이지만, 가장 큰 주범 중 하나는 인간의 욕심이 자아낸 과도하고 파괴적인 조업입니다. 수산업 시장의 세계화와 경쟁이 가져온 무차별적인 남획 말이죠.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돌입한 수산업계를 움직이는 건 ‘비용의 최소화, 이윤의 극대화’라는 효율성의 법칙뿐입니다. 수산업계의 파괴적 조업은 또한 바다 위 인권유린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있는 것과도 같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자아낸 바다 위 공멸의 레이스, 더 자세한 이야기를 스토리펀딩을 통해 확인하세요.



 ▶ [스토리펀딩] 참치뿐일까요? 2화. 바다에서 일어나는 공멸의 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