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 정보/기업경영정보

읽어야할 책들

성공을 도와주기 2011. 3. 20. 08:51

'비지니스 정보 > 기업경영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문학 콘서트
2011.03.18, 김 경동, 김 기현, 최 재천 外, 조회 480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평소에도 대학시절 경험했던 고전 읽기 프로그램 같은 것이 창의적 사고를 증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공교롭게도,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경영자 중 한 사람인 페이스 북(Facebook)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역시 그리스-라틴 고전을 읽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삶의 정도 (윤석철 교수 제 4의 10년 주기作)
2011.03.08, 윤 석철 , 조회 1,614
삶의 정도라는 주제가 던지는 만만치 않은 무게감에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넘긴 첫 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나잇값을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요즘 필자는 인생의 후배들에게 삶에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해주어야겠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첫 마디는 복잡함(complexity)'를 떠나 ’간결함(simplicity)'를...
딜리버링 해피니스
2011.03.02, 토니 셰이, 조회 1,327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기업이야말로 고객만족 부문에서 세계 최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재포스(Zappos) 라는 기업이다. 미국 기업이고, 온라인으로 신발을 판매한다. 1999년 창업했고, 창업 10년 만에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알짜기업이 되었다. 초 스피드 성장을 한 셈이다. 또 재포스는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수성경영, 지키려면 공격하라
2011.02.21, 안도 고키, 조회 1,593
오늘 소개할 책은 우리가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하는 전자나 자동차 업계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 1위의 라면제조회사 닛신식품(日淸食品)의 파란만장한 성장사와 CEO의 성공스토리를 소개하는 책이다. 제목의 ‘지키려면 공격하라’는 말처럼, 세계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멘’과 세계최초의 컵라면 ‘컵누들’을 개발한 과거의 영광과 위용에...
3불전략 - 모두가 안 된다고 한 싸움을 승리로 이끈
2011.02.10, 이 병주, 조회 2,408
보 구엔 지압 장군은 베트남을 지켜낸 베트남 영웅이다. 세계 최강 프랑스, 미국, 중국 군대를 차례로 물리치고 베트남의 독립을 지켰다. 그래서 붉은 나폴레옹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던 교사였고, 신문을 발행하던 언론인이었다. 이름은 방패를 뜻하는 지압 이다. 부모님이 외세의 공격을 막아내라는 의미로 지어주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2011.01.31, 장 하준, 조회 3,219
하지만, 2008년 전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지난 30년간 세계를 좌지우지했던 자유시장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교수의 진단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축소하고, 전적으로 시장에 맡김으로써 -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의 근본원칙이다. - 금융기업들은 다양한 금융 파생상품들을...
완벽의 추구 - 하버드大 최고의 행복강의
2011.01.03, 탈 벤 샤하르, 조회 5,522
현대인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가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하버드대 탈 벤-샤하르 교수다. 행복학 특강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가 이 책을 쓴 배경은 자신이 완벽주의 때문이다. 그는 21세까지 스쿼시 선수로 활동했다. 이스라엘 전국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었다. 그에게는 오로지 세계 챔피언 타이틀 획득만이...
우리는 천국으로 출근한다 : 한미파슨스 김종훈 회장의 유토피아...
2010.12.10, 김 종훈, 조회 4,811
이른 시간 강남역 근처는 출근하는 직장인으로 가득하다. 표정은 어둡고 침울하다. 거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수준이다. 저녁시간 강남역은 활기가 넘친다. 완전 파티분위기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가? 바로 직장이다. 직장에 가야 하는 아침은 우울하지만 지겨운 직장을 마친 직장인들은 홀가분하다. 대부분 직장인들의 감정상태다. 나 또한 오랫동안...
로우 : 이제는 일이 재밌어진다!
2010.12.02, 캘리 레슬러, 조디 톰프슨, 조회 3,801
이 책은 성과 집중형 업무 환경(R.O.W.E., Results-Only Work Environment, 이하 로우)을 통해 워크스마트를 추진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인 캘리 레슬러와 조디 톰프슨이 포춘 500대 기업이며 세계적인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 바이에서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근로시간이 긴 나라이다..
미래와 세상 - 미래전도사 이영탁이 열어주는 미래사회
2010.11.25, 이 영탁 , 조회 2,790
사람의 가장 큰 욕구 중 하나는 미래예측에 대한 것이다. 만약 내일 무슨 일이 일어 날지만 제대로 알아도 거부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미래를 읽는 기술에 대한 책이다. 오랫동안 고위관료 등 다양한 경험을 갖춘 저자가 미래를 읽는 국가와 사회에 미래의 승자가 된다는 확신을 갖고 쓴 책이다. 사람이 어디에 시간을 많이 사용하는지를 보면 그...
GE 혁신과 성장의 비밀 (19세기 에디슨에서 21세기 이멜트까지)
2010.07.07, 윌리엄 로스차일드, 조회 3,834
우리가 이 책을 책장에서 꺼내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혁신이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경영기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혁신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에는 조직, 프로세스, 리더십, 조직문화 등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이 요소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오랜 역사 속에서 서서히 형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2010.11.19, 박 완서 , 조회 2,440
‘스무 살에 성장을 멈춘 80세 노인’이라며 자신을 바닥으로 낮춰 재정의한 이 작가는 바로 너무도 유명한 소설가, 박완서다. 존칭 없이 이름 석 자를 쓰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저자는 우리나라의 대표작가다. ‘여성 특유’의 라는 말은, 모든 개성은 뒤로 한 채 단지 성(性)으로만 사람을 분리하는 느낌을 줘서 필자로서는 사용하기 꺼리는 단어지만,...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2010.10.29, 짐 콜린스, 조회 4,411
, 이 발간된 후 몇 년이 지나자, 책에서 성공적인 기업으로 언급됐던 기업들이 추락하는 사례가 하나둘씩 생기게 된다. 일례로 성공하는 기업들의 모범사례였던 모토로라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전화 연결을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취지의 ‘이리듐’ 프로젝트를 추진해 회사를 나락에 빠뜨리고 말았다.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한 모토로라가 급기야는...
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주켄공업 이야기)
2010.10.22, 마츠우라 모토오, 조회 2,896
주켄이라는 이름은 수지(樹脂), 즉 플라스틱의 주(樹), 연구(硏究)의 켄(硏)의 합성어로 ‘플라스틱을 연구하는 회사’라는 지극히 직설적인 이름의 회사이다. 마쓰우라 사장은 창업전 5년간의 직장경험을 기반으로 1965년 주켄공업을 설립하고 의욕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 사업초기 일본의 고도성장 바람을 타고, 하청업체의 자격으로 꾸준히...
구글 노믹스 : 미래 경제는 구글 방식이 지배한다
2010.09.27, 제프 자비스, 조회 4,906
구글은 단순한 기업을 넘어 어느덧 하나의 현상이 되고 있다. ‘구글’이란 단어가 들어간 신조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음은 물론이려니와 각 기업에서는 구글 배우기 열풍이 한창이다. 만약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면 온라인 서점에서 '구글‘이란 두 글자를 검색해보자. 구글에 관한 도서는 전문 기술서를 제외하고서도 20여권을 훌쩍 넘는다는...
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2010.09.08, 샘 고슬링, 조회 6,371

오늘 소개할 책은 스눕이다. 스눕 (Snoop) 이란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다, 꼬치꼬치 캐다, 직감을 넘어 과학적으로 상대를 읽는다는 의미다. 소지품이나 흔적만으로도 상대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의 저자 샘 고슬링 박사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장소나 소지품만으로 그 사람의 내면 특성을 파악한다. 개인과 관련된 장소, 물건 등을 통해...

 

 

경영학 콘서트
저 자 장 영재
발행일 2010
형태사항 Paperback, 376P
ISBN
가 격 ₩ 13,800
주문 / 조회 5,422
 
신 형원 수석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 사례1. 항공사 요금의 비밀

한 승객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인천공항까지 대한항공의 직항노선으로 왔다. 또 다른 승객은 같은 비행기로 인천까지 왔다가 다시 인천-마닐라 비행기로 환승해서 마닐라까지 더 갔다. 두 승객 중 누가 총 비행요금을 많이 낼까? 답은 희한하게도 인천공항까지만 가는 승객이 더 많은 요금을 내고 있다. 이유를 들어보면 당연하다. 대한항공은 워싱턴 DC에서 인천까지 유일하게 직항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를 방문하고 오는 한국인 승객 중 중간에 환승하는 것을 대기시간이나 언어소통의 문제 등으로 번거로워 하는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들은 환승을 하는 않는 댓가로 그만한 추가금액을 낼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다. 다만 타 항공사에서는 이 노선에 취항을 하지 않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와 같은 니즈가 있는 승객 수가 매번 모든 좌석을 채울 만큼 많지는 않다. 비행기 운항 서비스 특성상 빈 좌석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만큼 수익 기회를 상실한다. 따라서 빈 좌석보다는 어떻게든 채우는 것이 좋다. 빈 좌석을 채우는 방법은 워싱턴DC에서 출발하여 최종목적지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인 승객에게 인천에서 환승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도쿄 등 다른 도시에서 환승하는 타 항공사와 승객유치 경쟁을 해야만 한다. 환승승객 유치할 만큼의 매력적인 경로가 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한항공은 최종 목적지가 마닐라인 승객의 경우 유치경쟁에서 더욱 앞서야할 필요가 있다. 대한항공은 주 14회(2009년 12월 기준) 인천-마닐라 직항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일단 개설된 노선은 승객이 있건 없건 운항해야 하는 게 국제 규정이다. 이 노선 역시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는 승객만으로 좌석을 모두 채우기 힘들다. 따라서 워싱턴DC에서 마닐라까지 가는 승객을 인천을 경유해 환승하도록 하면 인천-필리핀 노선의 빈자리도 자연히 채워진다. 이렇게 하면 빈자리가 많은 두 노선, 즉 워싱턴DC-인천 노선과 인천-마닐라 노선 모두에서 빈자리가 채워지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워싱턴DC-마닐라 노선은 어느 항공사보다도 싼 가격을 제시해서 승객을 유치해야 하고 워싱턴DC-인천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다.


■ 사례 2. 미국의 대학교재가 한국에서 더 싼 이유

미국에서 경제학 교과서로 즐겨 쓰이는 프렌티스홀 출판사의 ‘미시경제학(Microeconomics, Robert S. Pindyck and Paniel L. Rubinfeld, 7th Edition, paperback)’ 교재를 미국 현지가격과 한국 판매가격 기준으로 비교해 보자. 미국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 닷컴에서 이 책은 약 1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반해 교보문고에서는 외양과 품질이 같은 책을 4만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환율이 요동을 친다고 하지만 한국 판매가격이 미국 판매가격의 절반도 안 된다. 이 책이 한국에서 판매되려면 운송비와 그 외 운영비용이 더해지므로 미국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어야 마땅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미국에서 미시경제학 책 한권을 생산하는 비용은 15달러가 채 안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인지도가 있는 교재의 경우 생산비용의 몇 배를 더해 폭리를 취해도 팔리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인 저자가 쓴 경제학 교재와 경쟁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 나온 책은 1만 5,000원에서 3만원 수준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한국에서도 폭리를 취할 수 없고 가격 수준을 낮추어야만 팔릴 여지가 있다.


■ 경영에 과학을 도입하라!

이 두 사례가 말하는 것은 ‘수익경영(revenue management)'의 중요성이다. 수익경영은 단순히 원가에 일정 마진을 더해 모든 소비자에게 같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과 대비된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부여하는 가치는 고객마다 천차만별일 수 있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같은 가격을 제시하기보다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만큼의 가격을 맞춤형으로 제시하여 수익을 최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기본이 되는 것이 수학적 접근이다. 저자가 앞서 두 개 사례와 오래전에 나온 수익경영이라는 용어를 이 책의 전면에 배치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숫자에 근거한 과학이 경영에 도입되어야 한다’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저자는 우주항공과 기계공학과 같은 전형적 공학을 전공한뒤 ‘수학, 통계, 전산’ 등과 경영을 접목한 경영과학으로 선회하였다. 그리고 대학 연구실이 아닌 기업 현장에서 수학적으로 문제해결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이력의 저자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산업공학, 경영과학과 같은 학문에서 다루는 각종 기술경영 기법들을 재미난 사례와 함께 쉽게 설명한다. 사실상 이 책에서 새롭게 이론을 주장하거나 역발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없다. 대부분 관련 전공을 한 사람이라면 귀게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기법들이고 기법별로도 무수히 많은 책과 전문가들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이 가지는 중요한 의미는 그동안 재무, 인사, 전략과 같은 전형적 경영분야에 비하여 그 중요성이 덜 인식되었던 경영과학 이라는 분야(책 내용이 경영과학 이면서도 책제목은 경영과학 콘서트라고 하지 않은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에 대하여 일반에게 널리 그 효과와 가능성을 알렸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동안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경영서적에 질린 독자라면 분명하고 현장감 넘치는 내용에 흥미를 느낄 것이다.

또 지금까지 수리 기반으로 경영학에 접근하는 사람들끼리 ‘왜 이렇게 중요한 것을 사람들이 도외시하지?’ 라면서도 정작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책은 단연 돋보인다. 원래 경영학에서 쉽고 재미있게 쓰는 것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생각하면 왜 이제야 이런 책이 나왔는가 생각할 수도 있다. 단, 독자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려다 보니 단편 단편으로 이루어진 사례와 기법 소개는 체계적으로 분류가 되지 않은 면은 있다. 물론 콘서트가 체계적일 필요는 없다. 다만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경영과학’적 접근을 설명하자면 재구성하여 설명할 수밖에 없다. 크게는 데이터에 근거한 고객 차별화와 수리적인 생산관리 최적화로 나눌 수 있다.


① 고객 차별화

이 책에서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관계관리)의 관점에서 다양한 사례와 활용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개념은 고객의 인구통계학적 특징, 과거 거래 내역 등과 같은 정량적인 데이터분석을 통하여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고객이 현재 가장 원할 것 같은 상품을 추천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과거에 같은 상품을 산 사람들이 다음에 무슨 상품을 샀는지 기록을 축적하였다가 상품들 중 가장 구매빈도가 높았던 상품을 고객에게 다음 구매상품으로 추천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DVD 대여점으로 성공했던 넷플릭스(Netflix)가 이를 활용했다. 1990년대 초반이후 미국 비디오 대여점을 거의 독점하다시시피한 블로버스터(Blockbuster)를 넷플릭스는 불과 몇 년 만에 무너뜨렸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개인 맞춤형 영화추천 기능이다. 영화를 추천하면 신작 위주로 모든 사람들에게 획일적으로 추천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고객이 과거 대여한 영화, 대여 고객이 매긴 평점, 고객이 클릭한 영화 장르 등 고객이 자발적으로 혹은 인식하지 못하고 제공한 모든 정보를 취합한 후 현재 시점에 가장 선호할 영화를 추천한다. 이렇게 되면 고객의 만족도도 높아지지만 넷플렉스 입장에서도 헐리우드 대작처럼 높은 판권을 요구하지 않은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의 대여가 늘어나 수익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저자는 이와 같은 분석에 필요한 인공신경망, 협력적 여과 방식과 같은 데이터 마이닝 기법들을 소개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모든 기업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는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넷플레스와 같은 분석을 하려면 우선 고객의 구매내역을 추적 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의 구매가 소매유통업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어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샀는지 정밀하게 추적하기 어렵다. 제품박스에 동봉한 구매카드에 제품구매일이나 구매경로를 써서 보내달라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 또 구매내역을 추적할 수 있는 서비스업종에서도 쉽지만은 않다. 예컨대 고객은 하나의 신용카드만 쓰지 않고 하나의 쇼핑몰만 이용하지도 않기 때문에 보유한 고객 데이터가 고객의 선호나 구매가능성이 높은 시점을 온전히 표현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가 너무 방대해 이 중에서 추천한 상품이 고객의 마음에 들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말하는 데이터에 근거한 고객별로 차별화는 기업들이 계속 지향해야 되는 방향임은 분명하다. 과거 신문이나 TV와 같은 대중매체가 압도적인 매체 점유율을 보이던 시절에는 여기에 광고를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노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 등으로 인하여 개인화된 매체가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는 개인의 관심사가 아니면 기업이 시도하는 모든 접근은 스팸일 뿐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는 지금의 시점에서는 그 경향이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② 수리적 최적화

생산현장에서 재고는 악(惡)이다. 재고는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뜨리고 나아가 현금흐름을 저해한다. 생산현장에서는 하루하루 재고와의 전쟁을 치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무작정 재고를 줄인다고 해서 선(善)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다. HP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HP는 린(lean) 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공정재고를 거의 가져가지 않았다. 그런데 당연히 생산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했건만 오히려 생산성이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관련자들은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였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때 정통한 생산관리 전문가가 나서 수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공정별로 재고가 일정 수준 미만이면 생산성이 급격히 낮아지며 또 일정수준 이상으로 재고를 늘려도 생산성은 늘지 않으므로 공정별로 최적의 재고를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밝힌다. 몰론 이는 상징적 사례로 보인다. 생산관리에서 일정수준의 재고는 가지고 있는 ‘안전재고(safety stock)’의 양을 결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HP의 공장장을 비롯한 생산라인 관리자들이 이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사례에서 말하는 내용처럼 수리적으로 최적화된 문제의 진단 및 처방이 경영에 도입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른바 감(感)에 의존하기에는 의사결정의 변수가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있게 되었고, 제약조건도 까다로워지며 그 절대 수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사실 감이라는 것도 그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과거의 경험을 종합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인데 이를 수치화하여 혼자가 아닌 객관화 하자는 것이다.


■ 인문학과 과학의 쌍두마차

물론 저자는 대전제가 틀릴 경우 숫자만 가지고 접근할 때의 위험성도 사례를 통하여 언급한다. 코카콜라의 사례가 그렇다. 코카콜라는 스마트 자판기를 선보였다. 자판기에 기온 감응 장치를 달아 더운 날에는 조금 더 비싼 가격에, 추운 날에는 조금 더 싸게 판매하는 자판기 였다. 추운 날에는 커피에 대한 수요가 더 높으니 콜라의 가격을 싸게 하여 경쟁력을 높이고 더운 날에는 갈증해소를 위한 청량음료의 욕구가 커지므로 가격을 높여도 판매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코카콜라는 이 두 가지의 가격을 얼마로 할지에 대하여 고심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이 자판기를 설치하자마자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야 했다. 소비자들은 추운 날 싸게 판매 한다는 생각보다 더운 날 비싸게 판다는 인식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기업 이미지에 손상만 입은 채 자진 철거했다. 소비자의 감성이나 사회적 판단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숫자상의 가격 차별화가 가지는 위험성을 잘 말해준다. 이 부분은 경영에서 인문사회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저자가 이 책을 전체를 통틀어 말하고 싶은 것은 에필로그에 요약되어 있다.
“현대 경영에는 사람과 감성의 영역인 인문적 요소와 분석과 계산이 필요한 과학적 요소 이 두가지 요소가 존재한다. (중략) 이제까지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국가 경제를 이끈 기업의 힘이 이 첫 번째 주춧돌이었다면, 앞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 초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두 번째 주춧돌인 과학에 무게를 실어줄 때가 아닐까 한다(p362)”
경영에 과학을 도입하여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방식에 대하여 한국기업이 해외 선진기업에 비하여 덜 선호하는 것은 인정해야 할 듯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잘 모르는 방식을 선호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도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다시 읽기
저 자 한 창수
발행일 2010
형태사항 Paperback, 304P
ISBN
가 격 ₩ 12,000
주문 / 조회 7,103
 
한 근태 소장 (한스컨설팅)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수년 만에 다시 돌아온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이 얼만큼 좋은 나라인지 생각을 못했는데 미국에 살면서 한국의 장점을 다시 발견했기 때문에 다시 돌아왔다고 했다. 그가 한 말 중 기억나는 것 몇 가지만 꼽으면? “한국만큼 편한 나라는 없다. 모든 것은 자동적으로 배달을 해 준다. 가구나 텔레비전은 물론이고 심지어 장본 것도 배달해준다. 어디든지 쉽게 갈 수 있을 만큼 대중교통이 편하다. 전화도 잘 되고 인터넷 설치도 쉽다. 옷도 잘 입고, 좋은 음식점도 지천이다. 치안도 한국만한 곳이 드물다. 등등”
평소에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이슈이다. 요즘 들어 정말 국운이 상승하고 있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박태준의 수영, 동계올림픽의 선전, 김연아의 피겨 우승, G20 개최 등등..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약간의 자학증세를 갖고 있다. 오늘 소개할 책 “대한민국 다시 읽기”는 우리 자신이 성취한 것, 가진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다시 한 번 살펴본 책이다.

2005년 골드만 삭스는 그들의 보고서에서 2050년 한국이 미국의 뒤를 이어 세계 2위의 부자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09년 9월 골드만 삭스는 남북이 통일되면 30-40년 뒤에는 국내총생산이 프랑스, 독일, 일본을 넘어설 것으로 또 다시 예측했다. 그들은 장기 성장잠재력 지수라는 지표를 바탕으로 예측을 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2005년과 2009년 두 번에 걸쳐서다. 골드만 삭스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터무니 없는 얘기를 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뭔가 있기 때문에 그런 소리를 했을 것이다. 맥아더 장군은 6.25 전쟁 당시 처참하게 파괴된 한국을 보고 이렇게 얘기했다. “이 도시가 과거의 모습을 찾는데 100년이 넘게 걸릴 것이다” 도대체 지금 우리의 상태는 어떤가?

우리는 제조분야에서 세계시장을 평정했다.
1960년대 후진국이었던 나라 중 글로벌기업을 배출하는데 성공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태동할 조짐은 보이나 아직은 역부족 상태다. 업종별로도 세계 1 등인 곳이 수두룩하다. 우선 조선업이 그렇다. 조선업의 경우 2003년부터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등 모든 분야에서 1 등을 하고 있다. 2009년 현재 세계 10대 조선소 10개 중 7개가 한국이다. 반도체 부분도 그렇다. 반도체는 1998년 이후 12년째 1위다. 전 세계가 한국을 추적 중이다. 낸드플래시 부분은 세계 시장점유율 54%로 1위다. LCD 시장에서도 압도적 1위다. 비록 세계 1위는 아니지만 휴대전화, 철강, 자동차 부문에서도 발군이다. 휴대전화기는 2009년 2분기에 세계시장점유율 30.5%로 2위를 차지했다. 철강, 조강 생산량은 2007년 세계 5위다. 자동차 생산대수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도 화섬 생산량 5위, 에틸렌 생산량 5위, 타이어 생산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5위의 핵 원자로 보유국이기도 하다. 2009년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GM을 눌렀다. 삼성전자는 소니, 노키아를 물리치고 인텔을 근소한 차로 뒤쫓고 있다. 그 중 발군의 스토리는 삼성전자다. 80년대 한국은 전자산업에서 일본의 라이벌이 되지 못했다. 그 당시 우리는 소니의 워크맨에 환호했고 일본 출장 때마다 아키하바라에 가서 최신형 전자제품을 샀다. 미국 유학을 했던 나도 소니의 트라이나이트론을 사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했다. 1969년 삼성전자가 산요의 도움으로 설립될 때만 해도 지금의 삼성전자를 상상한 사람은 없다. 삼성전자는 45만평의 수원전자단지의 땅을 매입했는데 45만평으로 한 이유도 도쿄의 산요전기 단지가 40만평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96년도 말 소니의 11분의 1이었다. 그러나 2002년 6월 마침내 소니를 앞질렀고 2009년 8월 현재 시가총액은 1천 억달러를 돌파함으로서 400억 달러 내외의 소니를 두 배 이상 앞질렀다. 며칠 전 신문에는 분기 이익이 4조를 넘었다고 한다.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어란 말이냐?

스페인의 1인당 GNI는 한국보다 한 단계 위인 7위지만 산업구조와 기업경쟁력은 스페인보다 훨씬 탄탄하다.
한국은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전통제조업분야부터 LCD, LED TV, 반도체, 휴대전화까지 고루 경쟁력이 있다. 스페인이 앞선 이유는 위치상 관광수입이 크기 때문이다. 외화보유고는 세계 6위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아시아 48개국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1987년 민의에 의해 헌법을 개정했으며 1997년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달성했다. 반면 태국 같은 나라는 만성 쿠데타에 시달리고 있다. 포르투갈은 1995년 인당 GDP가 만 달러를 돌파한 이래 성장을 멈춘 채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들었다. 석유부국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유가 덕분에 70년대 2만6천 달러까지 인당소득이 올랐으나 2007년 이후 만5천불에 그치고 있다.

한국은 디자인에서도 강국으로의 도약하고 있다.
90년대만 해도 우리는 디자인 후진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중국 소비자는 한국 제품의 최대강점으로 디자인을 꼽는다. 2009년 기아의 쏘울은 한국차 최초로 레드닷 디자인상에서 자동차 제품 디자인분야 “Honorable Mention” 상을 수상했다. 삼성은 와인잔의 감각적 이미지를 채택한 보르도 TV를 출시해 소니를 무너뜨렸다. 엘지전자의 휘센 또한 탁월한 디자인으로 9년 연속 세계판매 1위를 달성하고 있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는 한국인의 창의력이야말로 한국의 희망이라고 말한다. “문화경쟁력이 한국을 발전시킬 것이다. 문화적 이미지가 상품의 생명을 좌우한다. 한국은 이웃 중국, 일본과 다른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훌륭한 예술가도 많다.”

한국은 스포츠 강국이다. 개선전과 개선 후가 이렇게 극명한 경우는 많지 않다.
우리는 1976년까지 올림픽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그러나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세계 4위를 차지한 이후 강국으로 도약했다. 원래는 스포츠는 일본이 강국이다. 올림픽에서 두 차례나 세계 3위를 차지했다. 한국에게 추월 당하기 전 84 년 LA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우리보다 골프도 강국이었다. PGA와 LPGA에도 훨씬 먼저 진출했다. 하지만 지금은 게임이 되지 못한다. 올림픽도 세 차례나 유치했다. 64년 하계도쿄 올림픽, 72년 삿포르 동계올림픽, 98년 나가노에서 다시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다. 2002년에는 한국과 공동으로 월드컵도 치렀다. 하지만 88년 이후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한국을 앞지르지 못했다. 서울 올림픽 이후 한국은 금 61개, 일본은 40개에 그치고 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54에서 86년까지 월드컵 본선에도 진출하지 못했던 한국은 86년 이후 7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했고 2002년에는 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다. 또 수영과 피겨 같은 선진국형 스포츠도 박태환, 김연아 같은 선수가 석권을 했다.

한국의 바둑 정복기도 대서사시다.
80년대 말까지 우리 바둑은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뒤졌다. 하지만 90년대 조훈현과 이창호 라인 가동 이후 단숨에 세계정상에 올라 세계가 거꾸로 한국을 뒤쫓고 있다. 80년대에는 다들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떠났다. 조치훈이 유학을 간 것이 대표적이고 그것이 노상 신문에 회자되었다. 그 당시 한국기원은 일본 기원과 교류전을 개최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일본기원 관계자가 한국에 오면 김포공항부터 깍듯이 모시러 나가곤 했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직 중국과의 교류전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1981년 1월 조치훈과 조훈현의 기념대국이 열렸는데 조치훈은 당시 천문학적인 3천만의 돈을 받았고 조훈현은 4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대국료에 만족해야 했다. 이 대결에서 조치훈은 두 판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종잇장 같은 실력차이였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모두 엄청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념대국을 끝낸 조훈현은 평생 처음으로 술을 마시고 가다 골목길에서 쓰러졌고 설상가상으로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기어가다시피 여관까지 가야 했다. 그 여파로 왕위전에서 서봉수에게 패하고 최악의 시절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그 후 조치훈을 상대로 7연승을 거둔다. 절치부심의 결과다. 이 기간 조훈현은 혼신의 힘을 다해 변방의 한국 바둑을 세계정상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한다. 그리고 마침내 89년 세계최대 대회인 응창기배에 홀로 출전해 연전연승하고 중국의 섭위평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다. 엄청난 사건이다. 한국의 위상이 달라지는 순간이다. 이를 계기로 한중일은 밀고 밀리는 바둑삼국지의 서막을 연다. 또 조훈현은 불세출의 천재 이창호를 배출한다. “느린 것으로 빠른 것을 제압한 이창호로부터 바둑의 신기원이 열렸고 한국 바둑은 십 수 년 간 세계를 지배했다. 중국과 일본 고수들에게 세계 일인자가 누구냐고 물으면 누구나 이창호라고 대답했다. 그는 바둑 사상 당대의 모든 고수가 마음으로 승복한 유일한 일인자였다.” 바둑전문기자 박치문의 말이다.

한국 바둑은 세 번의 도약을 이룬다. 첫째가, 1980년 조치훈의 명인쟁취이고, 둘째가 1989년 조훈현의 응창기배 우승이고 세 번째가 이창호의 등장이다. 이창호 이후 전국적으로 바둑학원과 강좌가 늘었고 바둑학과가 생겼다. 이세돌, 최철환, 박영훈 등 신예 강자가 출현한다. 1988년 일본에서 국제기전 후지츠배가 만들어진 이후 한국은 국제기전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국가별로 한국 57회, 중국 18회, 일본 20회, 대만 1회로 한국의 우승횟수는 일본과 중국을 합친 것보다 많다. 정말 대단한 나라다.

한국은 언어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세계의 어느 나라도 글자를 만들지는 못했다. 아무리 억만금을 줘도 언어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대단한 사건이다. 한글의 비범성에 대해 펄벅 여사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단순하면서 가장 훌륭한 글자다. 세종대왕은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아무리 간단한 언어라도 인간이 언어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한글의 우수성은 IT강국의 인프라다. 입력하기 쉽기 때문이다. 한글은 일본 가타카나에 비해 7배 이상 입력이 간편하다. 영어에 비해서도 35%나 빠르다. 전세계에서 한국보다 문자를 빨리 주고 받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종교적인 면에서도 한국은 대단한 나라다.
유교, 불교, 기독교 등 세 개의 고등종교를 원형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떠한 분쟁도 없이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사실은 가벼이 볼 문제가 아니다.
불교도 우리는 잘 발전시켰다. 조계종의 발원지인 중국의 임제종이 한국의 선의 참모습을 조계종에 배우러 올 정도다. 유교도 그렇다. 한국의 성균관은 유교의 제례가 가장 완벽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어 중국 유학자들이 배우러 올 정도다. 기독교도 한국에서 가장 크게 부흥했다. 가장 큰 교회는 모두 한국에 있다.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가장 근본적의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모든 종교가 번성하지만 별 다른 갈등 없이 잘 조화를 이루어사는 모습도 경이롭다. 인류가 당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종교간 다툼이다. 우리는 이미 종교간 화해를 하고 공존하고 있다. 한국인 가정에는 식구들이 저마다 다른 종교를 가진 경우가 많다. 쉽지 않은 일이다. 종교간에도 별 다른 갈등이 없다. 수유리 한신대학원과 화계사는 지난 십 수년 동안 크리스마스와 석가탄신일에 서로를 축하하는 현수막을 걸고 있다. 한국은 지난 2천 년의 역사 속에서 3개의 세계종교를 수용한 나라다. 이미 문명의 화해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함석헌에 따르면 한국은 바로 이와 같은 인류사적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반만 년 동안 고난을 달게 받아온 나라다. 한국은 언제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였기 때문에 화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강한 정체성과 치열한 경쟁이다.
한국은 비록 작은 나라지만 동화시킬 수 없는 강력한 정체성을 가졌다. 그래서 중국, 몽고, 만주, 일본 등이 한국을 침략해 성공을 거두는 듯 했지만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 우리 주변에는 만만한 나라가 하나도 없다. 세계 1등에서 4 등까지가 모두 우리 모두 주변에 있다. 공부 잘 하는 애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격이다. 격투기 랭킹 1위에서 4위까지의 강자들과 매일 몸을 부대끼며 생활하는 기분이다.

남북대립도 우리에게는 건강한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오랫동안 한국인들은 언제 남침할 지 모르는 북한스트레스 속에서 살아왔는데 그게 약이 됐을 것이다. 2008년 현재 북한 경제규모는 남한의 38분의 1이다. 개인소득은 한국의 18분의 1, 아프리카 케냐, 나이지리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마디로 세계 15위의 경제대국과 180위권의 경제후진국이 경계를 맞대고 있는 것이다. 1965년만 해도 북한의 국내총생산은 한국의 2배 이상이었다. 1990년대 들어 소련의 원조가 중단되고 전국을 휩쓴 기근이 계속되지 북한의 최악의 국면이 되었다.

한국사람은 독한 성격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신라시대 품일 장군의 아들 관창은 어리다는 이유로 적장에게 잡혔다 살아왔다. 품일은 창피하다면서 어린 아들을 다시 전장터로 내보내 죽게 만든다. 김유신은 아들 원술이 당군과의 전쟁에서 패배하고도 살아서 돌아오자 그를 처형할 것은 건의한다. 가까스로 사형은 면했으나 유신은 생전에 다시 아들 얼굴을 보지 않는다. 계백은 가족을 모두 죽이고 전쟁터에 나온다. 적의 손에 죽는 것보다 내 손에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참 독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러시아, 중국, 일본 같은 초강대국 사이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위기 때마다 광기에 가까운 독함을 발휘했기 때문에 생존했을 것이다. 한국인의 광기와 독기는 한국을 삼키려는 주변 강국에게 독으로 작용했다. 함석헌의 말대로 중국이 먹었다 토하고, 만주가 먹었다 토하고, 영악한 일본이 먹었다 토했으며 러시아가 침을 흘리면서도 못 먹은 나라다. 그 덕분에 지금의 한국이 있을 것이다.

똑똑하면서도 근면한 특성도 기여를 했을 것이다. 보통은 똑똑하면 게으른데 한국인은 똑똑하면서도 부지런하다. 그러니 잘 살지 않을 방법이 없다. 1970년대 삼성전자의 강진구 사장은 전 임직원 앞에서 이렇게까지 얘기를 했다고 한다. “가정이냐, 회사냐 분명히 선택을 해야 합니다. 둘 다라는 식의 태도는 안 됩니다.” 참 엄청난 얘기다.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2357시간, OECD 연간근로시간 1777 시간보다 무려 580시간이나 길다. 한국인의 조급증도 성장에 기여를 했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발걸음이 빠르다.

뭐니뭐니 해도 성장의 제 1 원동력은 교육이다. 우리는 교육에 목숨을 건 민족이다.
본인은 굶을지언정 자식은 서울로 해외로 유학을 보낸다. 그래서 한때 대학을 상아탑 대신 우골탑이라고 불렀다. 소를 팔아 그 돈으로 보냈다는 의미다. 제사 때도 벼슬이나 직함이 없는 조상은 학생으로 쓴다. “현고학생부군신위”가 그렇다. 벼슬이 없는 우리 모두는 언제나 학생인 셈이다. 영화 두사부일체와 가문의 영광은 조직폭력배도 배워야 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했다. 오전 7시부터 하는 조찬 강연과 저녁에 하는 최고경영자 과정은 배우려는 사장으로 넘쳐난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현상이다. 오죽했으면 과외금지조치까지 내렸겠는가? 과외금지정책은 인류역사를 통틀어 없는 일이다. 2008년 총예산의 5분의 1인 36조원을 교육에 투자했다. 2007년 한국 사교육비 비중은 GDP대비 2.9%로 OECD 평균치와 비교해 10배 이상 높다. 2008년 미국 대학에 재학중인 한국학생은 12만 7천명으로 국가별 순위에서 3년 연속 1위이다. 다음은 중국, 인도, 일본 순이다. 한국이 세계 어느 민족도 해낼 수 없었던 단기간의 경제성장을 달성한 것은 교육열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물론 빠른 성장에 따른 부작용, 세대간 갈등,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갈등, 취업 문제 등 문제는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한 일에 대해 설명할 수 있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자신을 새롭게 보길 권한다.

상추 CEO
저 자 류 근모
발행일 2009
형태사항 Paperback, 240P
ISBN
가 격 ₩ 12,000
주문 / 조회 6,109
 
김 진혁 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 인생역전 스토리이자 현장경영 이야기

나이 마흔에 사업이 망하면서, 쫓기다시피 시골로 내려가야만 했던 한 남자가 있다. 뭘 할까 고민 하던 그는 결국 생활고에 떠밀려 농사를 시작했다. 사업자금은 어렵게 빌린 300만원이 전부였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 그의 농장은 연매출 100억 원을 내는 유기농 쌈채소 기업이 되었다. 상추를 팔아서 매출 100억 원을 낼 정도면, 쌀로 치면 천억 원, 고기로 치면 5천억 원쯤 되는 셈이다. 그 13년 동안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이 책은 장안농장 류근모 사장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전 스토리이자 현장에서 건져낸 경영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장안농장은 현재 쌈채소 분야의 국내 1위 기업이다. 장안농장이 가진 ‘대한민국 최초’ 타이틀도 무려 100여 개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장안농장이 하면 모두 대한민국 최초’ 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을 정도이다. 일명 밭떼기와 도매상을 통한 판매방식을 뒤엎고 최초로 채소를 우체국 소포로 판매했으며, 친환경 쇼핑몰 개설, 쌈채소 축제, 쌈채소 공원, 쌈채소 박물관을 연 것도 장안농장이 처음이다.


■ 13년에 걸친 '편견과의 싸움'

류근모 사장은 자신의 성공비결을 단 여섯 글자로 요약하고 있다. ‘편견과의 싸움’. 다시 말해서, “그건 불가능해” 라는 포기의 편견, “농업은 한물 간 사업이야” 라는 절망의 편견과 13년 동안 싸웠다는 것이다. 된다는 이유는 하나도 없고 안 되는 이유를 찾으면 백 가지도 넘는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일단은 ‘그게 되겠어?’ 라며 안 되는 이유부터 찾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리고 매번 안 되는 이유만 찾다보면 결국에는 도전은 사라지고, 해보지도 않고 이런 것은 안 될 것이라 치부해 버리는 편견만 남는 법이다. 류사장이 성공비결이라 밝힌 ‘편견과의 싸움’은 결국 다른 말로 하면 ‘끊임없는 도전’이다.


■ 모두가 안된다던 브로콜리 표준화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브로콜리 표준화 사례는 간단한 에피소드이면서도 작지 않은 울림이 있다. 류사장은 어느 날 시간이 비어서 대형마트에 잠시 들렀다. 그런데 식품 매장 앞에 주부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브로콜리를 사려는 주부들이었다. 브로콜리마다 무게가 달랐기 때문에 일일이 무게를 재고 바코드를 붙이느라 줄이 늘어진 것이었다. 그때 그의 뇌리에 번개처럼 이런 생각이 스쳤다. ‘브로콜리를 일반 공산품처럼 표준화해서 팔 수는 없을까? 주부들에게는 일분일초가 아까운 저녁 시간이 아닌가?’ 다음 날 직원들에게 브로콜리를 표준화하는 방안을 논의해보자고 제의했다. 그런데 직원들은 하나같이 모두 반대를 했다. “사장님, 브로콜리가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는데 그걸 어떻게 표준화합니까?” “채소가 공산품도 아니고, 일일이 규격에 맞추기가 좀...” 채소는 규격화할 수 없다는 편견의 벽에 맞닥뜨린 것이다.

얼핏 쉬운 문제인 것 같으면서도 막상 닥치면 어려운 브로콜리 표준화 문제.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류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이게 쉬운 일이었으면 남들이 벌써 했지, 나에게까지 기회가 왔겠느냐는 것이다. 어려운 일일수록 오히려 성공의 과실이 큰 법이다. 그는 기어이 밀어붙이고야 말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류사장은 먼저 고객들이 구매하는 브로콜리의 평균무게를 구했다. 그리고 이 평균무게보다 무거운 브로콜리는 조금씩 잘라내고, 자른 조각은 따로 모아서 알뜰형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결국은 브로콜리 표준화에 성공하고 동시에 기존에 없던 신상품을 만들어 낸 셈이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마트의 반응도 뜨거웠다.


■ 편한 일거리를 찾지 말라

그는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편한 일거리를 찾으려고 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편한 건 우리 것이 아니다. 서울대, 카이스트 나온 친구들도 많은데 그런 일이 우리에게 차례가 돌아오겠냐?” 이것이 그가 포기의 편견과 맞서 싸운 비결이다. 그리고 류사장은 스스로 성공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다.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성공하고, 실패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실패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 이유를 대부분의 실패는 ‘안 된다’는 그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무의식중에 똬리를 틀고 있는 고정관념이 ‘이 일은 정말 불가능해.’ 하고 속삭이면 사람들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다는 것이다.


■ 채소를 택배로 판매하기까지

쌈채소를 택배로 판매하는 것도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류사장이 이를 시도하던 1998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채소는 직접 보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 라는 편견 때문이다. 안된다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상추는 생물이라 신선도가 생명입니다.”, “택배비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연중 공급이 어렵습니다.” 등 직원들은 수많은 이유를 대며 류사장의 생각에 반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일은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이른바 ‘편한 일거리’가 아니라는 점도 직원들이 도전을 망설인 이유였다. 하지만 류사장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을 거듭하면서 방법을 찾았다.

특수포장을 개발한 것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도전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수확한 쌈채소를 비닐봉투에 담았더니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봉투 안이 습기로 가득 차더니 이파리가 축 처지고 마는 것이 아닌가. 습기의 원인을 알아보니 채소의 수분이 문제였다. 채소는 수확과 동시에 특유의 수분이 발생하는데, 이런 채소를 비닐봉투에 담으면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해 비닐봉투 내부에 습기가 차게 되고, 이 습기가 다시 채소의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류사장은 두 달이 넘도록 실험에 매달렸고, 결국에는 특수 비닐봉투 제작에 성공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투명한 비닐 창을 붙인 포장 상자까지 개발해서 채소류 택배 판매의 기반을 만들었다.

그런데 6개월 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었다. 바로 우체국이었다. 우체국에서 아주 단순한 이유로 채소류 택배판매를 거절한 것이었다. “선례가 없어서 안됩니다.” 천신만고 끝에 대전 우체국에서 함께 해보자는 연락을 받고 마침내 우체국 주문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류사장이 우체국 택배판매를 성공시키는 과정을 지켜보면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첫 도전이 어려운 이유는 벤치마킹할 무언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고, 그만큼 실패의 위험도 커진다. 선례가 없다는 것은 도처에 함정이 존재한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용기와 난관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의지야말로 성공을 위해서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무기가 아닐까?


■ 공부의 힘

한편, 류사장이 밝히는 또다른 성공비결은 바로 ‘공부’이다. 그는 입버릇처럼 늘 공부를 강조한다. “농부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 최소 한 달에 책 다섯 권은 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실제로 그는 TV나 신문, 책에서 접한 각종 지식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사업에 접목시켰다. 장안농장의 섞어심기 농법이 바로 공부의 결과물이다.


■ 오징어 이야기에서 배운 섞어심기 농법

어느 날 그는 신문을 보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다. 그것은 바로 오징어를 운반하는 사람들이 수조 안에 천적 물고기 한두 마리를 함께 넣는다는 기사였다. 천적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서 오징어들은 늘 긴장을 하고 몸을 움직이고, 그 덕분에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 사례를 곧장 사업에 접목했다. 보통 유기농 농가에서는 채소를 종류별로 묶어서 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즉 상추는 상추대로 심고, 케일은 케일대로 심는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 관리가 편하고 수확이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오징어 기사를 응용해서 채소끼리 경쟁을 시켜 보았다. 두세 가지 쌈채소를 한 곳에 심은 것이다. 즉 가장자리에는 상추를 심고 중앙에는 케일을 심는 방식을 시도했다. 한 밭에 서로 다른 채소를 함께 심은 결과는 놀라웠다. 채소끼리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두 채소 모두 더욱 건강해지고 병충해에도 강해진 것이다.


■ 판로를 개척하는 법

그런데 이런 류사장도 사업 초기에는 무척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마치 특허도 있고 제품도 최고라고 자부하지만 팔 데가 없어서 고생하는 중소기업들처럼, 그도 판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기농법에 자신감이 생기자 그는 가장 싱싱하고 품질이 좋은 상추 스무 상자를 싣고 도매시장으로 달려갔다. 마침 도매상이 있기에 가격을 어느 정도 쳐줄 수 있는지 물었다. “한 상자에 7백원 합시다.” 7천원을 받아도 시원찮을 판에 7백원이라니...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농약 쳐서 기른 옆집 할머니는 한 상자에 1,200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만 해도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벌레 먹은 자리가 많은 친환경 상추는 시장에서 좋은 값을 받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상추를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이 가격에는 도저히 못 판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시 상자를 고스란히 싣고 발길을 돌렸다. 어떻게 팔까 고민하던 그에게 이런 생각이 스쳤다. ‘공짜로 나눠주면 홍보가 되겠다.’ 한 달음에 상추상자를 싣고 고속도로 휴게소로 갔다. 중산층 이상 되는 사람을 공략해야겠다는 생각에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중형차마다 찾아가서 창문을 두드렸다. 결과가 어땠을까? 류사장의 예상과 달리 사람들의 반응은 무척 냉담했다. 아무리 공짜라지만 누군지도 모르는데 상추를 덜컥 받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 부녀회장 마케팅과 신뢰의 힘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 사는 친척이 류사장의 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상추를 먹어보더니 너무 맛있다는 것이다. “동생, 우리 아파트 주민들에게 직거래로 팔아보면 어떻겠는가?” 친척의 도움으로 그는 부녀회와 연결이 되어 직거래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인맥의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상추 맛에 반한 부녀회장이 다른 아파트의 부녀회장을 소개해 주면서 채소를 홍보할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또 기존 직거래 실적을 토대로 직접 다른 아파트 부녀회를 개척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렇게 그는 서울에서도 중산층이 산다는 강남의 아파트들을 돌면서 이른바 ‘부녀회장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것도 무작정 파는 게 아니라 일단 한 번 먹어보라고 시식용 상추를 줬다. 그리고 그게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직거래가 점점 확대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류사장은 신뢰야말로 사업의 근본임을 깊이 깨달았다고 한다. “신뢰야말로 가장 큰 장사꾼이다. 낯선 사람이 공짜 선물을 주면 경계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그러나 잘 아는 사이라면 공짜는 마음의 선물이 된다.” 류사장이 밝히는 뚝심과 신뢰의 경영노하우이다.


■ 살아있는 도전과 혁신 이야기

13년간 편견과 싸워나가면서 마침내 정상의 자리에 선 상추 CEO 류근모 사장. 현실이 어렵고 힘들다고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그는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축구선수 박지성이나 박주영이 골을 넣을 때를 보라. 수비수들은 어떻게든 골을 막기 위해서 거친 태클을 하고 두 겹 세 겹 애워싸며 거친 압박을 가한다. 그 많은 태클을 이겨내야 소중한 한 골을 넣는 것이다. 농사도 사업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혹시 지금 포기의 편견, 절망이 편견에 패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도전과 혁신을 담은 상추 CEO 류근모 사장의 성공 스토리에서 용기와 희망을 찾아보자. 도전이 필요한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일본재발견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제자리 찾기)
저 자 이 우광
발행일 2010
형태사항 Paperback, 342P
ISBN
가 격 ₩ 13,000
주문 / 조회 3,513
 

한 근태 소장 (한스컨설팅)


일본을 보면 우리가 보인다.

그만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앞서간다. 치열한 경쟁자이면서 서로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 이 책은 그런 것에 관한 것이다. 사회적인 면, 기업적인 면, 개인적인 면이 골고루 담겨 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만 골라 살펴본다.

일본은 지금 더블싱글사회다.

독신세대 수 1446만 가구는 부부와 자식이 있는 표준세대 1465만 가구와 맞먹는다. 젊은이는 미혼으로, 노인은 이혼으로 싱글이 되는 더블싱글사회이자 독신대국이 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결혼하지 않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황혼이혼이다. 결혼적령기인 30대 전반 남자의 미혼율은 47.7%이고 20대 후반 여성의 미혼율은 59.9%다. 적령기의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시기를 늦추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경제적인 이유다. 2009년 봄 시즈오카현은 20-49세까지 독신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결혼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결혼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78.9% 였다. 대부분 결혼은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26.1%는 경제적 이유로 못한다고 답했다. 2004년 때의 15.6%에 비해 10% 가까이 올라갔다.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기대치와 현실의 차이도 한 몫을 한다. 미혼여성이 원하는 상대의 최소연봉은 400만 엔이 46%, 600만 엔이 38%이다. 하지만 실제 그렇게 받는다고 답한 남성은 45%와 12%에 불과했다.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남녀의 시각차가 크다. 애정만 있으면 가난해도 상관없다는 남성은 50%인 반면 여성은 30%에 불과하다. 결혼하지 않는 제 1 원인은 경제적인 것과 기대치와 현실의 차이 때문이다. 점점 살기 어려워지는 젊은 남성의 하류화와 결혼관 차이가 독신대국의 원인이다.

이혼도 큰 문제다.

1975년과 2008년의 일본의 이혼을 보자. 전체 이혼은 2002년 이후 줄고 있지만 20년 이상 살던 부부의 이혼 비중은 커지고 있다. 2008년의 경우, 황혼이혼은 총 4만 2천 건으로 전체 이혼의 15%에 달한다. 1975년 대비 2.7배나 늘었다. 2005년부터 2030년까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50, 60대 남성의 경우 네 명 중 한 명은 독신일 것이다. 한국도 2006년 55세 이상 이혼율이 10년 전인 1996년보다 남자는 4 배, 여자는 6.4배 늘어났다. 왜 황혼이혼이 늘고 있을까? 표면적으로는 여성의식, 경제자립도 증가 때문이다. 가사를 돌보지 않고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은 것이 이유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심각하다. 은퇴 후 집에만 있는 남편을 보면 낡은 가구처럼 여겨져 답답함을 느끼고 심지어 대형쓰레기로 보여 언젠가는 버려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있다. 이런 경향에 기름을 부은 것이 2007년 시행된 후생연금법 개정이다. 결혼 기간에 따라 남편 연금액을 최대 절반까지 아내가 수급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결과 황혼이혼 대기자 40만 명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이런 싱글은 시장도 바꾸고 있다. 싱글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 관심분야다. 실리, 안심, 꿈 등이 싱글마케팅의 포인트다. 식품업계는 개식즉식 (個食卽食)이 키워드다. 즉, 1인분 냉동식품 같이 혼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인기를 끈다. 텔레비전도 대형TV 보다 혼자 볼 수 있는 20인치가 인기다.

자동차와 멀어지는 현상이다.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최초로 탈자동차 사회를 맞고 있다. 2006년 가구당 자동차 보유대수가1.112 대, 2008년에는 1.095 대다. 신차등록도 2003년 402만 7315 대를 기점으로 2008년에는 321만 2324대로 6.5%나 줄었다.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층과 고령층이 자동차를 기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왜 이들은 자동차를 기피할까? 2008년 일본의 리서치회사가 20대를 대상으로 용돈을 어디에 쓰는지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1등은 저축, 2위는 여행, 3등은 패션이 차지했다. 자동차 없는 젊은이가 절반을 넘는다. 고령층의 경우 지출항목 중 자동차 구입은 17번째 밖에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첫째, 차 없이도 생활에 별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배달도 잘 된다. 유지비도 만만치 않다. 둘째, 소유하지 않아도 언제든 원하면 차를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빌릴 수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소유하는 것보다 싸다. 셋째, 고유가, 환경규제와 이로 인한 자동차의 전자화, 전동화 등도 원인이다. 한 마디로 매력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탈자동차는 비즈니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첫째, 자동차 소유자를 타깃으로 했던 수퍼, 편의점, 레스토랑, 의류매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다. 뚝 떨어진 곳에 있는 매장 대신 유동인구 많은 곳에 있는 매장이 뜰 것이다. 이동매장도 새로운 트렌드다. 고령인구가 40%가 넘는 돗토리현의 경우 도시락과 각종 조리음식을 이동매장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인기다. 로손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아타치상사가 이동점포라는 이름으로 하고 있다. 둘째, 자동차 없는 사람들의 수요가 대량 발생할 것이다. 카세어링이 빨리 증가할 것이다. 지방 노인을 위해 철도와 버스를 연계하는 DMV(dual mode vehicle)도 출현했다. 운전 못하는 노인을 위해 각종 공공교통수단을 혼합한 효율적인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셋째, 자동차의 전자화, 전동화가 구조 자체를 바꿀 것이다. 기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전력공급 서비스가 핵심 비즈니스로 자리잡을 것이다.

CEO의 재발견도 재미있다.

2009년 일본 최고의 부자는 일본 국민복이라 불리는 유니클로의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가 차지했다. 한국에도 46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2009년 매출은 전년대비 12.5% 증가한 6600억엔, 영업이익도 15% 늘어난 1010억 엔이다. 대부분 의류업체는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데 유니클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우선, “공업제품으로서의 캐주얼의류”라는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다. 타깃시장을 대량소비시장으로 정한 다음, 싸고 품질 좋은 제품으로 의류산업의 도요타를 지향한 덕분이다. 한 마디로 품질 대비 가격의 우월성 때문이다. 그는 불황기의 가장 큰 적은 저축이라 생각했다. 불황이라는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서는 저축하는 것보다 소비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 매우 싸지만 품질은 아주 좋은 제품만이 이를 해낼 수 있다. 3990엔짜리 청바지가 대표적이다. 비슷한 품질이 1만2천엔 정도인데 세 배나 싼 것이다. 엄청나게 팔렸다. 어떻게 이런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까?

첫째, 상품의 기획 생산 판매를 한 기업에서 하는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제조소매업) 때문이다. 백화점은 위탁판매라 마진이 30%정도에 불과하지만 유니클로는 직영점이라 50%나 된다. 연구개발과 상품기획은 일본에서 생산은 중국에서 한다.
둘째, 철저히 좋은 원단만 고집하고 이를 위해 연구개발을 열심히 한다. 10년 전 플리스(Fleece)란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만든 1900엔짜리 방한복을 출시했다. 무려 2600만장이나 팔렸다. 2006년에는 여성 스키니진을, 최근에는 흡습발열소재인 히트테크를 도레이와 공동으로 개발해 2800만장이나 팔았다.
셋째, 철저한 현장중심주의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실제 어떤 물건이 팔리는지 같은 모든 정보는 현장에 있다. 보통 점포가 100개가 넘으면 상품, 구매, 물류, 정보를 일방적으로 통행시킨다. 그러나 유니클로는 상권의 특성, 지역 환경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점장에게 발주량 조정, 상품진열, 점포운영, 판촉권한 등을 부여했다. 그 배경에는 야나이즘이라 불리는 자주독립경영이 자리하고 있다.
넷째,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과 교육시스템이다. 다른 곳은 비정규직을 채용할 때 여기기는 지역한정정규사원 (전근 등이 없는 정규사원)을 5천명 채용하는 등 정규직을 안정적으로 채용한다. 인재를 유니클로 대학에서 단기 속성으로 교육한다. 이 교육을 받으면 점장 되는 기간이 짧게는 1년, 평균 2년 정도 걸린다. 철저한 OJT 교육도 실천한다.
다섯째, 마케팅 전략이다. 고객이 아니라 상품에 포커싱을 하는 타깃팅 전략을 구사한다. 베이직에 카테고리를 맞춘다. 이들은 “생활필수품과 패션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포지셔닝을 했다. 옷이나 패션은 레드오션이지만 그 중간은 블류오션이라는 것이다. 바바셔츠가 대표적이다.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속옷에 패션이란 가치를 부여해 블루오션을 창조했다.

일본 최고의 온천 구로카와도 배울 점이 있다.

일본은 온천대국이다. 전국에 무려 3139개의 온천이 있다. 그 중 3대 명천으로 꼽히는 것은 군마현의 구사츠 온천, 기후현의 게로온천, 효고현의 아리마 온천이다. 하지만 일본의 각종 미디어에서 온천 랭킹 1위로 자주 뽑히는 소박하지만 대단한 온천이 있다. 바로 규슈 아소산에서 벳부 가는 야마나미 하이웨이 중간에 있는 구로카와 온천이다. 온천은 수질, 시설, 서비스, 분위기, 역사성 등 종합적 측면에서 평가한다. 단기성과를 내기 어렵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혁신가 고토 데쓰야 덕분이다. 이곳은 원래 여관 20여 개가 있는 도지바 온천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환자들이 요양하는 곳이다. 그저 그랬던 이곳은 1964년 고속도로 개통 이후 잠시 반짝하다 다시 침체되었다. 돌파구를 찾던 고토씨는 전국 관광지를 시찰하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자연과 공생하는 온천지”로 만들자는 것이 그것이다. 우선 기존 소나무를 뽑아내고 경관이 화려한 활엽수를 자신의 여관 정원에 심기 시작했다. 또 노천탕 유행에 주목해 뒷산에다 동굴탕이랑 암석탕을 만들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방관만 했다. 그러자 손님들이 고토의 집에만 모이기 시작했다. 자극을 받은 마을 주민들도 고토씨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고 그의 조언을 따랐다. 우선, 자신의 여관이 잘 되려면 온천 전체가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온천 마을 개혁이 시작된 것이다. 각각은 구로카와 여관의 방이고 길은 그 여관의 복도라는 것이 그들의 역발상이다. 좋은 경관을 위해 나무를 심고 노천탕을 만들고 온천 전체의 경관을 하나로 통일했다. 여관 벽은 시골집처럼 황토색으로 칠했고 지붕과 기둥은 검은색으로 통일했고 개별간판과 네온도 가급적 자제했다. 나무를 심을 때도 옆집 경관을 고려해 심었다. 나무나 돌의 배치에도 신경을 썼다. 그러자 마을 전체가 고향마을 같은 정서를 풍겼고 손님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특히 여성들이 늘었고 다시 찾는 리피터고객이 증가했다. 결정적 카드는 공동입욕권이다. 이것만 있으면 어느 여관 노천탕이든 3곳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일본 온천은 여관에 묵지 않고 온천만 이용하는 고객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은 손님이 어디에 묵든 노천탕 이용객을 친절히 대하는데 이런 점이 고객을 감동시켰다. 손님들은 어울려 유카타 차림으로 노천탕 3곳을 순회하는 것을 좋아한다. 요리에도 온갖 정성을 들린다. 특히 저녁식사 준비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미리 준비하지 않고 손님이 도착한 후 시작한다. 요리사는 재료의 산지, 영양성분, 먹는 법, 감상 등을 일일이 설명한다. 이곳은 현재 연간 100만 명이 다녀간다.

혁신 중 가장 힘든 것은 학교 혁신이다.

그런 면에서 시나가와 여자학원 혁신은 공부할 만하다. 우루시 시호코 교장이 오기 전까지 이 학교는 엉망이었다. 입학생이 한 학급에 5명에 불과해 폐교 직전까지 갔다. 우루시 교장은 이 학교를 7년 만에 도쿄대학 입학생을 배출하고 지원자가 수십 배 늘어난 일류학교로 변신시켰다.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일까?
우선, 학생들이 싫어하는 것은 전부 바꾸고 학교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은 모두 없애기로 결심한다. 우선 외형부터 바꾸었다. 여자중고등학교를 여자학원으로 바꾸었다. 노후 건물을 밝고 화사한 현대식 건물로 단장했다. 두발규정도 폐지했다. 교복과 가방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예쁜 디자인으로 학생들 스스로 바꾸게 했다. 개혁방식은 단순하다. 모든 아이디어를 실천해 보는 것이다. 그러다 맞지 않거나 학생들이 반대하면 포기한다. 무엇보다 실천력과 스피드를 중시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변화다. 그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란 뻔한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너희가 여성으로서 독립할 나이인 28세 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언지 지금부터 찾아보라”고 호소했다. 일본은 남녀차별 심하다. 출산 이후 퇴직비율이 74%에 이른다. 이런 사회적 환경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지금부터 고민하라는 것이다. 또 이를 도와주기 위해 라이프디자인 교육을 시켰다. 자기 일생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진로를 선택하고 결심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배양하고자 기업과 협업하는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 제도를 도입해 학생 스스로 기획, 프리젠테이션, 개발을 하도록 이끌었다. 또 국제무대 활동에 필수적인 영어교육에 힘을 쏟았다. 우루시 교장은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생들 스스로 동기부여 스위치를 켤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지도하는 것이다. 이 학교는 1년에 7번 개별 면담을 한다. 5번은 학생 본인과 2번은 학부형과 면담한다. 개개인이 스스로 목표 설정하도록 도와준다. 우루시의 3 가지 신념은 이렇다. 사람은 바꿀 수 없다, 목표는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설정하는 것이다. 사람은 관리할 수 없다. 다만 환경을 바꾸어주면 행동이 변하고 마음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교토 게이샤시스템에서 배우는 경쟁력도 재미있다.

니시오 구미코란 고베 대학 경영학 박사는 교토 하나마치 경영학이란 책에서 교토 하나마치의 경쟁력에 대해 얘기한다. (하나마치: 전통 게이샤들이 모여 있는 유흥가) 왜 다른 곳은 다 소멸했는데 유독 하나마치가 교토에서는 번성하고 있는 가를 연구한 것이다. 이곳에는 일본의 젊은 여성들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지망한다. 현재 교토에는 5개의 하나마치가 있다. 게이샤의 가무와 요리를 즐기는 좌석을 제공하는 장소 오차야가 165개 있다. 280명의 게이샤가 있다. 특이한 것은 오차야란 시스템이다. 오차야는 게이샤나 요리사를 직접 거느리지 않고 전부 아웃소싱을 한다. 게이샤는 게이샤의 능력을 함양시키는 오키야란 곳에 소속되어 가무와 예기를 연기한다. 물론 요리만 전문으로 하는 곳도 있다. 요정이 수직통합이라면 하나마치는 철저한 수평분업 시스템이다. 효율극대화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분할(unbundling) 시스템이다. 오차야의 경영자인 오카상은 서비스 극대화를 위해 게이샤와 요리 등 서비스의 모든 구성요소를 분해해 아웃소싱하고 이를 다시 조합(rebundling)하여 최고의 서비스를 창출한다. 오카상이 얼마나 독창적 감수성으로 서비스를 코디테이트 하느냐에 따라 사업 성패가 달라진다. 게이샤가 소속된 오키야와 게이샤, 요릿집은 오카상의 부름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독자적 전문성도 확보하고 고객에 대한 정보 수집도 한다. 게이샤들은 실력으로 승부한다. 오차야는 고객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파악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하나마치는 처음 오는 손님은 거의 받지 않는다. 일종의 멤버십 시스템이다. 단골고객이 오차야에 와서 편안하게 쉬고 즐길 수 있도록 하려면 검증되지 않는 고객은 받을 수 없다는 논리다. 더 중요한 이유는 손님의 취향을 알아야 거기에 맞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고객 입장에서는 오차야의 단골이 되면 그곳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까지 누릴 수 있다. 대신 고객은 가격이 얼마인지 모른다. 일단 고객이 오차야에 들어오면 오카상이 알아서 음식값, 게이샤의 가무에 대한 값과 팁, 교통비 등 모든 비용 일체를 대납하므로 현금이 없어도 상관이 없다. 서비스 가격이 얼마인지는 보통 2-3개월 후에 알려주며, 지불방식도 1년에 2-3번 정기적으로 정산한다. 게다가 고객과의 장기거래 실적이 가격에 반영되는 완전한 신뢰거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알기 위해서 오카상은 게이샤와 요릿집에 대한 정보를 소상히 파악해야 하며 이들에 대한 평가 역시 철저하고 냉정하게 한다. 게이샤들도 오카상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가무, 차, 꽃꽂이 등 기본 교육을 받는다. 실기 교육은 선배인 오네상에게 받고, 현장 실습은 오카상에게 받는다. 해마다 정월이면 게이샤의 지난해 매상 랭킹을 발표해 경쟁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나마치는 최강 클러스터를 자랑하는 산업 공동체와 같다. 업계를 지탱하는 소중한 경영 자원인 게이샤를 업계 전체가 매달려 육성하는 셈이다.

일본에서 가장 소중한 5 개 회사의 얘기도 벤치마킹할 만하다.

2008년 일본에서 가장 사랑 받는 회사란 책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호세이 대학에서 중소기업을 연구하는 저자 사카모토 코지 교수가 일본 기업 6000개를 방문한 끝에 얻은 결과다. 경영자들은 어려운 이유를 주로 외부에서 찾는다. 하지만 99.9%는 내부에 원인이 있다. 그가 말하는 경영자원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모두 사람이다. 그는 “다섯 사람에게 사명과 책임을 다하는 것, 다섯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활동이 바로 경영이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다섯 사람이란 첫째, 사원과 가족이다. 사원이 행복해야 고객에게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거래처 기업과 하청기업 직원이다. 적자를 하청업체에게 떠넘기면 안 된다. 셋째, 고객이다. 넷째, 지역사회 주민이다. 다섯 째, 주주다. 위의 네 사람을 행복하게 하면 주주는 자연적으로 행복해진다.

첫째, 일본이화학공업주식회다. 도쿄 오타구에 있다. 분필, 색연필 등 친환경 문구를 만든다. 2009년 일본문구대상을 받았다. 이 회사가 만든 가루가 날리지 않는 분필은 3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50년 전 어쩔 수 없는 일 때문에 2명의 신체장애여성을 받았다. 근데 이들이 아주 행복하게 일하는 모습을 본 사장은 전 직원의 70%를 장애인으로 채웠다. 또 장애 특성에 맞게 작업방식을 고안해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냈다. 저자가 방문했을 때 차를 내준 여성도 50년 전 채용된 바로 그 여성이었다.

둘째, 이나식품공업주식회사다. 이 회사의 이념은 “좋은 회사를 만들자”이다. 단순하다. 이들이 말하는 좋은 회사는 적이 없는 회사다. 적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섣불리 유행과 경기에 휘둘리지 않도록 100년 달력을 걸어놓는다. 적어도 100년은 시야에 넣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무 제조업체인데 48년간 매출과 이익을 늘려왔다. 2009년 일본 시장 80%, 세계시장 15%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성장을 반기지 않고 대신 나이테 경영을 주장한다. 급하게 성장하면 악영향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굵은 고목에는 수많은 나이테가 있다. 아무리 자연환경이 나쁜 해에도 나이테는 반드시 생긴다.” 사장의 말이다. 기업의 성장이란 직원들의 행복합계가 커지는 것이다. 매출이 늘어난다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적정한 이윤을 내고 그 이윤을 바르게 씀으로써 회사 직원들은 물론 외부사람들까지 이 회사가 성장했구나 하고 실감할 때 비로소 그 기업은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사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계는 스펙 이상 일을 해낼 수 없지만 사람은 사기가 충만하면 능력의 3배까지 발휘할 수 있다.

셋째, 나카무라 브레이스공업. 의수, 의족을 제조 판매한다. 이념은 “온리원 기술로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이다. 이 회사 나카무라 사장은 세상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한다. 세계 30개 나라로부터 주문이 온다. 인구 400명뿐인 사마네현 오모리쵸에 있다.

넷째, 류게츠이다. 과자 회사다. 이 과자는 맛있고 값도 싸다. 이 회사는 지역밀착경영의 대표다. 홋카이도 도민들의 절대적 사랑을 받고 있다. 정규직이 70%에 이른다. 전국에 매장을 내라고 권유 받지만 사장은 “우리 회사는 과자를 파는 회사지만 동시에 홋카이도의 정서를 파는 회사이기 때문에 여기를 떠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다섯째, 스기야먀후르츠 과일가게다. 시즈오카현 후지시에 있다. 선물용 과일판매에 특화해 성공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선물용 과일판매를 하는데 고급 머스크멜론을 1년에 8천 개 팔았다. “정성을 다해 만든 선물 꾸러미”덕분에 주문이 쇄도한다.

“경기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이테크 상품이든 로테크 상품이든 고객이 사고 싶어하는 상품을 만들어 제안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경영을 해야만 가능하다. 게다가 어떤 업종이든 어떤 기업이든 가능하다.”저자의 말에 나 역시 동감한다. 나는 우리가 이만큼 사는 것에는 일본의 기여가 크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우등생 옆에 있으면 그 자극으로 어느 정도 공부를 잘하게 되는 이치와 비슷하다. 요즘 도요타가 어려워지고 일본이 장기불황에 빠지면서 일본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끊임없이 그들로부터 배우고 자극 받아야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행복의 경제학
저 자 쓰지 신이치
발행일 2009
형태사항 Hardcover, 240P
ISBN
가 격 ₩ 9,800
주문 / 조회 4,498
 
한 근태 소장 (한스컨설팅)


예전에 비해 말할 수 없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더 정신 없고, 더 분주하고,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삶의 질은 올라갔지만 그렇다고 더 행복하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돈 버는 일에 올인해 부자가 된 사람에게 어떠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돈을 버는데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경제적 풍요가 삶의 가장 높은 우선순위였지요. 돈을 얻기 위해 건강을 희생하고, 가족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친구를 잃으면서 얻은 결과입니다. 별 의미도 없고 행복하지도 않습니다.” 한 마디로 엉뚱한 목표에 목숨을 걸고 살아온 것이다.


우리들 최대의 관심사는 경제이고 성장이다.
경제만 잘 된다면 만사형통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도 국가도 경제문제에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둔다. 경제만 풀리면 행복해지고, 다른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전혀 그렇지 않다. 현대는 부유하지만 불행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돈만 있으면 행복할거로 생각했지만 막상 부자가 되고 보니 별로 행복하지 않다. 행복은 다른 곳에 있다. 부탄이 그런 나라다. 부탄은 잘 사는 나라가 아니다. 하지만 풍부한 생태계, 자급 자족형 농업, 공동체를 통한 상부상조, 슬로라이프 등이 건재하고 있다. 사람들도 무척 행복해 보인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책이 아니다. 풍요라는 이름의 괴물을 퇴치해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이 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국민총생산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총행복지수이다.
오늘은 그런 것에 관한 책 ‘행복의 경제학’을 소개한다. 저자는 슬로라이프의 주창자인 쓰지 신이치이다. 재일교포로 한국이름은 이규다. 국민총행복(GNH)이란 개념은 부탄의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 전 국왕이 1970년대 만들어낸 말이다. 당시 그는 20대의 젊은 나이로 국왕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다. 각국의 수뇌를 초청한 자리에서 처음 이 말을 사용했다. GNP보다 GNH 가 더 중요하다고 2008년 공포된 부탄 최초의 헌법에서 GNH란 말이 국가 통치개념에서 중심개념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일본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졌다.
1958년에 비해 1991년은 GDP측면에서 무려 6배 성장했다. 하지만 만족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같은 결과다. 1984년 설문조사를 보면 조사자 중 만족한다가 13.7%, 그럭저럭 만족한다가 50.5%였다. 2005년에는 만족한다 3.6%, 그럭저럭 만족한다가 35.8이다. 2006년 세계 8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도 조사에서 일본은 178개국 중 90위였다. 우리는 103위다. 경제측면에서는 10위를 오르내리는 우리가 만족도 측면에선 죽지 못해 산다는 것이 이상하다. 하지만 당연하다. 개발이나 발전을 나타내는 지표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벌채에 의해 삼림이 사라질 때마다 GNP는 상승한다. 마음 병으로 치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을 때마다 역시 GNP는 증가한다. 부를 측정하는 GNP 라는 척도 속에는 사회에 해가 되는 것, 자연에 해가 되는 것, 사람의 불행마저 모두 돈으로 환산되어 뭉쳐져 있다. 교통사고가 날수록 전쟁이 많이 일어날수록 늘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총생산이 는다는 것과 행복과는 별 상관이 없다. 아니 오히려 불행해질 수 있다.


풍요가 행복을 준다는 착각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가난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풍요한 것이 문제다.” 간디의 말이다. 세계 인구 1%가 전체 부의 40%를, 2%가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빈곤층의 절반은 전세계 총생산량의 1%만 갖고 있을 뿐이다. “빈곤을 낳는 것은 자연을 자원으로, 착취의 대상으로만 보는 세계관 때문이다. 이런 세계관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방패로 자연을 언제나 충분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여긴다. 이를 보완하고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과학을 동원해 온갖 기술을 낳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술은 환경과 생태를 파괴하고 사람들에게 한층 심각한 빈곤을 안겨주었다.” 인도의 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의 말이다. 실제가 그렇다. 바다는 수 백 년간 어민들에게 충분한 양식을 제공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 (거대한 그물을 가진 하이테크 트롤선)이 나타나 해저를 뿌리 채 헤집고 해양의 생명 사이클을 파괴한 결과 지금 전 세계 어업의 90%가 붕괴직전이다. 빈곤으로부터 구해줄 줄 알았던 기술이 어민을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돈이 많은 것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은 일본을 보면 가장 잘 알 수 있다.
<부자나라 가난한 국민, 일본>의 저자 카렐 월프런은 “일본은 풀이 죽고 기운이 없는 나라”라고 표현한다. 그가 제기한 의문점이다.
-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어린이가 너무 많다.
- 우울하고 심심해 보이며 멍한 표정의 대학생이 너무 많다.
- 여성들이 가장 늦게 결혼한다. 결혼을 해도 자식을 낳지 않으려 한다.
- 냉랭하고 공허한 관계의 신혼부부가 많다.
- 성도착적이며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의 만화가 너무 많다
- 샐러리맨들은 만원 전철 속에서 긴 시간을 시달리는데 잘 받아들인다.
- 다른 나라에서는 화를 내는 일을 일본인들은 당연히 받아들인다¡|
- 의문이 없다 등등

한 마디로 일본은 행복을 희생하여 부를 쌓았다는 것이다.
인생의 목적이 행복 추구인데 행복하지 않은 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모든 것은 우리와 너무 비슷하다. 현대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자유로운 시간이다. 다음은 장래에 대한 불안을 없애는 것, 열심히 일한 사람이라면 노후에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것, 근무시간에 맞는 수입 등이다. 한 마디로 우리는 미래의 자유로운 시간을 위해 현재의 시간을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풍요를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있는 격이다. 그렇다고 미래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궁핍과 빈곤은 다르다. 저축이 있는가와 없는가의 차이다. 생활이 궁핍해도 행복한 사람은 많다. 저축이 있기 때문이다. 저축이란 은행의 저축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무슨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 친척, 지인들과 가까운 지역이나 직장 속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고 자연계와 교감하는 시간을 갖는 등이다. 넓은 의미의 사회 안전망을 말한다. 하지만 그런 저축이 없는 사람, 즉 사회 안전망이 무너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빈곤은 단순히 돈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풍요 역시 단순히 돈이 있는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실 가난해서 불쌍하다고 연민을 느끼는 사람들이 오히려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고 돈이 많고 부유한 사람들이 거꾸로 악착같이 버둥대며 살아간다. 오히려 부유한 사람일수록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다.


행복을 위해서는 시간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현대인은 정말 바쁘게 산다. 가장 많이 쓰는 인사말도 “바쁘시죠?”다. 바쁘지 않은 것은 무능함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렇게 바쁘게 사는걸까? 그래서 얻는 것이 뭘까? 처자식을 위해 바쁘게 일한다고 주장하지만 너무 바쁘기 때문에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된다. 그 동안 우리는 시간을 돈으로 바꾸면서 살아왔다. 돈을 벌기 위해 소중한 것을 무시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바쁘면 관계가 무너진다. 어떤 관계에도 수고와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관계에 들일 힘과 여유를 잃으면 행복도 잃는다. 우리들이 느끼는 행복의 대부분은 좋은 관계에서 생겨난다. 소설 어린왕자에 이런 장면이 있다. 친구인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네 장미가 그토록 소중한 것은 네가 그 장미꽃에 많은 시간을 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란 동물은 이토록 중요한 것을 잊고 있지. 하지만 넌 이 사실을 절대 잊지 마렴.” 우리는 그 동안 너무 빨리 걸었다. 우리야말로 영혼이 쫓아올 수 있게끔 삶의 속도를 줄여야 한다.


삶에서 사랑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사랑의 근본은 상대를 위해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그 사실을 잊고 산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살아야 한다. 슬로라이프란 사랑하기 위한 시간을 되찾자는 운동이다. 슬로라이프는 돈이나 물건 대신 충분한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쟁의 틀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게을러져야 한다. 원래 사회는 같은 목표를 향해 경쟁하는 장소가 아니다. 경쟁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 모든 것에 경쟁의 원리가 침투한 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진정한 부자다


위만 보는 대신 아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성장 대신 후퇴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홋카이도에는 정신지체자 공동체인 베델의 집이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이 재미있다. 열심히 하지 않기, 중간에 그만둘 줄 아는 미덕, 자신의 약점 드러내기, 편견과 차별 대환영, 안심하고 절망할 수 있는 인생 등등. 한 마디로 우리의 통념과 반대다. 작업장에서는 <약점을 유대 기반으로 서로 도우며 안심하고 농땡이 칠 수 있는 직장 만들기>를 추구한 결과 몇 가지 히트상품을 가진 슬로비즈니스를 낳았다. 이들은 너무 즐겁게 일하며 대화에 참여한다. 아무리 보아도 장애를 가진 불행한 사람 모습은 아니다. 이곳의 창시자 무카이야치 이쿠요시의 말이다. “예전에는 부유한 사람들은 행복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의 병은 주로 가난과 힘듬 속에서 나타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상식은 무너지고 있다. 오히려 부유한 사람들이 더 큰 고통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부자,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풍요를 목표로 경쟁하면서 끝을 알 수 없는 계단을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베델의 집 사람들은 자신의 병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 병 덕분에 상승지향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희들은 하강지향의 프로들입니다.” 상승하는 인생에서 하강하는 인생으로라는 말은 베델의 집의 이념이다.


우리는 많이 소비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미국식 문화에 익숙해왔다.
그래서 많이 소비하는 사람이 적게 소비하는 사람보다 풍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불교경제학을 추구하는 슈마허는 “경제학이란 보다 적은 소비로 보다 큰 행복을 추구하는 것” 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버마에서의 경험으로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말이다. “2-3주가 흐르고, 몇 군데 지역을 방문한 뒤 버마인들이 나 같은 구미 경제학자에게 조언 받을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은 우리들이 그들로부터 배워야 했다. 버마인들은 고도로 발달한 종교와 문화를 지탱할 수 있는 완벽한 경제제도를 갖고 있었다.” 경제학과 불교가 무슨 관계냐는 말에 그는 “불교 없는 경제학은 사랑 없는 섹스와 같은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의 말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자연계의 모든 것에는 그 크기와 속도, 힘에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인간을 포함한 자연계에는 균형, 조정, 정화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 그에 비해 기술은 스스로 제어하는 원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거기에는 균형, 조정, 정화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 경제는 수요창출에서 시작된다. 그 동안 불필요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또 수요는 광고나 매스컴에 의해 없어도 되는 것을 억지로 만들었다. 그 결과 욕망의 노예가 되었다. 별로 행복하지도 않다.


네트워킹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이 모임 저 모임 모임이라는 모임은 다 쫓아다닌다. 점심은 두 탕, 저녁은 세 탕을 겹치기로 출연하기도 한다. 주말에는 결혼식이다 뭐다 해서 정신 없이 다닌다. 그런 사람을 볼 때마다 의구심이 생긴다. 정치를 하려는 것도 아닌데 뭐 저렇게까지 분주하게 살까? 저래서 얻어지는 게 뭘까? 과연 행복할까? 그 사람이 주도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삶에 끌려 다닌다는 생각마저 든다. 돈과 시간의 문제도 그런 것 같다. 풍요와 행복의 상관관계도 그렇다. 나는 행복이 다른 것보다 우선순위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풍요도 행복관 관계가 높을 때 의미가 있다. 다음 사례가 그 얘길 해 준다. 노인과 청년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노인이 얘기한다. “힘도 좋은 청년이 일은 하지 않고 왜 그리 빈둥대고만 있나!” 청년이 답한다. “일을 하면 뭐가 좋습니까?” 노인이 말한다. “일을 하면 돈을 받지 않는가!” 청년이 대답한다. “돈을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노인의 말이다. “부자가 되지” 청년이 말한다. “부자가 되면 뭐가 좋은데요?” 노인의 말이다. “부자가 되면 유유자적하며 살 수 있지” 마지막으로 청년이 말한다. “저는 이미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는데요
강한 현장이 강한 기업을 만든다
저 자 허남석, 포스코 사람들
발행일 2009
형태사항 Paperback, 259P
ISBN
가 격 ₩ 12,000
주문 / 조회 5,063
 
강민형 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 포스코의 성공신화에 대한 생생한 보고서

"혁신"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은 어디일까? 구글? 애플? 닌텐도? 혁신의 대표적인 기업을 떠올릴 때 굴뚝산업의 상징인 제철산업에서 한 우물을 파온 포스코를 떠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포스코가 지난 42년간 줄곧 흑자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끊임없는 혁신의 추구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작가가 아닌 실무진들이 기록한 내용이기 때문에 도입부의 과장된 표현들이 약간 거슬리는 것은 사실이나, 뒤로 갈수록 그 안에 녹아 있는 생생한 현장의 열정이 느껴져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포스코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혁신이란 실리콘밸리의 벤쳐기업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굴뚝산업에 속한 기업에도 충분히 가능한 도전인 것이다.


■ Top-Down방식의 혁신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포스코 혁신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Top-Down"방식이라는 점이다. 즉, 혁신의 모든 시발점은 허남석 소장이며, 소장의 혁신 의지는 리더들로 전파되고, 최종적으로 현장 직원들의 호응 및 참여로 이어진다. 광양제철소에 새로 부임한 허남석 소장은 2005년 설립이래 최대 실적으로 들떠 있던 직원들에게 "최고 품질의 강판을 생산해 도요타자동차에 납품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다. 포스코는 1990년대 이후로 물량위주의 생산방식을 고품질 위주로 전환해 왔지만 여전히 기술력은 일본 기업에 밀리고 있었으며, 원가경쟁력에 있어서는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기업들에 쫒기는 상황이었다.

소장 본인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현장을 돌며 변화의 의지를 전파했으며, 리더들도 함께 새로운 비전의 전파를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이들이 현장을 방문해서 사원들을 칭찬하며 선물한 것은 도서상품권. 도서상품권 한 장의 금전적 가치는 그리 크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 인력들에게는 도서상품권이 경영진의 현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지며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끈끈함'이 강조되는 생산현장의 분위기 속에서 금전적인 보상 자체보다는 '경영진의 관심' 및 '격의없는 의사소통'이 더 큰 동기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허남석소장의 혁신의지는 현장방문 이외에도 공장장, 부장들과의 아침모임, 개선리더들과의 점심모임, 직원 워크샾, 비전선포식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파되었다. 특히 비전선포식에서 "자동차 강판 제조 기술이 세계 5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제조기술은 아직 품질 편차가 크고 결함이 반복되는 등 낮은 수준의 강종을 만드는 초보 단계(일본 고객사의 평가)"라는 충격적인 내용 들을 공유하여 직원들의 위기의식 및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며 현장의 변화를 일궈냈다.


■ 거침없는 실행력

하지만 모든 혁신과정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혁신에 따르는 변화를 손해로 받아들이는 측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현장을 24시간 관리하기 위한 4명의 교대주임을 1명의 상주주임으로 전환한 것이다. 포스코는 현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8시간 근무하는 4개조가 번갈아 운영되고 있었으며, 각 조마다 교대주임이라 불리는 책임자가 있었다. 24시간 중에 8시간씩만을 책임지는 교대주임 4명보다는 작업 전체를 책임지는 1명의 상주주임이 품질관리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판단되었으나, 현장에서 가장 높은 자리로 인식되는 주임의 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도 거셌다.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승진의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교대주임이었다가 상주주임이 되지 못한 사람들은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교대주임제도는 없어지고 교대주임이었던 사람들에게는 다른 방식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었다고 한다. 교대주임의 지위를 뺏긴 직원들에 대해 어떠한 구체적인 보상을 통해 변화에 동참하게 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은 점은 아쉽다. 실제 기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성공한 결과보다는 저항을 극복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쉽게 추진하기 어려운 변화를 가능하게 한데는 포스코 경영진의 거침없는 실행력 (나쁘게 말하면 밀어붙이기)가 작용한 것이라 생각된다. 옳다고 믿는 문제에서는 물러서지 않고 변화를 추진하는 능력도 혁신의 성공에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이와 같은 추진력은 석회소성 공정의 직원들을 자회사로 분사해 전문화함으로써 품질을 개선한 사례에서도 나타난다. 석회소성 공정은 제선, 제강 등 제철과정의 주공정에 생석회를 공급하는 보조공정의 하나로, 규모도 큰 편이다. 하지만 포스코에서는 보조공정이라는 이유로 설비나 인력 투자를 최소화 해 운영하고 있어 주공정에서 가능했던 생산성 혁신이 어려웠다. 허남석 소장은 석회소성 공정을 자회사로 이전하여 자회사의 핵심공정으로 만들면 생산성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석회소성 공정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문제였다. 하루아침에 국민기업 포스코에서 외주 자회사의 직원으로 전직을 해야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들을 무마하기 위해 희망퇴직금, 전환금 등의 금전적 보상 뿐 아니라 기존 사원들과 차별을 없애는 노력을 계속해 애초에 목표했던 품질 및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

여성인력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최초의 여성공장장을 임명하는 과정에서는 좀더 부드러운 변화방식을 택한다. 내부검토 결과 적합하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직원을 곧바로 공장장으로 임명하지 않고 관련 정보를 사내에 흘려, 직원들간 자발적인 토론이 먼저 벌어지도록 유도했다. 그 사이 직원들의 여론은 여성공장장에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 3개월 뒤 여성공장장이 정식으로 임명되었을 때는 직원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을 수 있었다. 결국 허남석 소장은 강한 드라이브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직원들의 자발적인 변화가 가능한 상황에서는 한발 물러서서 변화의 움직임이 스스로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 포스코의 혁신기법

본 서에서는 포스코의 독특한 혁신기법들에 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중 마이머신 활동은 품질관리 활동의 일환으로 모든 설비에 담당자의 이름을 붙여 애착심을 갖고 청결을 관리하도록 한 것이다. 간단한 내용이지만 20년 이상 묵은 기름때가 엉겨 붙은 설비를 닦고 조이는 일을 전 사원에게 전파하는 과정은 어려웠다. 사원들의 호응을 위해 본사에서 온 임원들이나 고참 간부들이 현장에서 땀 흘리며 설비에 붙은 녹과 먼지를 제거하고, 함께 공장 바닥에 앉아 도시락을 나눠먹는 솔선수범을 보였다. 이를 통해 현장 사원들의 동의를 얻고 제철소 전체에 마이머신 활동이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생산현장의 변화를 이끄는 방법으로 금전적인 보상처럼 계산적인 방식보다는 경영진의 솔선수범과 같은 끈끈한 생산현장의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데, 전통적인 산업의 생산현장에서는 특히 효과적인 방법으로 생각된다.

비주얼 플래닝(Visual Planning)은 포스코의 독특한 작업방식으로 농심, 웅진 등 다른 한국기업에게도 이미 전파되었다. 각자 자신이 맡은 업무를 월, 주, 일단위로 상세하게 계획을 세워 보드에 적어놓고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업무 뿐 아니라 동료들의 업무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업무분담의 효율성도 높이는 방법이다. 이것은 프로젝트 관리기법을 생산현장에 적용한 것이다. 철저한 계획없이 그날그날 떨어지는 급한 일 위주로 일을 처리하게 되면 막상 더 중요한 일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비주얼 플래닝은 계획적으로 일을 처리하게 도와주어 업무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일을 중요도에 따라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비주얼 플래닝을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 사원이 자신의 업무를 사전에 꼼꼼히 계획하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모두들 어려워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팀리더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변화관리를 통해 직원들에게 정착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학습동아리는 지식경영의 실행공동체(Communities of Practice) 개념을 포스코에 특화시켜 적용한 것이다. 제철소는 24시간 가동을 위해 교대근무가 원칙이고, 최신 설비가 갖춰진 제철소는 운전실에서 소수의 인력이 원격 조종하는 형태로 근무를 하기 때문에 같은 부서라 해도 부서원 전체가 한자리에 모이기가 매우 어렵다. 이렇게 자주 모이지 못하는 사원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학습동아리를 활용했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사원들간에 친목도모를 위한 의사소통이 우선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따뜻한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이후에는 문제해결을 위한 용도로도 활용되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게 되었다. 현재는 내부 직원들 뿐 아니라 외주 파트너사의 직원들도 참여시켜 '조직간' 학습동아리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

포스코의 독특한 점의 하나는 포항과 광양의 두 곳에서 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제철소는 창립시기나 지역만 다른 것이 아니라 일을 진행하는 방식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포항제철소는 포스코의 뿌리답게 진지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반면, 광양제철소는 도전정신과 속도를 앞세운 혁신활동에 적극적이다. 이 두 제철소는 서로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혁신을 가속화할 뿐 아니라, 서로의 성공적 혁신사례를 벤치마킹해 왔다. 포항은 광양의 비주얼 플래닝이나 학습동아리 활동을 벤치마킹해 업무방식을 개선했으며, 광양은 포항의 마이머신 성공사례를 동일 영역에 도입했다. 이렇게 서로의 장점을 배워 나가던 포항과 광양제철소는 2002년부터는 아예 메가-와이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포항과 광양의 직원들이 함께 모여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전사차원의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한편 제철소내 부서간에도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했는데 바로 설비 운전부서와 정비부서간의 대립이 대표적이다. 설비의 운전부서는 지연없이 24시간 설비를 가동하고 싶기 때문에 정비부서에 독촉을 하는 경우가 많고, 정비부서는 운전부주의로 인한 고장에 운전부서를 탓하는 경우가 많다. 두 부서간에 서로의 입장차이로 인해 잦은 시비가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두 부서가 기능을 더 잘 수행하기 위해서 운전부서는 정비과정에 대한 이해를 통해 안전운전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정비부서는 운전과정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설비의 취약점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허남석 소장은 두 부서의 통합을 결정했다. 부서간의 이해충돌이 심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사무실 배치나 평가제도 등을 변경해 실질적으로 운전과 정비부서가 서로의 업적과 성과를 공유하게 되면서 실질적인 통합이 가능했다.


■ 2020년의 포스코는?

이 책을 통해 살펴본 포스코의 혁신일지는 한국제철산업의 미래가 밝다는 믿음을 가지게 해준다. 과연 10년 뒤 포스코의 모습은 어떨까? 중국 등 신흥국의 제철업체들을 따돌리고, 일본의 기술력까지 따라잡고 나면 포스코의 새로운 비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10년 뒤의 포스코에도 현재와 같은 혁신의 리더십이 유효한 것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이 1위가 되어 따라잡을 목표가 없어지고 스스로 혁신을 추구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역시 비전을 가진 리더에 의해 주도되는 혁신모델이 유효한 것일까? 아니면 직원들이 스스로 기회를 발굴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하는 것일까? 현재까지 포스코의 혁신사례는 전자의 경우라고 볼 수 있지만, 계속되는 혁신의 마인드가 직원들 하나하나에 이식된다면 미래 포스코의 혁신은 후자의 경우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사에 적합한 혁신 모델, 특히 제조중심, 현장중심의 조직에서 가능한 혁신모델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제시된 포스코 방식(POSCO Way) 혁신이 생생한 교훈으로 다가올 것이다.

딜리버링 해피니스
저 자 토니 셰이
발행일 2010
형태사항 Paperback, 351P
ISBN
가 격 ₩ 14,000
주문 / 조회 1,328
 
김 진혁 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행복을 팝니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하고 또 그 성공을 지속할 수 있다는 사실은 경영의 오래된 상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고객만족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고객의 마음은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뜨겁게 불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와 같아서 가격, 서비스 심지어 아주 사소한 것에도 쉽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갖 난관을 이겨내고 기어코 고객의 사랑을 얻어낸 기업이야말로 세계 모든 경영자들이 본받고 싶어 하고 배우고자 하는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다. 캐터필러(Caterpillar), 할리 데이비슨(Harley Davison) 등이 이처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기업이야말로 고객만족 부문에서 세계 최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재포스(Zappos) 라는 기업이다. 미국 기업이고, 온라인으로 신발을 판매한다. 1999년 창업했고, 창업 10년 만에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알짜기업이 되었다. 초 스피드 성장을 한 셈이다. 또 재포스는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2011년에 서른 일곱 살이 된 청년 CEO 토니 셰이가 직접 쓴 이 책은 한마디로 재포스의 고객만족경영의 면면을 담고 있다. 토니 셰이가 주장하는 재포스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우리는 고객에게 행복을 배달합니다.” 고객을 감동시키자 라고 외치는 기업은 수많이 많다. 그러나 재포스의 행복경영에는 남다른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컨택센터의 비밀
행복을 배달하는 회사라고 하니 고객센터를 한번 살펴보자. 대부분의 기업에서 흔히 고객센터를 콜센터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요즘은 이 콜센터를 아웃소싱하는 기업도 많다. 고객으로부터 불만사항을 청취하고 정해진 매뉴얼대로 응대하는 것이 업무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매뉴얼화되어 있는 업무이고 상담원의 재량이 발휘될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용절감 차원에서 외부 전문기관에 대행을 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재포스에서는 콜센터가 절대로 아웃소싱해서는 안 되는, 즉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서이다. 재포스에서는 콜센터를 컨택센터(contact center) 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그리고 재포스의 컨택센터에는 정해진 매뉴얼이 없다. 정해진 절차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해도 좋다는 것이 재포스 컨탠센터의 원칙이다. 그렇다보니 재포스 컨택센터의 상담원들은 고객이 만족한 답을 얻을 때까지 몇 시간이고 통화를 하며 답을 찾아주는 것이 핵심엄부이고 미션이다.

■재포스에서는 고객감동이 일상다반사
다음은 재포스 컨택센터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어느 고객이 몸이 아픈 어머니를 위해 재포스에서 신발을 샀다. 그런데 슬프게도 그 어머니는 신발이 채 도착하기도 전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얼마 후 그 고객은 재포스로부터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 신발을 잘 받았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보는, 일상적인 고객만족도 조사를 위한 내용이었다. 그 고객은 슬픔을 추슬러 가며 답장을 보냈다. “어머니께 드리려고 구입한 신발이었는데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구두를 불 때마다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아파서 늦었지만 반품하고 싶은데요. 가능할까요?” 곧바로 재포스에서 답장이 날아들었다. “걱정마십시오. 고객님. 저희가 택배직원을 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재포스의 업무규정에 따르면 반품은 무료이지만, 이 경우에도 택배직원을 부르는 것은 고객이 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이같은 응답은 엄밀히 따지면 업무규정에 어긋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고객만족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대원칙 하에서 컨택센터 상담원이 업무규정보다 고객의 특수한 상황을 우선 배려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여기서 끝난게 아니었다. 다음날, 그 고객에게 한 다발의 꽃이 배달되었다. 그리고 그 꽃다발에는 어머니를 잃은 고객의 슬픔을 위로하는 정성어린 카드가 꽂혀 있었다. 바로 재포스의 상담직원이 보낸 것이었다. “감동 때문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금껏 받아본 친절 중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혹시 인터넷에서 신발을 사려고 한다면 재포스를 적극 추천합니다.” 그 고객이 인터넷에 올린 후기이다.

■고객을 위해 끝까지 간 회사
이런 일화가 한두개가 아니다. 인터넷에는 재포스의 이런 전설과도 같은 감동서비스 스토리가 넘쳐난다. 신발을 주문했는데 마침 재고가 없길래 구입을 미루겠다고 했더니 상담직원이 재고를 갖고 있는 경쟁업체의 연락처까지 찾아서 친절하게 안내해 주더라는 이야기, 심지어 늦은 밤 피자를 먹고 싶었는데 연락처가 없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포스에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했더니 상담원이 근처에 문을 연 피자 가게 다섯 곳의 전화번호를 조사해서 알려주더라는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재포스에 열광하는 이유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재포스를 ‘고객을 위해 끝까지 간(going extremes for customers) 회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온라인 기업 아마존(Amazon)은 2009년에 12억 달러 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재포스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이 과다하다는 세간의 의견에 대해서 세계적인 경영학자 세스 고딘이 이런 말을 했다. “아마존이 인수한 것은 신발판매회사가 아니다. 세계 유일의 기업문화, 고객과의 끈끈한 유대관계, 전설적인 서비스, 바로 이런 것들이다.” 비단 세스 고딘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기업에서 고객만족을 달성하는 최전방에 직원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그 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콜센터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봄직 하다. 재포스처럼 고객과의 대화 능력이 탁월한 직원을 수백 명 키워낼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강력한 고객만족경영 시스템인 것이다.

반면 재포스는 이처럼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에는 사력을 다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직원을 교육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지만, 일방적이고 간접적인 소통에 대해서는 투자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즉 대중매체 광고는 경쟁사 대비 적고, 이벤트성 행사나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없는 편이다.

■고객만족은 직원만족에서부터
한편, 행복을 배달하는 회사답게 재포스의 기업문화도 자유분방, 스마일 그리고 가족적인 분위기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조직에 대해 헌신하는 것이다. 즉 직원의 헌신을 얻으려면 기업도 그만큼 직원에게 헌신해야 한다. 재포스는 2010년 포춘지에 일하기 좋은 직장 15위에 올랐다. 앞서 소개한 컨택센터의 직원은 파트타이머가 아니라 모두 정규직원이다. 고객과의 대화와 공감으로 잘 알려진 기업인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도 다른 항공사가 모두 감원을 하는 불황의 와중에도 감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도 더 큰 수익을 창출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직원의 고용안정을 꾀하면서 고객과의 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은 대체적으로 검소하다. 꼭 필요하지 않은 데는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다. 열린 기업문화를 추구한다.

이 책에서 토니 셰이 사장은 재포스만의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재포스에서는 회사 인트라넷에 접속할 때마다 초기화면에 무작위로 선택된 동료직원 사진이 뜬다고 한다. 그리고 이 동료가 누군지 이름을 맞춰야 로그인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신입사원을 뽑는 채용면접에서 셔틀버스 운전사가 입사지원자를 인터뷰하는 일도 있다.

■재포스 컬처북에 담긴 기업문화
또 재포스에서는 매년 직원들의 불평불만까지 가감 없이 엮어서 책을 펴낸다. 이 책이 바로 ‘재포스 컬처북’ 이다. 토니 셰이 사장은 재포스 컬처북이야말로 회사로 하여금 핵심가치에 초점을 맞추게 한 가장 강력한 도구였다고 밝히고 있다. 최초 발상은 간단했다. 직원들에게 다음의 질문에 한두 문단으로 답하게 하는 것이었다. “재포스 문화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리고 과감하게도 오타의 수정 외에는 조금의 편집도 없이 통째로 책에 포함시켰다. 재포스를 진실로 문화와 핵심가치에 충실하게 운영하고자 하는 발상의 결과가 바로 컬처북인 셈이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매개체, 그리고 회사의 핵심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모든 직원이 맥을 짚기 위해 시작된 컬처북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재포스는 공급업체와 파트너들 그리고 고객들에게까지 의견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오늘날 컬처북은 재포스에 지원하려는 사람들, 소규모 자영업자, 또는 미래의 사업가 등 재포스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참고서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도 기업문화가 사업의 핵심요소라는 재포스의 믿음 때문에 컬처북은 다름아니라 재포스의 브랜드북이 되었다.

컬처북처럼 재포스의 직원만족 정책은 사내한에 그치지 않는다. 거래업체 역시 고객에게 행복을 배달하는 파트너이기 때문에, 재포스는 언제든지 이들이 매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거래업체들에게도 전산망을 개방하고 있다.

기업문화에 대한 토니 셰이 사장의 생각은 명확하다. 직원과 거래업체가 행복해야 고객 서비스도 자연히 최고가 된다는 것이다. “가족적인 기업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회사 밖에서도 함께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옳았습니다. 회의실에 둘러 앉아 이야기할 때보다 오히려 동네 술집에서 같이 술을 마실 때 좋은 아이디어가 훨씬 많이 나오니까요.”

■추천의 변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돈’이라는 제목의 1부는 토니 셰이의 성장기와 재포스에 합류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업가로서의 초기 모험담들과 어른들이 기대했던 모범생이 되기를 거부하는 이야기도 있다. ‘돈, 열정’ 이라는 제목의 2부는 좀더 비즈니스적인 내용으로, 재포스가 믿고 지키는 여러 중요한 철학들을 논하고 있다. 회사의 이메일과 내부문서도 포함되어 있어서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3부는 ‘돈, 열정, 사명’이다. 평범함에 머무르지 않고 더 높이, 더 멀리 전진하자는 재포스의 비전을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서문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재포스의 역사나 토니 셰이 사장 개인이 관여했던 사업들을 포괄적으로 서술하는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물론 토니 셰이 사장의 자서전은 더욱 아니다. 이 책의 목적은 일과 인생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발견해가는 여정에서 토니 셰이 사장이 선택한 길에 대한 내용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그 속에서 고객만족경영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이 책 ‘딜리버링 해피니스’ 외에도 재포스의 특별한 행복경영을 다룬 책이 꽤 있다. ‘아마존은 왜 재포스를 최고가에 인수했나’ 같은 책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딜리버링 해피니스’의 가치는 CEO가 직접 창업 당시부터 겪었던 에피소드를 세세하게 기록했고, 의사결정권자의 시각에서의 판단기준과 경영철학을 기업에 뿌리내리는 과정 등이 생생하게 기술되어 있다는 점이다. 행복경영, 고객만족 경영의 ABC를 생생한 사례를 읽다보면, “아~ 나도 재포스 같은 회사를 차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즉 재포스에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를 공감시키는 기업이 결국에는 성공한다. 공감의 달인 기업이 과연 어떻게 하는지, 고객감동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재포스를 벤치마킹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가장 빠른 방법으로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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