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친환경/친환경.Recycle,안전

폐타이어로 양식하는 굴.. 바다의 우유

성공을 도와주기 2009. 11. 8. 23:29
  •  폐타이어 양식하는 굴.. 바다의 우유? [4]
오마이뉴스] 2009년 11월 08일(일) 오후 12:32   가| 이메일| 프린트 
[오마이뉴스 최병성 기자]


폐타이어에 굴을 양식하는 끔찍한 현장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생으로 즐겨먹는 먹는 굴을 발암물질 덩어리인 폐타이어에 키우다니 눈으로 보면서도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타이어의 유해물질로 인한 굴의 안전성과 바다 오염이 걱정되었습니다.



굴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식품인데, 어떻게 폐타이어에 굴을 양식하게 된 것일까요? 함께 현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이곳은 남쪽 바다의 한 마을입니다. 바닷가에 줄에 엮은 폐타이어 조각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처음 이것을 보는 순간, 과연 이게 무엇을 하는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따개비가 붙어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바닷물 속에 있다 건져낸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폐타이어 조각의 용도는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따개비 사이에 굴 껍질이 붙어 있었던 것입니다. 한쪽 부둣가에 방금 건져 올린 굴 더미도 눈에 보였습니다.



남쪽 바닷가 마을에서 발견한 폐타이어 굴 양식















폐타이어로 굴을 양식하는 남쪽바닷가 마을입니다.
ⓒ 최병성


















▲ 이게 뭐하는 물건인고? 바닷가에 널려있는 폐타이어 조각들입니다. 처음에 이 장면을 보고 뭐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 최병성


















▲ 따개비와 굴이 함께 자라고 있는 폐타이어 조각 바닷 물 속에 오랜시간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 최병성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바닷가 폐타이어 굴 양식
ⓒ 최병성


















▲ 이제 막 건져 올린 폐타이어 굴 양식 현장 부둣가에 이제 막 건져 올린 페타이어 굴 양식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 최병성






폐타이어가 얼마나 유해한 물질인지 잘 알기에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폐타이어가 아니라 폐고무의 일종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폐타이어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살펴보니 역시나 폐타이어 조각이 확실했습니다. 타이어 흔적을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폐타이어를 잘게 썰고 그것을 다시 얇게 켠 것이었습니다.















▲ 여기에 굴을 양식한다고요? 잘게 썰어 얇게 켠 폐타이어 조각을 줄에 엮어 놓았습니다.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뒤져보니, 역시나 폐타이어였습니다.
ⓒ 최병성


















▲ 폐타이어를 증명하는 글씨 폐타이어임을 증명하는 흔적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새롭게 만든 폐타이어 굴 양식은 얼른 조치가 필요합니다.
ⓒ 최병성






폐타이어 조각들이 쌓여 있는 현장에서 반복 사용하여 실밥만 너덜대는 타이어 조각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폐타이어 굴 양식이 이미 오랫동안 사용해온 것임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타이어의 유해물질이 바다로 녹아 들어가거나, 아니면 굴이 먹고 자랐다는 것일텐데. 폐타이어 굴 양식 현장을 보는 순간, 지금까지 즐겨먹던 굴이 생각나 토할 것만 같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단 말인가? 폐타이어에 굴 양식을 방치한 정부 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 걸레가 된 폐타이어 조각 얼마나 오래 사용하였길래 저렇게 실밥만 남은 걸레조각이 되었을까요? 그렇다면 굴은 안전하고, 해양 생태계는 문제없었을까요?
ⓒ 최병성






폐타이어의 심각한 유해성



최근 00타이어 제조 회사에서 많은 근로자들이 백혈병과 원인 모를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타이어는 천연고무가 아닙니다. 00타이어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타이어 제조과정에 1급 발암 독극물만 해도 톨루엔, 벤젠, 자이렌, 다이옥신, 페놀, 스테아린산, 아연화, 유황, 망간, 크롬, 니켈, 수은, 석면, 오일 등 수십여 가지가 사용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자동차 타이어는 달리는 자동차의 고온, 고압 등의 다양한 환경을 견뎌내기 위해서 정련, 압출, 비드, 압연, 재단, 성형, 가류 등의 다양한 공정을 거치게 되며, 이 과정에 약 30여 가지의 고무와 오일, 카본블랙, 도료, 산화방지제, 화학촉진제, 첨가제 등의 유해물질들이 사용됩니다.



폐타이어의 재활용 과정을 보면 폐타이어에 약 500도의 열을  가하면 폐타이어가 약 50%의 중유와 카본블랙과 철심 등으로 분리가 됩니다. 폐타이어에서 50%의 중유가 나온다는 것은 타이어가 곧 기름덩어리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바다에 넣어 굴을 양식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기름 유출 사고를 정부가 방관해 온 것이라 할 것입니다. 특히 타이어는 제조할 때 다양한 유해 화학물질을 첨가하기 때문에 단순한 기름 유출보다 바다 생태계에 더 위험 할 수 있습니다.















▲ 태안 기름 유출사고로남해안 김양식장까지 덮치는 기름띠 제주도 가는 비행기에서 바라보니 남쪽 바다까지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여파가 미치고 있었습니다. 폐타이어 사용은 굴의 안전과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기름 유출이라 할 것입니다.
ⓒ 최병성






폐타이어에는 유독성 화학물질뿐만 아니라 유해 중금속도 다량 포함하고 있습니다. 폐타이어의 유해 중금속은 폐타이어의 소각재 성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충남 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한 '폐기물 유형의 따른 소각재의 중금속 용출특성 연구' 자료를 보면 폐타이어를 소각하였을 때, 비산재에는 아연(Zn) 115,025mg/kg, 납(Pb) 504mg/kg, 구리(Gu) 155mg/kg, 카드늄(Cd) 17mg/kg, 니켈(Ni) 3.2mg/kg, 크롬(Cr) 1.9mg/kg, 그리고 바닥재에는 아연(Zn) 15,821mg/kg, 납(Pb) 34.7mg/kg, 구리(Gu) 92.1mg/kg, 카드늄(Cd) 0.8mg/kg, 니켈(Ni) 3.2mg/kg, 크롬(Cr) 8.0mg/kg 등의 유해 중금속이 함유돼 있습니다. 타이어에 아연이 특히 많은 것은 타이어의 탄성을 주기 위해 제조시에 아연을 많이 넣기 때문입니다.



지난 3년간 폐기물로 시멘트를 만드는 문제를 조사하며 폐타이어의 유해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굴 양식의 재료로 폐타이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던 것입니다. 폐타이어의 유해성을 자세히 분석해 놓은 'Hazardous Waste and Tire Incineration in the U.S. and Mexican Cement Industries: Environmental and Health Problems(미국과 멕시코 시멘트 산업의 유해 폐기물과 타이어 소각 : 환경과 건강상의 문제들) 자료를 보면 폐타이어 사용의 심각성을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 폐타이어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자료 폐타이어는 순수 천연 고무가 아닙니다. 유해화학물질과 중금속 가득한 발암물질 입니다.
ⓒ 최병성


타이어의 화학적 구성과 소각재의 성분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이 자료 중에 타이어의 소각재 성분을 보면 알루미늄, 비소, 카드늄, 크롬, 구리, 철, 납, 마그네슘, 망간, 니켈, 포타슘, 실리콘, 아연, 주석 유황 등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다양한 유해물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직무유기를 스스로 인정한 농수산식품부



폐타이어를 이용한 굴 양식 문제를 정부가 알고 있는지, 담당부서인 농수산식품부 양식산업과에 문의를 하였습니다. 담당자들은 폐타이어에 굴 양식을 하는지 몰랐다며 현황파악을 한 뒤 답을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정부 담당자들에게 폐타이어 굴 양식의 심각성을 이해시키기 위해 현장 사진과 폐타이어 유해성 자료를 함께 보내주었습니다.



다행히 국립수산과학원 및 지자체를 통해 폐타이어 사용 현황조사, 굴에 대한 안전성, 해양오염 여부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답을 보내왔습니다.










▲ 농수산식품부의 답변 현황파악을 통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정부 당국의 답변입니다.
ⓒ 최병성






그리고 며칠 뒤 사실 관계를 확인한 농수산식품부 담당자로부터 다시 답이 왔습니다. 내용인즉 이러합니다.



"폐타이어에 굴 양식을 한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몰랐다. 자신들의 직무유기라 인정한다. 폐타이어를 굴 양식에 사용하는 것을 조사해보니 사용한 지는 오래 되었는데,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 지금은 00시의 3개 어촌계에서만 사용 중이다. 앞으로 육지로 끌어 올린 폐타이어는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



정부의 올바른 대책을 촉구합니다

일단 폐타이어의 굴 양식이 전국적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일부 지역의 일이라는 사실이 다행스럽습니다. 그러나 지금 사용 중인 폐타이어 굴 양식이 일부에 불과하지만, 더 이상의 해양 오염과 굴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정부가 보상을 해주고서라도 폐기처분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입니다.



요즘 사람들과 만나 식사하는 자리에서 보쌈과 함께 나온 생굴과 굴 국밥을 먹는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폐타이어 굴 양식을 이야기하게 되었고, 접시에 먹음직스레 차려진 굴이 찜찜하여 전혀 젓가락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폐타이어 굴 양식이 극히 일부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확인을 하고 나니 조금은 안심됩니다.



날씨가 서늘해지는 요즘 생굴 철이 되자 방송국마다 굴을 수확하는 방송을 자주 합니다. 이 기사를 읽은 분들이 혹시 전국의 굴 양식이 모두 이렇게 유해한 폐타이어에 이뤄진다는 오해로 전국의 선량한 굴 양식업자들에게 피해가 가질 않기를 바랍니다.



정부가 폐타이어에 굴 양식을 한 곳은 남쪽 해안가의 작은 마을 3개 어촌계에 불과한 것이라 밝혀주었습니다. 이곳 어민들도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폐타이어의 유해성을 잘 몰랐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농수산식품부와 해당 지자체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올바른 대책을 마련하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새롭게 만든 폐타이어 조각들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지금 폐타이어에 양식되고 있는 굴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