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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소제조기업 22개 업종별 베스트 10

성공을 도와주기 2009. 2. 24. 22:23

한국의 중소제조기업 22개 업종별 베스트 10
중소기업의 뿌리가 튼튼하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토양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토대가 튼튼하면 어떤 외풍도 견딜 수 있다. 중소기업의 천국이라 불리는 이웃 대만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업 하나가 쓰러지면 또 다른 기업이 그 뒤를 잇는다. 이것이 바로 경제의 원동력이 됐다. 틈새시장을 뚫은 세계적인 유망 중소기업이 대만 경제를 튼튼하게 했다. 우리나라에도 시장의 변화를 주시하며, 독자 기술을 개발해 경제성장을 이끄는 유망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이코노미플러스>와 한국기업데이터가 선정한 ‘2006 한국의 중소제조기업22개 업종별 베스트 10’이 그들이다.

디아지오코리아, 신한방, 세정, 시몬느, 광원목재, 대한제지, 와이비엠시사, 모빌코리아윤활유, 머크어드밴스드테크놀러지스, 키프코, 일본전기초자한국, 대한제강, 태웅, 쿠쿠홈시스, 에이치앤티, 희성전자, 엠이엠씨코리아, GE헬스케어코리아, 모토닉, 대양전기공업, 퍼시스, 케이엘테크.
한국 경제의 근간을 지탱하고 있는 ‘2006 한국 중소제조기업 22개 업종별 베스트 10(2006년 실적 기준, 이하 2006 베스트 10)’ 중 1위에 선정된 기업들이다. 이들은 자본, 인력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움츠리지 않고 무한한 도전정신과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06 베스트 10’에 선정된 기업들의 순위는 변동이 심했다. 우선 각 업종별 1위를 차지한 기업 중 신규로 입성한 기업은 모두 10개. 거의 절반이 뉴 페이스인 셈이다. 올해 처음으로 업종별 베스트 10에 진입한 기업은 91곳에 이른다. 전체 기업 중 41%가 교체됐다.
이번에 새롭게 편입된 기업 중에서 매출액 10대 기업에 오른 곳은 3개. LCD기판 유리 업체인 일본전기초자한국, 독일계 화학 회사인 머크어드밴스드테크놀러지스, 자동차 부품 업체인 모토닉 등이 포함됐다.


기업 간 순위 변동뿐만 아니라 업종 간 순위 변동도 심했다. 매출 면에서 가장 덩치가 큰 업종은 기타 전기기계 및 전기변환장치제조 부문. 지난해 3위에서 2계단 상승해 올해 1위 자리를 꿰찼다. 이 부문의 베스트 10 기업이 올린 전체 매출액은 2조9604억원. ‘2005 한국중소제조기업 22개 업종별 베스트 10(이하 2005 베스트 10)’ 기업의 총매출액 대비 소폭(0.2%) 증가했다.
지난해 1, 2위를 차지한 자동차 및 트레일러 부문과 제1차 금속 업종의 매출은 급감했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부문의 전체 매출액은 2005 베스트 10 기업 총매출액 대비 29.3%나 줄었다.
지난해 4위였던 화합물 및 화학제품 부문이 2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8위였던 봉제의복 및 모피제품 부문이 5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부문은 지난해 1조6381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6위에 올랐으며, 음식료품 부문이 1조5818억원으로 7위에 랭크됐다. 음식료품 부문의 베스트 10 기업이 올린 전체 경상이익은 2830억원으로 전체 업종 중 

   3위다.

 

가방, 의류 제조 부문 등 호조… 화학, 금속, 반도체 등은 저조
전체적으로 보면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돈 벌이’는 시원찮았다. 2006 베스트 10에 선정된 기업들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26조7262억원. 2005 베스트 10 기업의 전체 매출액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경상이익은 5%가 줄었다. 많이 팔고도 더 못 벌었다는 얘기다. 그만큼 중소기업 경기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황기수 코아로직 사장은 “기술 집약형 기업도 최근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업종 간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주로 소비재 부문이 많이 팔았고, 이익도 많이 남겼다. 중화학 부문은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인해 매출이 늘었더라도 경상이익은 감소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죽 가방 및 신발 부문 2006 베스트 10 기업의 전체 매출은 2005년 베스트 10 기업 실적보다 69.7% 증가했다. 이 부문의 경상이익 성장률은 전년 대비 84%. 목재 및 나무제품 부문은 2005 베스트 10기업의 총매출액 대비 63%가 증가했으며, 경상이익은 26% 상승했다. 비금속광물제품 업종도 2005 베스트 10기업보다 실적이 나아졌다. 매출액은 2980억원이 늘었으며, 경상이익은 299억원이 증가했다.
봉제의복 및 모피제품 부문의 경상이익도 2005 베스트 10 기업 실적 대비 39%가 늘었다. 의료 정밀 광학기기 및 시계 부문과 기타 운송장비업 부문의 매출은 감소한 반면 이익은 늘었다. 펄프 및 종이제품 부문의 2006 베스트 10 기업이 올린 매출액은 2005 베스트 10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경상이익은 19.4%가 증가했다.
IT 분야도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컴퓨터 및 사무용 기기 부문의 베스트 10 기업은 2005 베스트 10 기업들이 올린 매출액보다 269억원이 줄었지만, 경상이익은 93억원이 늘었다.
많이 팔고도 돈을 벌지 못한 업종은 화합물 및 화학제품 부문. 이 부문 2006 베스트 10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2조5974억원. 2005 베스트 10기업 실적 대비 21.6%가 늘었다. 하지만 경상이익은 오히려 19.3%가 줄었다.


매출과 이익이 함께 곤두박질친 업종도 적지 않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기타 기계 및 장비 부문과 1차 금속제품, 조립금속제품 부문의 베스트 10 기업은 2005 베스트 10 기업보다 장사도 못하고, 이익도 남기지 못했다.
주로 반도체와 휴대전화 관련 업종이 고전한 것은 중국 등 후발 국가와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이른바 ‘샌드위치’ 신세가 된 곳이 많았고, 국내 휴대전화 산업의 둔화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구의 전문 영역이 사라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가구 및 기타제품 부문도 부진했다.

 

희성전자 매출 1조 돌파
베스트 10 기업에 선정된 기업 중 3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기업은 모두 11개로 지난해보다 5개가 줄었다. 하지만 1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 기업은 지난해보다 13개가 늘어 109개였다.
특히 희성전자가 1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중소기업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비금속 광물 제조 부문 베스트 10 기업의 전체 매출(1조3411억원)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업종별 매출액과 비교하더라도 10위권 내에 들어갈 정도다.

 

‘한국 중소제조업 22개 업종별 베스트 10’ 이렇게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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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플러스>와 한국기업데이터가 공동으로 선정한 ‘한국의 중소제조업 22개 업종별 베스트 10’은 1단계로 한국기업데이터가 보유한 100만 개 중소기업 중 1차적으로 제조업에 해당되는 22개 업종(D15~D37, 담배 제조 업종(D16) 제외)의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상시 근로자 수가 300인 미만 또는 자본금이 80억원 이하인 중소기업 중,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상장법인으로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인 법인이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제외됐다. 또 대기업 집단에 속한 기업도 빠졌다. 하지만 대기업 규모에 해당하더라도 중소기업 유예기간인 3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은 중소기업으로 분류했다.


2단계로 이 중에서 유효신용등급(BBB-)을 보유한 4401개 기업을 추려냈다. BBB- 등급은 업체 기대 부실율이 1% 미만인 건전한 기업들에 적용되는 등급이다.
마지막 단계로 업종별로 2006년 매출액 및 경상이익 크기로 순위를 매기고, 이들 순위를 더한 순위 총합이 가장 낮은 기업부터 오름차순으로 배열해 각각 베스트 10을 선정했다.

 

한국의 중소제조기업 22개 업종별 현황

음·식료품 제조업
윈저, 조니워커 등 주류를 전문적으로 수입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8%, 경상이익 20.8%의 증가율을 보이며 2회 연속 업계 1위를 지켰다. 그러나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세금 포탈 등의 혐의로 주류 수입 면허 취소처분을 받았다. 2위인 비알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가 

늘었지만 경상이익이 소폭으로 줄었다. 비알코리아는 식품 전문 SPC그룹의 계열사로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가 대표 상품이다.
작년에 3위였던 금복주는 경상이익이 무려 74%나 줄어들어 올해는 10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올해 17.9도짜리 저도소주 ‘더블루’를 출시, 수도권 시장 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섬유제품
작년 3위에서 올해 1위에 오른 방적 전문 업체 신한방은 BYC 계열사다. 신한방은 지난해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경상이익이 무려 74.2%나 늘었다. 작년 말부터는 커피(아라비카원두) 전문점인 ‘퍼즈카페’를 선보여 최근 서울 종로에 5호점을 열었다. 
반면 작년에 1위였던 원림은 매출이 소폭 감소한데다, 경상이익이 45% 줄어들어 5위로 떨어졌다. 의류용 심지 및 보온재 등을 생산하는 한국바이린도 경상이익이 50%가량 줄어 작년 2위에서 올해 6위로 미끄러졌다. 여성 패션 ‘까르뜨니트’와 유통사업 ‘마리오 아울렛’ 등을 주 사업으로 하는 마리오(3위)와 송월타월(7위)은 올해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입성했다.

 

봉제의복 및 모피제품
인디안, 인디옴므 등 캐주얼 브랜드로 잘 알려진 세정은 3년 연속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액은 27%, 경상이익은 56%가 뛰었다. 세정은 2004년 상하이에 판매 법인을 설립, ‘인디안’ 1호점을 개설한 이래 주요 도시에 ‘올리비아 로렌’ 등 40여 개의 매장을 열었고,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오는 2008년까지 매장을 100여 개로 늘릴 예정이다.
레노마, 엘르, 시즐리 등을 제조·유통하는 에프앤에프(2위),  BNX·TANKUS 브랜드의 아비스타(7위), 이탈리아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평안섬유공업(8위), 니트 전문 업체인 태평양물산(10위) 등이 10위 안에 새롭게 등장했다. 지난해 2위였던 BYC는 매출이 소폭 줄면서 4위로 내려앉았고, 3위였던 슈페리어는 경상이익이 줄어 5위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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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가방 및 신발
핸드백 제조업체인 시몬느가 1위에 올랐다. 시몬느는 버버리, 코치, 마크제이콥스, DKNY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회사 30여 개에 핸드백을 공급하고 있다. 제조 공장은 중국 광주와 내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두고 있으며, 연간 1000만 개 가량의 핸드백을 생산하고 있다.
시몬느와 함께 공동 1위에 오른 케이투코리아는 등산·아웃도어 전문 업체로 제품의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매출의 5∼7%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풍국산업과 신동해인터내쇼널은 공동 3위로 밀려났다. 스프리스 브랜드로 유명한 금화상사와 실크의류 전문 업체인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이 5위와 6위에 올랐다.

 

목재 및 나무제품 ; 가구제외
원목 제재 업체인 광원목재, 인테리어 자재 전문생산 기업인 영림임업, 화성엠텍은 올해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입성하면서 1~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7위와 9위를 차지한 풍림과 대성목재공업 역시 새 얼굴이다. 
1위를 차지한 광원목재는 1985년 6월 창업해 인천남동공단에 본사를 두고 2개의 하청 공장과 함께 목재제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3년에 평택 포승공단에 250억원을 투자한 하드보드 공장을 완공해 MDF(섬유판)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위였던 동화홀딩스는 매출이 소폭 줄면서 6위로 떨어졌으며, 산호수출포장은 3계단 밀렸다. 반면, 목재 보존 및 방부처리 업체인 중동은 지난해 9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펄프 및 종이제품
신문용지와 중서적지 전문 생산 업체인 대한제지가 지난해에 이어 연속 1위에 올랐다. 매출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경상이익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무림에스피 역시 이번에도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무림에스피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줄어든 1198억원, 반면 경상이익은 17억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3위에 오른 월산은 1999년 옛 삼영제지를 인수해 설립된 회사로 골심지와 표면지, 고강도 원지 등 산업용 원지를 생산하는 전문 제지 업체다.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영풍제지는 매출은 소폭 상승하고 경상이익이 2배 가까이 늘면서 4위를 차지했다. 점착라벨 제조업체인 한국에이버리, 골판지 원지 생산회사인 동일제지가 각각 5위와 6위에 랭크됐다.

출판 및 인쇄
와이비엠시사가 3년 연속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5%가 늘었으며, 경상이익도 소폭 증가했다. 이 회사는 대한민국의 영어 교육을 진작시킨 구심점으로서 45년간 영어 교육 한 우물만을 판 기업이다.
2위는 지난해 3위에서 한 계단 상승한 미디어윌이 차지했다. 미디어윌은 생활정보지 벼룩시장뿐 아니라 생활 취업 포털 파인드 잡, 쿠폰 매거진 코코펀, 외식 프랜차이즈 딘타이펑 등 11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는 중견 미디어 그룹이다.
중·고등학교 학습도서 업체인 비유와 상징이 520억원의 매출과 185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려 3위에 올랐다. 지난해 미디어윌과 공동 1위에 랭크됐던 금성출판사는 매출은 증가했지만 경상이익이 반 토막이 나면서 4위로 떨어졌다.

코크스 석유정제품 및 핵연료
지난해 공동1위에 올랐던 모빌코리아윤활유, 미창석유공업, 한국쉘석유가 1~3위에 포진했다. 모빌코리아윤활유는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17.5%, 경상이익은 무려 57.8%가 증가해 단독 1위에 올라섰다. 2위를 차지한 미창석유공업은 업종 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한국쉘석유는 경상이익이 소폭 감소하면서 3위에 올랐고, 윤활유 제조업체인 비피코리아가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금속가공유 생산 전문 업체인 범우화학공업은 매출은 소폭 증가한 반면 경상이익은 줄었다.
석유정제품 재처리 업체인 씨피씨와 장암엘에스가 각각 7위와 10위를 차지하며 베스트 10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화합물 및 화학제품


1위를 차지한 머크어드밴스드테크놀러지스는 339년 전통의 독일 의약 및 화학 기업인 독일 머크사의 자회사다. 이 회사는 평면 TV와 노트북, 휴대전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혼합액정 전문 업체다.
우레탄의 기초 소재인 폴리에스테르 포리올을 생산하는 한국포리올은 매출은 증가한 반면 경상이익이 감소하면서 지난해보다 한 계단 내려앉았다. 삼성비피화학은 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42% 감소하면서 3위를 차지했다. 각종 도료 제조업체인 아이피케이와 고기능성 부품 소재를 개발하는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은 지난해와 같은 4위를 유지했다. 남해화학으로부터 기업 분할된 휴켐스, 금호미쓰이화학, 도료 업체인 피피지코리아 등이 베스트 10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자동차 부품과 전자 부품 등을 생산하는 키프코가 1위를 차지했다. 키프코의 투자 회사인 일본 니프코(NIFCO)그룹은 최근 공장 이전 증설을 위해 1200만달러를 새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위에 오른 휴대전화 사출 금형 업체인 신영프레시젼은 내수시장에서 휴대전화 공급 물량 포화와 중국 제품과의 원가 경쟁 심화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소림 역시 휴대전화 산업의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경상이익이 27.7% 줄면서 

7위로 떨어졌다.
플라스틱 및 정밀화학 분야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희성화학이 3위에 올랐으며, 파카하니핀커넥터, 영보화학, 내쇼날프라스틱이 그 뒤를 이었다.
애강, 이코리아산업, 우진에이씨티는 올해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얼굴을 내밀었다.

 

비금속광물제품
LCD기판 유리 업체인 일본전기초자한국이 뉴 페이스로 등장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4095억원 매출액과 189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리면서, 관련 한국 중소기업들을 긴장시켰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레미콘 제조업체인 아주산업은 전년보다 경상이익이 2배 이상 급증했지만 아쉽게 2위로 물러앉았다. 2위였던 오미아코리아는 매출 증가에도 불구, 한 계단 떨어졌다.
5, 6위에 오른 기초소재와 원익쿼츠는 새 얼굴. 기초소재는 레미콘에서 사용하는 고로슬래그 미분말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이며, 원익쿼츠는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데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쿼츠 웨어 세계 3대 업체다. 지난해 10위권에서 탈락했던 태양연마는 올해 베스트 10 재진입했다.

 

1차 금속제품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대한제강은 전년 대비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경상이익은 오히려 34.5%나 줄었다. 대한제강은 전기로 설비투자 중에 있어 내년부터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새롭게 이름을 올린 한국특수형강은 H 형강과 일반 형강 등 형강 제품 판매 가격의 인상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2005년 1위에서 지난해 2위로 떨어졌던 동일산업은 올해 4위로 떨어졌다. 동일산업은 지난해 합금철 가격이 하락하면서 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났기 때문이다.
스테인리스 전문 업체인 황금에스티(7위), 철강 유통 서비스 전문 업체인 금강철강(8위), 강관 생산업체인 한국번디(10위)는 올해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입성했다.

 

조립금속제품
조선·항공 등 중공업에 자유 단조 부품소재를 공급하는 태웅이 지난해에 이어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태웅은 전년 대비 매출액은 27.7%가 증가했으며, 경상이익도 30% 가까이 성장했다. 
선박 엔진용 부품 등을 생산하는 현진소재는 지난해 5위에서 3계단 상승해 2위에 올랐으며, 조선업의 호황으로 실적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고려용접봉은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43%가 줄면서 3위에 만족했다. 반도체용 클림룸 판넬을 생산하는 삼우이엠씨도 경상이익이 21%가 감소해 한 계단 밀렸다.
8위를 차지한 삼진정공은 미국의 GM자동차 등에 연간 3000만달러를 수출하고 있으며, 현대, 기아, 대우, 쌍용차에 금속파스너 및 너트를 공급하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기타 기계 및 장비
전기밥솥 브랜드인 ‘쿠쿠’로 유명한 쿠쿠홈시스가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에 OEM으로 밥솥을 공급하다, 1988년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대기업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LCD제조용 장비 전문 업체인 피에스케이가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진입하면서 2위에 올랐다. 피에스케이는 1998년 IMF 위기 당시 반도체 장비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300mm장비 개발을 미루고 있을 때 300mm 애싱 장비 개발을 과감히 진행해, 세계 최초로 300mm 양산라인에 납품했다. 3위에 랭크된 디엠에스는 전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최고 기록인 12위에 오르면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코트웰(7위), 국제엘렉트릭코리아(9위), 심팩(10위)은 올해 베스트 10에 첫 등장한 기업이다.

 

컴퓨터 및 사무용 기기
에이치앤티가 3년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컴퓨터 등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7%가량 증가했으며, 경상이익은 40%가 늘었다. 
컴퓨터 제조업체인 주연테크가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지켰다. 3위에는 새로운 얼굴인 한국컴퓨터가 올랐다. 한국컴퓨터는 금융기관과 한국마사회 등 공공 부문 사업장에 다양한 금융자동화기기와 특수단말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11월30일과 12월1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이외에도 잘만테크(7위), 태우(공동 9위), 만도맵앤소프트(공동 9위)가 올해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진입했다.

기타 전기기계 및 전기변환장치
1위를 차지한 희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3009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 실적이 뛰어나다. 특히 희성전자는 2004년 이후 매년 매출액이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74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한 초우량 기업으로 유보율이 1만2813%에 달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뛰어나다.
2위 한국화낙은 일본화낙이 투자한 공작기계 전문기업이다. 수치제어장치와 그 응용 제품인 산업용 로봇 등을 생산, 판매한다. 자동차 부품 기업인 세원이씨에스와 히로세코리아는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성지산업(6위), 넥상스코리아(8위), 서울전선(9위), 연합정밀(10위) 등이 베스트 10에 새롭게 등장했다. 성지산업은 삼성전자 레이저프린터 생산 및 PCB 어셈블리를 공급하는 중견 전자제조업체다.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지난해 1, 2위를 차지했던 엠이엠씨코리아와 피케이엘이 그 순위를 유지했다. 외국계 웨이퍼 생산업체인 엠이엠씨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시장 주도 제품인 300mm 웨이퍼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하면서 매출과 수익성 증가에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LCD의 품질을 좌우하는 포토마스크 전문 업체인 피케이엘과 팹리스 업체인 코아로직의 경상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8위에 오른 비에스이는 2005년 5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베스트 10에서 탈락, 올해 재입성한 경우. 이 회사는 휴대전화용 마이크로폰 생산업체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다산네트웍스(5위), 쉘라인(7위), 파워로직스(9위), 쏠리테크(10위)는 뉴 페이스다.

 

의료 정밀 광학기기 및 시계
1,2위에 포진한 GE헬스케어코리아와 티에스이는 올해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입성한 기업이다. GE헬스케어코리아는 MRI, CT 등 영상 진단기기와 영상의료정보 시스템을 공급한다. 지난해 1538억원의 매출과 204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뒀다.
티에스이는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 업체로 격년 주기로 회사 규모가 2배 이상 커질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2004년 400억원에 이어 2006년 87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2위를 기록했던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디아이의 지난해 매출액과 경상이익은 전년 대비 28.5%, 59%가 줄어 5위로 내려앉았다. 6~9위에 오른 제이브이엠, 이엔에프테크놀러지, 코리아인스트루먼트, 바텍은 올해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진입했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지난해 8위였던 자동차 부품 업체 모토닉은 올해 1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모토닉의 지난해 매출액과 경상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1.3%, 128% 급증했다. 이 회사는 이자 비용을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을 정도로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자동차 휠 베어링 전문 제조업체인 일진글로벌은 업종 내 최대인 474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렸다. 차량용 안전벨트와 에어백 제조업체인 오토리브만도는 지난해 전년 대비 36.7% 증가한 224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조등 생산업체인 에스엘은 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정도 줄었지만 4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5~10위는 새로운 기업으로 채워졌다. 디아이씨, 델파이파워트레인, 인지컨트롤스, 한국보그워너티에스, 한국파워트레인, 세원물산은 올해 새롭게 베스트 10에 입성했다.

 

기타 운송장비업
지난해 4위와 6위에 머물렀던 조선기자재업체인 대양전기공업과 삼공사는 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86% 상승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양사는 크루즈선 기자재 국산화에 공동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공동 1위를 차지했던 우진산전과 강남은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전동차 핵심 부품 생산업체인 우진산전의 경상이익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고속경비정 생산업체인 강남의 매출액은 17% 줄었다. 경봉기술·케이프(공동 6위), 인화정공(9위), 선보유니텍(10위)은 올해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등장했다. 경봉기술의 주력 분야는 철도신호 시스템 및 시뮬레이터다. 특히 이 회사가 개발한 열차집중제어장치(CTC)는 국내 철도 산업의 한 획을 긋는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가구 및 기타제품
사무용 시스템 가구 업체인 퍼시스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 늘었지만 경상이익은 오히려 4%가 줄었다. 퍼시스는 자체 브랜드로 전 세계 40여 개국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위에 오른 일룸은 1998년부터 공부방과 서재라는 가정용 가구 업계 틈새시장에 진출해 자녀방 가구 시장의 브랜드화와 고급화를 선도해온 기업이다. 특히 매장의 대형화를 꾸준히 추진해 올해 말까지 전국 100여 개의 전시장 중 70%가량을 70평 이상의 대형 매장으로 리뉴얼할 계획이다. 3위 넵스는 자체 브랜드인 ‘넵스’를 포함해 유럽 고급 주방가구 브랜드인 이탈리아 톤첼리(Toncelli)와 세자르(Cesar), 독일 에거스만(Eggersmann) 제품을 국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재생용 가공원료
케이엘테크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케이엘테크는 LCD 패널 생산 공정의 하나인 컬러필터(Color Filter)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NG(NO Good) 글라스를 재가공해 삼성전자 등에 공급한다. 국내 LCD 재가공 사업 분야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케이엘테크는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경영권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공동 2위에 오른 부국산업은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산물을 가공해 다시 제철 원료로 공급하는 자원 재활용 회사다. 폐가전제품 재활용 업체인 리메텍의 지난해 매출액과 경상이익은 전년 대비 30%, 87.5% 증가했다.
유스테크코리아(5위), 레스코(6위), 신일고무(7위), 숙질수지(9위), 디에스메탈(10위)은 올해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진입했다.

 

중견기업 스타 CEO 3

컴퓨터 및 사무용기기 제조 부문 1위 H&T의 정국교 사장
“태양에너지가 신 성장 동력될 것”


 
부도 기업 직원 모아 창업 … 삼성전자에 전량 납품

충북 청주에 있는 H&T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HSA(Head Stack Assembly)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HSA는 HDD의 정보저장 능력과 데이터 입출력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 이곳에서 생산된 HSA는 전량 삼성전자에 납품된다.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전에는 HDD가 주로 컴퓨터에만 들어갔지만 최근 들어 디지털TV나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내비게이션이나 디지털카메라 등에도 필수적으로 들어가면서 수요가 매년 급증하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 규사 광산 개발
하지만 삼성전자에 전량 납품하는 사업 구조는 오히려 리스크가 되기도 한다. 단일 아이템에다 단일 거래처이기 때문에 위험이 닥칠 경우 피해 나갈 방법이 없다. H&T는 삼성전자 업황에 영향을 받으면서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저조했다.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8%가량 감소한 것. 최근 정국교(47) 사장이 우즈베키스탄의 규사 광산 채굴권을 따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만으로도 앞으로 몇 년간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5~10년 뒤에는 얘기가 달라지죠. 미래 성장 동력을 준비하지 못하면 이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해 신규 사업으로 찾은 것이 바로 태양에너지입니다. 매장량이나 환경보호 측면에서 화석연료는 한계가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규사는 태양전지의 기판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원자재다. 최근 신 재생 에너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면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야다. H&T는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지난 8월초 규사 광산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난 4월에 규사 광산 개발을 할 수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4개월 만에 정식 인가를 받아낸 것이다.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는 아직 모릅니다. 넘어야 할 산이 많죠. 계획대로만 된다면 2010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주식 투자자들도 시간을 갖고 냉철히 지켜봐줬으면 좋겠습니다.”
H&T는 9월말까지 우즈베키스탄 8개 규사 광산에 대한 시료를 채취, 이를 중국 테크니컬실리콘 생산업체에 의뢰해 테크니컬실리콘 시제품을 제작한다. 테크니컬실리콘은 폴리실리콘의 전 단계다. 이후 시제품 제작 결과를 토대로 우즈베키스탄 자원위원회 및 민간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법인 설립 이후에는 매장량 조사, 수익성 및 사업 타당성 분석을 진행하게 된다.
정 사장은 지난해에는 신규 사업 확보 차원에서 삼보컴퓨터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막판에 인수를 포기했다.
“입찰 하루 전 사찰에 들어가 ‘왜 삼보컴퓨터를 인수해야 하나’ 제 자신에게 물어봤죠. 그런데 삼보컴퓨터를 인수해 스타 벤처 기업인으로 평가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허황된 꿈을 꾸고 있구나’ 하고 깨닫고는 냉철하게 인수 가격을 제시했죠. 결국 인수는 실패했지만 오히려 잘 됐다고 봅니다.”
정 사장의 경영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의 사무실과 접견실에는 ‘견리사의(見利思義: 이익을 보면 의리를 생각하라),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살아나갈 수 없다)이라는 멋스런 해서체의 사자성어가 걸려있다. 그가 기업 경영의 금과옥조로 여기는 것이다.
“경영을 하면서 돈이 보이면 그때부터 망하게 됩니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부동산이나 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본질적인 기업 경쟁력에서는 멀어지게 됩니다. 또 직원이나 고객과의 믿음이 무너지면 역시 기업이 설 수 없어요.”
그래서 그는 공장 외에는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고 있고, 내뱉은 말은 꼭 지킨다. 그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합류한 직원들에게 나중에 집 한 채 살 수 있는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냥 말로만 끝날 수 있었던 그 약속도 결국 지켰다. 그때 300만원을 투자한 직원들의 최근 주식 평가액이 3억원이 됐으니 말이다.
그의 특이한 경영 원칙 또 한 가지. 그는 매년 이익을 내면서도 구조조정을 한다. 나무도 매년 가지치기를 해야 더 많은 과실을 거둘 수 있듯 기업도 잘 나갈 때 가지를 쳐야 더 튼튼해진다는 신념에 따라서다.

 

단일 납품 구조보다 환율이 더 걱정


정 사장이 H&T를 설립한 것은 2000년. 1990년대에 PC와 CD롬 등 관련 부품을 생산하던 중견기업 태일정밀의 계열사인 태일개발에서 일하다가 2000년 회사 동료들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1996년 개발본부장으로 입사했는데 바로 다음해 모기업인 태일정밀이 IMF 위기 속에서 부도가 났어요. 다른 임원들이 민·형사소송에 연루되는 바람에 20여 개 계열사를 정리하는 일을 맡게 됐죠. 거의 매출 1조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을 정리하면서 기업이 어떻게 하면 망하는지 절실히 깨닫게 됐죠.”
그는 부도난 회사를 정리하던 2년여 동안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기업가로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회사 정리 이후 300여 명의 직원을 설득해 자산 출자 형식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운도 따랐다. 경쟁 업체들이 모두 망하면서 삼성전자에 독점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후 매년 20%에 가까운 고성장을 해왔다.
“삼성전자에 전량 납품하는 구조라 위험하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죠. 삼성전자가 망하거나 삼성전자가 납품 업체를 다른 업체로 바꾸는 경우인데, 이 두 가지 모두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그는 최근 골치 아픈 문제로 환율을 꼽았다. 삼성전자를 통해 모두 수출하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하면 더 많이 팔고도 버는 돈은 더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외환 관리에 주력하면서 다른 기업보다 많은 환차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은 실력과 운, 그리고 경영자의 판단력이 경쟁력이죠. 경쟁력 있는 아이템이 있으면 돈과 사람이 모이게 돼 있죠. 하지만 기업의 미래는 경영자의 판단력에 달려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순간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에 기업이 망하는 것은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벌써부터 은퇴하면 유기농 농사를 지을 요량으로 고향 인근에 땅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섬유제품제조 부문 3위 마리오의 홍성열 회장
“패션 시장은 정글 … 어설픈 맹수는 살아남지 못해”

편물기 4대로 시작… 아무리 어려워도 월급 제때 지급

 

서울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산업단지는 주말이면 패션 아웃렛 매장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말 유동인구만 20만 명에 이른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는 ‘굴뚝공단’이던 이곳은 이제 패션 유통 타운으로 완전히 변신했다. 그 주역이 바로 홍성열 (53) 마리오 회장이다.
홍 회장은 IMF 이후 해외로 빠져나간 구로공단 주변 공장지대를 사들여 지난 2001년 국내 최초의 정통 패션 아울렛인 ‘마리오 1’을 오픈 했다.
2004년에는 최초의 팩토리 아울렛인 ‘마리오 2’, 지난해 ‘마리 오3’을 잇따라 오픈 해 이곳을 아웃렛 패션타운으로 형성했다. 마리오 2는 국내 최초의 팩토리 아울렛으로 약 60여 개의 패션제조업체들이 입주해 디자인, 상품 기획에서 제품 생산까지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반대가 많았죠. 강남이나 명동이 아닌 구로공단에 아웃렛 매장을 열면 성공하겠냐는 거였죠. 주변이 쓰레기장이었던 이곳은 이제 금싸라기 땅이 됐어요. 곧 망한다던 마리오 아울렛은 하루 평균 2만 명이 찾는 쇼핑 명소로 자리를 굳혔습니다."
마리오는 아울렛 매장을 열면서 매년 30% 이상 꾸준히 성장했다.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아울렛의 고급화’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만 입점 시켜 ‘아울렛=싸구려’란 기존 관념을 깼기 때문. 고급 브랜드 의류를 백화점의 30~70% 가격에 내놓은 전략은 적중했다. 이러한 홍 회장의 노력으로 싸고 품질이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일본과 중국 관광객들이 들르는 코스가 됐다.

패션 한 우물 파기 27년
홍 회장의 도전은 27년 전 국내 토종 니트 브랜드 ‘까르뜨니트’를 만들 때부터 시작됐다. 충남 당진 출신인 그는 지난 1980년 형제들로부터 200만원을 빌려 편물기 4대의 직물 업체로 출발했다. 독학으로 의류와 디자인을 연구하며 니트 의류를 생산, 1985년 ‘까르뜨니트’를 출시하면서 여성복 니트 의류의 대표주자로 성장했다.
“패션이나 디자인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어요. 그냥 어깨 너머로 보고 익힌 것이죠. 독학으로 의류 디자인을 배우고 직접 물건을 만들어 팔며 경영을 익혔습니다. 어머니의 손길이 느껴지는 니트 의류를 만들고 싶다는 일념밖에 없었죠.”
홍 회장은 자신의 사업에 관한 한 그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지금도 회사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에 대한 조언을 하기도 하고, 원사도 직접 개발할 정도다.
토종 고급 브랜드가 전무했던 당시 홍 회장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건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걸었다. 다른 국내 기업들이 싼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을 기반으로 헐값에 스웨터를 만들어 수출했지만 홍 회장은 반대로 고급화에 승부를 걸었다.
이러한 마리오의 고급화 전략은 독창적 디자인과 소재 차별화로 일본 시장에서 먹혀들었다. 마침 일본의 바이어들이 한국산 니트 제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사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죽을 각오로 일했다.


그 때 얻은 별명이 ‘슈퍼마리오’다. 주문을 받으면 어떤 일이 있어도 납기를 지키고,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바로 달려가 해결해 주는 그의 모습을 보고 일본의 바이어들이 인기 게임 캐릭터에서 따와 그에게 붙인 것이다.
처음에는 OEM으로 수출하던 그는 직접 세계적 패션 브랜드를 키워보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일제 상표가 붙어 판매되는 OEM 수출에 자존심도 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89년에는 독자 브랜드를 내걸고 일본 게이오백화점에 단독 매장까지 열었다. 하지만 마리오는 현재 100% 내수 판매만 하고 있다. 인건비가 급증해 채산성이 맞지 않아 수출을 접었다.
승승장구했던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지난 1987년 수해로 일본에 납품하기로 한 제품이 물에 잠겨 납기일을 맞출 수 없었을 때 그는 발을 동동 굴렸다. 지난 1997년 IMF 위기 때는 전체 60여 개 매장 중에서 12개가 부도가 났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사업을 하면서 쌓은 신뢰가 돌파구가 됐기 때문이다.


“사업과 관련된 약속은 반드시 지킵니다. 대외적 거래는 물론 직원들과의 임금 지급 약속도 단 한 번 어긴 적이 없습니다. 20여 년 동안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들의 월급은 반드시 제때에 줬어요. 아마 그래서 회사가 어려울 때 많은 직원들이 내 일처럼 나선다고 생각합니다.”

 

산업단지공단과의 갈등으로 최대 위기
잠깐 샛길로 빠지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5년 10월 구로동 서울디지털산업 1단지에 첨단 아파트형 공장인 ‘마리오타워’를 신축, 건설업에서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건설은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경험도 없는 패션 회사가 건설업을 한다는 것은 욕심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회장은 최근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 마리오가 들어선 디지털산업단지를 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단지 입주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금천패션타운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기 때문.
하지만 지난 9월14일 서울행정법원이 마리오가 제기한 입주 계약 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
“쇠락하던 공단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패션 아울렛 덕분이기도 합니다. 산업단지공단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 패션 단지 업체들을 고사시킬 수 있습니다. 의류 생산, 유통, 판매 업체들이 공장 문을 닫고 생계를 걱정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산업단지공단과 서울디지털단지 내 금천패션단지 입주자들 간에 갈등이 가라앉지 않자, 업체들이 

모여 구금천패션발전협의회를 구성해 공동 대응했다. 협의회는 지난 8일부터 ‘금천패션단지 살리기 100만 인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홍 회장은 현장 업무를 챙기는 현장 사수형 경영자다. 디자인실과 생산 현장을 매일 같이 둘러보며 실오라기 하나까지 챙긴다.
“패션 시장은 정글입니다. 어설픈 맹수는 살아남지 못하죠. 기업을 이끄는 동안 현장을 떠나지 않고 지키는 마음을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제조 부문 3위 코아로직의 황기수 사장
“이젠 퀄컴과 당당하게 경쟁하죠”


퇴직금 2억원으로 출발… 2000억대 매출 올려

 “기존 카메라폰용 반도체 시장에서 벗어나, 앞으로 멀티미디어 기기용 반도체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설 겁니다. 이미 2년 전부터 대비책을 마련해왔죠. 내년이면 이런 성과들이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첨단기술력으로 창업 9년 만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시킨 황기수(57) 코아로직 사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가 이제 마무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아로직은 본래 삼성전자 등에 고급 카메라폰용 반도체를 공급하며 고속 성장을 이룬 팹리스(fabless) 업체다.
팹리스 업체는 공장 없이 반도체 칩을 전문적으로 설계만 하고 제조는 생산라인을 갖고 있는 회사에 맡기는 기업을 말한다. 반도체 업체는 삼성전자처럼 설계와 제조를 동시에 하는 업체, 코아로직처럼 설계만 하고 제조는 외부에 맡기는 팹리스 업체, 대만 TSMC처럼 자체 설계는 거의 안 하고 외부에서 설계한 반도체를 제조만 해주는 업체로 나뉜다.

팹리스 회사 중 국내 1위
코아로직은 우수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초기 국내 카메라폰 시장을 독식하고 있던 산요, 엡손 등 일본 기업들과 경쟁해 기술과 시장 모두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통해 중국 로컬 휴대전화 제조사 생산 물량의 50% 이상을 점유할 수 있었다.
지난 2004년에는 차세대 멀티미디어폰을 겨냥한 MAP(Multimedia Application Processor) 제품을 개발, 출시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휴대전화에 오락 게임, 디지털카메라, MP3P, DMB 등 멀티미디어폰의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코아로직의 MAP 제품이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03년 411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매출은 2004년엔 무려 1333억원으로, 2005년엔 1623억원, 지난해 2078억원까지 증가했다. 팹리스 회사들 가운데 국내 1위이며, 전 세계적으로 15위를 달린다.
이러한 고성장의 배경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칩 경쟁력이 있다. 동영상과 사진을 압축하고 복원해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과 경쟁사 대비 전력 소비량을 30% 정도 줄여주는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는 연구개발(R&D) 인력이 전체 직원의 70%에 달하는 등 기술 개발 투자에서 출발한다.
여기에다 휴대전화 시장의 급성장도 한몫을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고화질 카메라폰 등 기술 우위형 제품을 잇달아 시장에 내놓았고, 여기에 필요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던 코아로직에게 이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하지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중저가 폰 중심으로 바뀌고 국내 휴대전화 산업이 둔화되면서 지난해부터 매출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코아로직의 주력 제품인 멀티미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고가 단말기 출하가 줄었고, 회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에서 저가 카메라폰 생산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이러한 위기를 헤쳐 나갈 계획입니다. 고기능 스마트폰 시장과 PMP, 내비게이션, 게임기 등 다양한 분야로 제품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중국 등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할 예정입니다.”
황 사장은 특히 중국에서 MP3P는 물론 동영상 파일 재생도 가능한 MP4P 수요가 늘고 있어 이와 관련된 플랫폼을 내놓을 생각이다. 이를 위해 독일 뒤셀도르프와 중국 상하이에 이어 7월말 선전에 해외 지사를 세웠다.
“지금 주요 시장은 미주나 유럽이지만 곧 아시아가 가장 큰 시장이 될 겁니다. 지금이 위기이지만 기회이기도 한 이유죠.”
그는 코아로직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만드는 멀티미디어 플랫폼 솔루션 회사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에 227억원을 들여 모바일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엠큐브웍스를 인수했다. 코아로직의 칩 기술에 엠큐브웍스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휴대용 전자제품에 들어갈 멀티미디어 플랫폼 개발 기간을 단축한다는 전략이다.

 

40대 말에 벤처 창업
그는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직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공채 1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금성(현 LG)통신연구소를 거쳐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에서 컴퓨터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GE에서 선임연구원을, 1989년부터 10년 가까이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에서 시스템 반도체 설계 담당 이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가 창업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하이닉스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다. 그는 1998년 퇴직금 2억원을 들고 직원 3명과 코아로직을 세웠다. 40대 후반에 모험적인 도전에 나선 것이다.
“실리콘밸리나 대만 등지로 해외 출장을 가면 수많은 성공 스토리를 만날 수 있었어요. 왜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내가 한번 진정한 벤처로 성공해 보자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는 직원들이 BMW를 타고 출근하는 것을 보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이제는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인 퀄컴과도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창업 이후 2003년 카메라폰으로 상승세를 타기 전까지 여러 고비를 넘었다. 처음엔 지문인식 시스템 사업에 손을 댔다가 고전했고, 2차원 바코드 시스템 사업도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카메라폰 구동 칩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될 때까지 한다’는 그의 뚝심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조 단위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버겁죠. M&A가 활성화돼야 하고, 자본시장 육성도 절실합니다.”
그는 올해가 코아로직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익 구조 개선과 안정적인 경영 구조 구축을 위해 수 년 전부터 추진한 체질개선의 막바지 단계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너무 숨 가쁘게 달려 왔습니다. 시장은 성숙했고, 업체간 기술개발 격차는 계속 줄어들었죠. 요즘 말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겁니다. 지금은 숨고르기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