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일상, 비행준비부터 승객탑승까지
요즘은 비행 한번 나갔다..
하면 여기저기 몇일씩 스케쥴을 덧붙여 받아서 피곤하구..
호텔에 가면 잠만 쿨쿨~zz 자서
이렇게 시간만 나면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 해요.. ^^
오늘은 비행준비부터 승객탑승 전까지 승무원의 준비과정에 대해 써볼까해요~ ^^
물론, 객관적인 측면에서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 딱 딱 준비해야한다. 라는 기준이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꿍꿍이의 개인적인 비행 준비과정이라 생각하시구 읽어주세요 ^^;;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꿍꿍이는 갓 일년 넘긴 쥬니어 승무원이기에 아직 고정된 스케쥴을 받지 못한 답니다 ㅠㅠ
물론 그런점이 때론 시니어 승무원 분들의 북오프 (book off-몸이 아프거나 사정상 비행을 못하게 될 경우) 로 좋은 국제선을 받을수 있는 계기가 되지만 .. 그래도 이렇게 불규칙한 비행은 정말~정말~ 힘들어용 ㅠㅠ
꿍꿍이는 보통 스케쥴을 비행 전날 밤에 알게 되거나 비행 당일 몇시간 전에 연락을 받고 알게 된답니다. ㅠ
그래도 다행인것은 당일 비행 출발 전 4시간 안에 연락을 받으면 회사에서 택시를 집앞까지 보내주어서 공항까지는 쉽게 갈수가 있어요 ^^
띠리리링~~
거의 새벽5시에서 오전 9시 사이에 제일 많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
전화를 받으면 십중팔구 출발 4시간 전이라.. 비행 데스티네이션과 일정을 간단히 받고 택시를 신청합니다.
비록 출발까지는 4시간 남짓 남았다고는 하나 시간이 촉박해서 부랴부랴 준비를 해야해요.
출발시간으로부터 1시간30분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서 크루센터도 들려야 하고 브리핑 시간 맞춰서 비행기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하거든요!
예를들어 오전 9시 출발 비행 전화를 오전 5시 30분에 받았다고 하면, 택시를 7시까지 오게 해달라고 신청해요!
꿍꿍이 집에서 공항까지 차로 30분 걸리거든요~
그럼 택시 오기전까지 준비할 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
꿍꿍이는 준비할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여자 중 한명이랍니다 ^^;; (이것때문에 짱구오빠 가끔 미치고 펄쩍 뛰는 날 종종 ^^;;)
부랴부랴 씻고 유니폼 입고 데스티네이션에 맞게 가방 싸고 (기본적인 물품은 항상 가방에 준비되어 있구요 ^^)
화장하고나면 한시간이 후딱 가버린답니다!
스카프는 메는 방법이 따로 정해져 있진 않지만 그날에 따라 맘에 안들면 낑낑거리다가 그냥 목에 휘리릭~휘감습니다 ㅎㅎ
늘 택시가 오기 전 10분정도가 시간이 남는데 이때 꿍꿍이는 어이없게도 그날 기분에 따라 어떤 귀걸이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요-_-;
귀걸이를 저엉말 좋아하거든요! ^^;;
귀걸이를 안하고 나가면 마치 몸의 일부분이 빠진것 같은 허전함 -_-a
(구지 비교하자면 남자분들이 시계를 빼고 출근하는 기분? 일까요? ㅎㅎ)
꿍꿍이 어머니는 늘 이 시간에 밥 한술이라도 뜨고 나가라~
고 늘 말씀하시지만.. 꿍꿍이에겐 꽃보다 귀걸이..ㅠ
이렇게 택시를 타고나면 휴~ 한숨 돌리고
짱구오빠에게 문자를 보내고 ~
창밖 바라보며 멍때리기~~~
(꿍꿍이는 멍때리기 진짜 잘해요 ㅎㅎ어렸을때는 부모님께 늘 지적당했을 정도;;)
가끔 대화하기를 아주~ 좋아하는 포르투갈 아저씨가 오시는데 (에어캐나다와 계약 맺은 택시회사여서 운전기사가 늘 정해져 있어요)
그 아저씨 택시에 타게되면 공항 도착해서 내리는 순간까지 정신이 쏙~ 빠져요 ㅎㅎ
늘 택시에서 내릴때는 팁으로 1불을 드려요~
어느 택시운전기사분이 오시던간에 승무원들과 택시 운전기사분들 간의 무언의 철칙같은 것이죠 ㅎㅎ
승무원들이야 어차피 회사에서 돈을 내주니 무임 승차인데다가..
기사 아저씨들께서 가방을 트렁크에 실어주시고 내려주시는 노고에 감사하는 뜻에서랍니다.
한번은 꿍꿍이가 1불 잔돈이 없어서 가방에 늘 갖고 다니는 스낵을 와장창~ 감사의 뜻으로 드린적도 있어요 ㅎㅎㅎ
(꿍꿍이 비상 간식 ㅎㅎ)
택시에서 내리면서 유니폼 옷자락에 꼭 거는 직원뱃지! 를 달고
부랴부랴 크루 센터로 들어가면 브리핑 까지 30분 정도의 여유가 있어요.
평범한 철통같은 문에 비밀번호를 샤샤샥~ 누르고 들어가면 나오는 크루센터.
마치 공항의 지하세계같아요. 꿍꿍이도 승무원이 되기 전까지는 이런 곳이 공항에 있다는걸 상상도 못했거든요.
하지만!
뭐..대단한것처럼 설명은 했지만 ^^;; 사실 들어가면
쿨쿨~ 뒤로 젖혀지는 폭신한 일인용 소파에서 잠에 곯아 떨어져 있는 승무원 대.여섯명정도는 늘 기본으로 눈에 띄구요 ㅎㅎ
대부분 50대정도 되는 컴터에서 온라인으로 크루 체크인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크루들이 해야하는 체크인) 하는 크루들이 압도적으로 보이고 끼리끼리 라운지에 앉아 수다떨며 스낵 먹는 승무원들이 주를 이뤄요~
아~주~ 평범하답니다.
크루체크인 후 개인 메일 폴더가 있는 캐비넷으로 고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승무원 매뉴얼 픽업 및 자질구레한 사내뉴스 업데이트를 확인해야해요~
승무원 동료들이 가끔 쪽지같은거 써서 넣어 놓기도 하는데 그런거 받을때면 너무너무 기분이 좋아요 ^^
그러면 꿍꿍이도 빛의 속도로 쪽지를 쓰고는 동료 메일폴더에 슬쩍~ 넣어둔답니다 ㅎㅎ
커피한잔 뽑아 마시며 크루센터에서 혹 아는 동료를 만나면 인사하고..얘기하다 보면 어느덧 시간이 후다닥~ 가버리지요. ^^
브리핑 시간 10분 남짓 남겨놓고 게이트로 고고~
사정상 늦게 도착하면 게이트까지 초스피드로 총총총 아주 빠른걸음으로 걸어가게 되는데
중요한건 이때 절!대로 뛰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승무원이 어떤 이유에서든 다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을 보이는건 그 항공사에 대한 나쁜 이미지만 심어 줄 뿐이거든요! 애초에 늦어선 안되겠죵? !? ^^
게이트로 들어갈때에는 승무원 및 공항 관계자들이 따로 들어가는 구역을 사용한답니다.
국제선이든 국내선이든 가방 검사 하지 않고 손가락 지문만 갖다대면 바로 통과~할수 있어요! 물론 에어캐나다가 자국 항공사이기 때문이지요~ 허나 미국으로 가는 모든 비행은 예외없이 승무원들도 승객분들과 함께 가방 검사를 해야 한답니다!
보통 브리핑은 출발시간 45분 내지 1시간 전에 이루어져요.
보잉 777기나 767기 , 에어버스 330 처럼 큰 기종들은 출발 1시간전에 브리핑이 시작하고 에어버스 321,320,319 와 엠브레어 기종들은 출발 45분전이구요.
브리핑은 대부분 비행기 안에서 이루어 지지만,
비행기가 제때 게이트에 파킹이 안되어 있어 딜레이가 될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누구나가 다 싫어하는 딜레이 ㅠ)
게이트 근처 의자에 앉아 승무원과 서비스 디렉터가 조용조용 (승객분들에게서 좀 떨어진 위치에) 브리핑을 한답니다.
가끔 아주 호기심 많은 승객분들 중에는 승무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브리핑 하는것에 관심을 두고 슬금슬금 ~ 다가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ㅎㅎ
그러면 우린 소리를 더 낮추어서 소근소근 하거나 ㅎ
너무 가까워 지실 경우 서비스 디렉터가 양해를 구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
브리핑때에는 가장 중요한 비상시 승무원의 팀워크와 대처방법들을 리뷰하는데
기내화재시 제압하는 요령등과 같은 안전사항에 대해 주로 검토해요 ^^
또한 그날 비행기의 탑승 승객수, 특별 안내를 받아야 하시는 몸이 불편하신 승객분이나 어린이 승객 등의 수와 위치, 날개 쪽 (오버윙) 비상문 옆에 앉은 승객분들 브리핑하기, 기내안내방송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자리 배정에 들어간답니다.
어느 항공사는 매니지먼트 측에서 비행하는 때마다 미리 정해 승무원에게 포지션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에어캐나다의 경우 승무원들끼리 브리핑때마다 하고싶은 포지션을 고를수 있답니다.
원래는 시니어부터 쥬니어까지 순서대로 포지션 종이를 돌려가며 원하는 위치를 고르는 거지만
대부분 그것에 상관없이 누구~뭐 하고싶은 포지션 있어?
라고 서로 묻고 조절해가며 맡는답니다.
꿍꿍이의 경우 그날 기분에 따라 포지션 고르는 선택이 틀려지는데요,
어떤날은 캐빈서비스를 맡고 싶을때도 있고 어떤날은 갤리(비행기 부엌)를 맡을때도 있구요~ ^^
갤리를 맡으면 거의 캐빈에 모습을 드러낼 일이 없으므로 가끔 일만하고 싶을때는 갤리를 맡을때도 있어요 ㅎㅎ
이렇게 브리핑이 끝나면
각자 맡은 포지션의 jump seat 컨디션과 그 근처에 위치한 비상약품이나 비상 탈출시 갖고 내려야 하는 물품들을 점검합니다.
여기까지 하고나서 보딩 바로 직전 꿍꿍이가 꼭 하는 세가지!!
1.화장실 가기
2.편한 구두로 갈아신기~~
3.짱구오빠에게 문자보내기!! ㅎㅎ
립글로스 한번 더 발라주고~ 머리 , 옷매무새도 가다듬고요~ㅎㅎ 거울보고 한번 씨익~웃어도 보구요 ^^;;;
우리가 흔히 말하는 터미널 용 구두라는게 있는데 이것은 뾰족하고 굽이 높은 구두로써 말 그대로 공항 터미널에서만 신고요 ^^;;
(유니폼이랑 잘 어울리거든요.. ^^;;)
사실 기내에서는 편하고 낮은 구두로 갈아 신는다는 비밀~. ^^;;
마지막으로는 짱구오빠에게 문자를 보내는걸로 꿍꿍이의 보딩 준비는 이렇게 끝이 난답니당~ ^^
이 모든것이 끝나면 드디어 보딩 시작~이에요!
갤리를 맡은 승무원은 승객 보딩 중에도 갤리에서 트롤리 정리를 하구요,
나머지 승무원들은 승객분들을 맞이하고 짐 올리는것을 도와드리는 일을 맡구요~ ^^
이렇게 해서 모든 승객분이 무사히 자리에 앉으시고 ~
서비스 디렉터가 승객분들의 헤드카운트를 마치면 비행기 문이 닫히고 finally ready to push back! !!~~
이륙준비 끝!
꿍꿍이와 함께 준비한 비행~ 재미있으셨나 모르겠어요~!
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낱낱히 쓰게되어서 생각보다 길어진것 같아요 ^^;;
재미있게 읽어주셨길 바라며~
오늘도 역시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당~! ^^
Certified 승무원 스마일 ㅎㅎ
출처:비행수첩 by 꿍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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